마약류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사망하게 한 후 시신을 해상에 버린 거제시 모 병원장이 검거 됐다.

통영해양경찰서(서장 박상춘)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 B(41.여)씨에게 마약류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한 후 시신을 해상에 유기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거제시 모 의원 병원장 A씨(57)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피해자 B씨는 지난 7월 5일 오후 1시께 통영시 용남면 ○○리 선착장 앞 해상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었다.

B씨의 행적을 수사하던 통영해경은 사건현장 주변 CCTV 영상에서 비가 많이 내린 새벽 시간대에 현장에서 약 32분간 머물다 떠난 차량을 확인했다. 해경은  의문의 차량 운전자를 추적한 결과 평소 B씨가 자주 찾던 병원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통영해경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께 병원을 찾은 B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었지만 이날에는 의사가 직접 투여했다. 의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3명이 사건 발생 하루 전부터 원장인 A 씨와 갈등을 빚어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그러나 B 씨는 약을 투여한지 수 십 분이 지났을 무렵 심정지로 사망했다.

A 씨는 시신을 유기할 마음을 먹고 주사실에 숨진 환자를 계속 눕혀 놓고 있다가 의원 접수실 직원이 퇴근한 뒤 인근 렌트카 업체에서 차량 1대를 빌렸다.

이후 사체를 렌트카에 옮겨 싣고 장소를 물색하다  다음날인 5일 오전 4시께 통영시 용남면 ○○리 선착장 앞 해상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통영해경은 당일 오후 1시께 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시신 발견과 함께 수사에 착수 했었다.

A 씨는 당시 선착장에  평소 환자(B 씨)가 복용하던 우울증 약과 손목시계 등을 올려 놓고 자살한 것으로 교묘히 위장까지 해 놓았다.

단순 자살 사건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피해자가 통영에 연고가 없는데다 주점에 근무하는 점 등에 미뤄 상당한 의문점이 있다고 판단한 해경은 우선 주변 CCTV 확보에 나섰다.

CCTV 1대에는 시신 발견 장소인 근처 선착장에서 비가 심하게 내리는 상황인데도 차량 한 대가 30여분간 머물다 떠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해경은 CCTV에 찍힌 차량번호를 조회한 결과 이 차량이 A 씨가 렌트한 차량임을 최종 확인했다.

해경은 또, 피해자 주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A 씨가 원장으로 있는 의원을 지난 5월부터 꾸준히 다닌데다, 지난달 말 부터는 거의 매일 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A 씨는 증거인멸을 위해 피해자의 자살 위장에 이어 병원내 CCTV 영상 까지도 모두 삭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시신을 옮기는 장면이 찍힌 병원 건물의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 병원 내 CCTV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또,  피해자 진료기록부 까지 조작해 완벽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현재 A 씨는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자 사망 당일 프로포폴이 아닌 영양제를 투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A 씨가 평소 피해자 요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여해 온 것으로 보고있다"며 "A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