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침수지역 알고 있지만 대책은 하세월...물난리 때 마다 '교통 마비'
자연재해 앞서 난개발로 인한 인재(人災)론 여론 높아

▲ 문경춘 편집국장

물이 역류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 피해가 생겨나 어디를 먼저 복구해야 할지 마음만 바쁜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긴급 복구라도 해야 할 곳이 많지만 예산문제와 인력 투입 문제 등으로 인해 당장 복구가 어려워 방치 돼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도로 가운데 국도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지방도와 시도 곳곳은 요철처럼 패인 곳이 많아 차량운행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을 정도다. 산사태가 난 곳은 응급복구만 한 상태고,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를 막아선 경우는 당장 필요한 흙만 실어낸 상태다. 산자락과 맞붙어 있는 하천과 유수지에는 폭우로 흘러내린 돌덩이와 토사로 인해 전에 없던 작은 섬이 만들어지고, 온갖 돌덩이와 잡석들은 수로를 막고있다.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만약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이번과 같은 폭우가 쏟아진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거제지역에 내린 이번 폭우는 평균 강수량 308mm라는 기상 관측이래 9월 최고의 기록적 폭우로 등재 됐다. 하지만 피해 결과를 놓고 봤을때 자연재해로 인한 부분도 컸지만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부분도 많았던게 사실이다. 큰 재해가 발생할 때 마다 충분한 대비책 마련을 하지않아 늘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것이 지금 까지의 대한민국 재난대책의 현주소다. 여기에는 거제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내렸으니 산자락과 맞붙어 있는 도로와 지대 낮은 가옥의 경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천이 범람 할 정도로 큰 비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쏟아져 내렸으니 피해 정도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폭우에 쓸려 내려오는 토사와 돌덩이로 인한 교통마비는 물론, 갑자기 늘어난 빗물로 인해 가옥과 가게, 도로가 침수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과 같은 큰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종종 교통에 큰 지장을 초래 할 정도로 침수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언론보도와 시민들의 민원이 들끓었다. 약간의 비에도 상습 침수지역으로 변하는 곳과 물이 역류하는 곳으로 분류돼 있는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반드시, 그리고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문제점 지적은 이번 폭우 때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거제지역 대표적 교통 집결지인 고현동 중곡교차로와 상문동 문동IC 부분은 수 십mm 정도의 비만 와도 침수되기 일쑤여서 그 때마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시켰다. 이번에도 이곳에서는 어김없이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이 두 곳이 침수로 인해 막혀 버리면 거제지역 교통이 완전 마비될 정도로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고현~장승포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와 상문동~아주동을 잇는 터널이 엉망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근길 문제 발생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근무자들은 제 때 출근이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어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밖에 사등~장평간 구도와 장승포 두모로타리 인근 도로 역시 폭우때 마다 위험 지역으로 변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사태와 함께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인해 교통이 통제되고 차량들은 거북운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기 일쑤다.

그러나 행정당국의 대책마련은 하세월이며, 폭우때 마다 땜질식 처방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람쥐 채바퀴 돌 듯 하는 땜질식 대처는 더 큰 피해를 불러 올 수 밖에 없으며, 이로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시청 관련부서가 중심이 돼 각 면.동단위로 상습침수지역과 문제 있는 곳에 대한 철저하고도 정확한 전수 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 전수조사가 끝나면 위험지역에 대한 지도를 만들어 가장 시급한 곳 부터 행정력을 동원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예산이 동반되는 일이기에 의회 또한 행정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시민들로 부터 난개발로 인해 인재를 불러 왔다는 비판을 받기 이전에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민들이 하천 범람으로 인한 위험보다 침수로 인해 혼잡을 빚는 것에 더 많은 불안과 불만을 품고 있는 이유를 당국은 알아야 한다.

아울러 기록적 폭우가 내렸을 당시 시민들과 학생들이 갈팡질팡 하지 않도록 면.동 방송 등을 통한 행정 당국의 체계적이고도 질서를 잡아 줄 수 있는 대책마련도 중요해 보인다. 시민들이 안전을 위해 위험한 도로와 침수지역을 통하는 길목을 미연에 알리고 막아 진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시민들 또한 무조건 행정만 탓하지 말고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에 내린 폭우로 인해 속출한 피해가 인재로 불리지 않도록 거제시는 철저하고도 합당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행동에 옮기는 것 만이 향후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3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발생한 거제지역의 피해 사례에서 어떻게 해야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재산을 지킬수 있는지 똑똑히 보았기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