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케이블카' 이은 '루지' 사업 성공이어 욕지도 모노레일 사업 추진
거제시, 해금강 집단시설지구 14년째 표류...학동케일블카도 난항

▲ 문경춘 편집국장

실제 통영을 방문해 보면 이같은 얘기가 실감난다. 재래시장이 있는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북신시장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그야말로 찾아드는 관광객들로 발디딜틈 조차 없다.

최근 중앙시장을 찾았던 필자는 도로에 빼곡한 관광버스와 시장을 온통 점령한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통영의 저력을 보았다. 도로가는 물론이고 유료주차장도 통영을 찾아온 손님들의 차량으로 꽉 차 있다. 다음번 순서를 기다리는 승용차들의 줄을 이은 모습을 보고도 시민들은 짜증 이전에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음이 이상할 정도였다.

40도 가까운 폭염이 온 거리를 삼킬 듯한 대낮에도 통영의 재래시장 거리와 관광지에는 관광객들의 웃음소리와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에서 살아 있음이 느껴졌다.

이에 반해 거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었을까...?

최근 주말에 통영을 벗어나 고현에서 손님을 만나기 위해 재래시장을 찾았지만 통영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휴가철이라 약간 썰렁한 맛도 있었겠지만 그 차원은 분명 달라 보였다.

휴가철을 맞은 거제의 도로는 북적 됐지만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상인들은 울상이다. 도로만 내 주고 얻은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불만인 듯 싶었다.

지척의 이웃 도시 통영과 왜 이같은 비유를 할 수 밖에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통영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민선 초기인 지난 2004년 통영의 영산을 떠나 한려수도 최고 명산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던 미륵산(해발 461m)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한 사실이 있다. 뒤에 이 케이블카는 이름도 아름답게 '한려해수도 조망 케이블카'라고 명명했다. 주민투표 까지 거치면서 2008년 4월 18일 준공식과 함께 개통했다.

이 시설물 책임을 맡고 있는 통영관광개발공사가 2008년 케이블카 사업만으로 벌어들인 매출액은 무려 90억원. 이 가운데 25억원이 당기순이익 이었다.

통영케이블카는 개통 2년 만인 2010년 200만 명의 이용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1년 6월 9일에는 하루 입장객 수 10,209명을 최초로 돌파했다. 이같은 영향에 힘입어 2011년 8월 20일 3년 4개월 만에 탑승객 400만 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통영케이블카 사업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거제시가 배울점이 많기 때문이다.

당초 이 사업은 수익성 저조와 환경파괴 지적으로 환경단체와 종교계의 큰 반발이 있었다.그러나 한 때 수산전진기지로 전국에 유명세를 날렸던 통영이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덩달아 도시도 인근 거제시와 달리 급속도록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에 시장을 비롯한 뜻 있는 시민들이 환경단체와 종교계를 직접 방문하는 등 끈질긴 설득으로 결국 케이블카 사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통영은 당시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 등 주변 상황 변화를 정확히 간파하고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예상과 같이 적중한 것이다.

통영시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부터는 뉴질랜드(2곳), 캐나다(2곳), 싱가포를(1곳) 등 전 세계 5곳에 밖 설치 돼 있지 않은 인공썰매 '루지(Luge)'를 개장해 대박을 예감하고 있다.

케이블카만 해도 지난 2010년 기준으로 1천2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인구 13만 여명의 통영시민들로부터 1년간 거둬들인 세수 1천1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런데 '루지' 개장 후 더 많은 관강객들이 붐비고 있으니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음이 있어 보인다

이같은 통영시의 관광시책에 비해 거제시는 많이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관광사업이란 당장 비교하기 어려운 것 만은 사실이다. 거제의 경우 콘도나 자연경관을 위주로한 관광시책을 펴고 있어 지금 당장 그 효과를 비교한다는 것은 이른감이 없지 않다.

그 이유로 지심도와 내도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간직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관광지로 내세우지 않은 부분이 있으며, 한화콘도 등 국내 최 정상급 관광시설물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때 통영에 비해 뭔가 뒤떨어지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거제시의 경우 통영시에 비해 훨씬 앞서 최고 관광단지로 개발을 서둘렀던 해금강 집단시설지구가 첫 삽도 못 뜬채 14년째 표류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시가 2004년 해금강 집단시설지구를 조성, 분양을 시도했으나 건축물 고도제한 등의 이유로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아 방치 돼 온 것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변해 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상업시설과 관광숙박시설을 건립하려 했던 시의 계획이 끝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거제관광의 현주소를 잘 대변해 주고 있음이다.

여기에다 거창하게 시작했던 학동케이블카 사업 마저 무산 위기에 봉착하면서 거제 관광개발은 뭔가 시원찮게 진행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거제는 이러한데 통영은 내년부터 욕지도에 또 멋진 관광 모노레일 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벌써부터 차고 넘칠 관광객들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 확충 등 외지 손님 맞이 준비에 눈코 뜰새가 없다고 한다.

거제시민들은 통영에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알 수 있듯이 우리도 알맹이 있는 관광개발을 서들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얘기속에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최근 계룡산에 모노레일을 설치해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오랜만에 외지 관광객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환경훼손을 최소화 하는 개발로 모처럼 거제에 인기 있는 관광시설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