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착수도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거제 장평 5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싸고 고소장이 접수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특정 지주 부지에 영문도 모르는 '어린이 공원구역'이 지정 돼 있어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문제의 부지는 환지개발 방식으로 진행 될 예정이던 장평5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다. 이곳은 거제시 장평동 산 70번지 일원 94,843㎡의 부지에 공동주택 1,192세대를 건립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주와 시행사, 지역주택조합과 도시개발사업조합 간에 부지 매입과 조합비 유용 여부 등을 놓고 상호 진실공방과 함께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던 끝에 사업추진이 중단된 상태로 3년째 표류 중이다.

이 사업과 관련, 조합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7일 지역주택조합장 A(47)씨 등 조합관계자 18명에 대해 "조합비 편취 및 착복혐의(사기 및 횡령)가 있다"며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사건은 현재 거제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에 이첩 돼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이곳 사업 예정부지 내에 있는 S(여.58)씨 소유의 땅 가운데 무려 3,636㎡(1,100평)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린이 공원' 부지로 결정 나 있어 최근 시를 방문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주 S씨가 자신의 부지 내에 '어린이 공원'이 지정 됐다는 내용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며칠전 일이라고 한다. 이 곳 부지와 관련해 사업을 구상하던 S씨가 지역의 한 부동산 사무실과 의논 중에 있었는데 이 곳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려와 알게 됐다는 것이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거제시청을 찾은 S씨는 토지관련 서류를 발급 받아보았다. 확인 결과 부동산 사무실에서 알려준 내용대로 1,100평이나 되는 금싸라기 같은 자신의 땅이 이미 '어린이 공원' 예정지로 등재 돼 있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화가 난 신 씨는 시청 관련과를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내용을 열람하라며 시청정문 게시판에 14일 동안 게재 했으며, 일간신문 2곳에 이같은 내용을 실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주 신 씨는 "시청 게시판을 누가 일일이 와서 보고 가겠으며, 또 어느 신문에 게재 돼 있는지 누가 알겠느냐"며 "이같은 엉터리 행정이 어디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이는 관련법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상당부분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 두 평도 아닌 평당 수 백 만원에 거래되는 1,100평이나 되는 비싼 사유재산 부지를 지주에게 단 한마디 얘기도 없이 '어린이 공원' 부지로 묶은 것은 행정의 무책임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곳 부지는 지주 S씨가 특정 사업을 하기위해 몇 년전 평당 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돼 행정에 반발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하지만 S씨의 반발에도 '지정 해제' 등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게 더 큰 문제다. 지주 의지와 관계없이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나무 한 그루도 마음대로 심을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도 억울한데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해 놓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의 유일한 해결책은 아파트가 정상대로 건립되던지 인가가 취소 돼야 한다는 것이기에 뚜렷한 해법도 대책도 없다는 얘기다.

이에 S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아파트가 정상대로 건립 될 경우 환지로 돌려 받을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인가가 취소돼야 하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 때문이다.

현 상태로는 인가가 취소 되더라도 수 년을 기다려야 할 판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이럴 경우 지금의 S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지주는 자신의 사업도 할 수 없는데다 공부상 '어린이 공원'으로 등재 까지 돼 있어 재산권 침해로 인한 2중 고통과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억울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환지로 돌려 받을 경우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재산권 침해 등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어린이 공원구역 해제 등의 방법을 취 할 수 없다"며 "만약 인.허가가 취소 될 경우 '자연녹지'로 다시 환원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에 지주 S씨는 "거제시의 행정은 소중한 시민 재산을 게시판에 맡겨 놓을 정도로 신뢰할 수 없다"며 "환지인가계획이나 착공계가 언제 접수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주들이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어야만 하는지 시가 해명해야 할 것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