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사후 면세점'과 '미래거제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경심의 6천500만원 전액 삭감
市, "의회가 조선산업 대체 관광산업 육성 특위까지 구성해 놓고..." 불만 표출
조선산업 침체 대안으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한 거제시의회가 정작 관광활성화를 위해 투입할 예산을 전액 삭감해 그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다.

거제시의회는 최근 열린 제194회 임시회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거제시가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추진한다고 발표한 '사후 면세점' 관련 사업비 2천 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와함께 시 전략사업과에서 미래 관광 전략 구상을 위해 편성한 '미래거제 르네상스 프로젝트' 용역비 4천500만원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가 '사후 면세점' 지정 운영을 위해 요청한 2천 만원의 예산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외국인 근로자들의 지역내 소비 활성화를 위해 고현과 옥포동 지역 일대 상가 100여 곳을 면세 판매매장으로 활용하는데 필요한 사업비였다.

그런데 시의회는 "세수 급감에 따른 긴축예산을 편성하는 마당에 시급한 사항이 아니다"며 "사후 면세점 지정 예상 상가 100여 곳 중 65개 상가만 신청한 상태에 있는 등 집행부에서 아직 완벽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이유 등으로 예산 전액을 삭감해 버렸다.

또, 의회는 지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첫 단추이자 자투리 예산을 활용해 어렵게 마련한 '미래거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위한 용역비 4천500만원에 대해 시가 간곡히 승인을 요청했지만 역시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이로인해 애써 추진해 왔던 사업 자체가 결국 백지화 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시는 의회가 전액 예산 삭감한 이 두 사업을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조선산업 침체로 인한 대안 마련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경제활성화를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성공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예산 승인 권한을 쥔 의회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으로 인해 제 때 실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로인해 시는 물론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시민들은 의회를 향해 "앞 뒤가 맞지않는 행동이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조선업을 대체할 지역 핵심 산업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외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의회는 '관광산업 활성화 특별위원회' 까지 꾸린 사실도 있었다. 이후 지난 5월 제1차 추경에서 지역 축제인 송년불꽃 축제 예산 9천500만원을 불경기와 축제유치를 위한 지역간 경쟁 과열 등 부작용을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한 사실이 있다.

이와같이 관광특위 까지 구성해 놓고 1,2차 추경에서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고 있는 사실을 놓고 시의원 내부에서 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일고 있을 정도다.

모 시원은 "지금 거제가 처해 있는 상황을 뻔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서 왜 관련 상임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연히 시민들로부터 오해와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하소연 했다.

시민 김모(55.고현동)씨는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의회에서 내놓고 있는 얘기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얼마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정말 시의회는 모르고 있는지 답답하고 분노를 느낄 정도다"고 비난했다.

한편 시가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관광발전 관련 사업을 위한 사업비는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돼 예결위에서 재 심의됐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본회의장에서 다시 거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비난 강도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행부인 시 역시 의회로부터의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더 완벽한 준비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