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질타에 검.경 수사까지 받고 있는 수 차례 '갑질' 민원도 무시

▲ 문경춘 편집국장

한마디로 불공정거래행위를 감시 감독해 경제정의를 실천토록 하기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최전방 기관이 바로 공정위다. 대한민국의 시장경제가 재벌기업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내부거래행위와 갑질 등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많았던게 사실이다. 이같이 시장경제를 흐뜨리고 경제정의를 위반한 재벌기업이 가장 무서워 하는 곳이 곧 공정위다.

이런 이유로 자유경제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공정위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며, 준사법권 까지 부여해 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체 조사나 민원을 통해 접수된 '갑질'에 의한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중점 조사해 문제 적발시 응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로부터 이 엄청난 특권을 쥐고 있는 공정위가 결코 공정하지 않는 기관으로 낙인찍인지 오래다. 오히려 있는 자와 재벌의 눈치만 본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국민들이 왜 공정위를 향해 신뢰할 수 없는 기관이라 성토하고 있는지는 약자나 을의 입장에 처해 있었던 경험이 있거나, 처해있는 당사자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정위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며, 아직도 진행형이란 사실에 문제가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출발부터 달라 보였다. 믿을 만한 수장을 내세워 재벌개혁부터 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이다. 덩달아 '갑'의 위치에 있는 가진 자가 상대적 약자인 '을'을 더 이상 괴롭히고 피를 빨아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사라질 것으로 기대 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에서부터 사라져 가고 있다. 공정위는 약 1년 전에 벌어졌던 통영소재 모 해상관광공원을 둘러싼 갑질 문제에 대해 끝내 유야무야식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저 버릴수 없다. 을의 위치에 있던 피해자와 이같은 행위를 바로 잡기위해 문제부분을 끈질기게 보도한 언론사 관계자의 조사와 처벌 요청을 사실상 끝내 묵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정위는 공정위부산사무소에 민원을 다시 내려보내 이 문제와 관련된 조사를 의뢰했었다. 하지만 시간끌기로 일관하던 부산사무소의 답변은 '혐의없슴'이란 짤막한 한마디로 끝난 사실이 있다.

이같은 결정이 "너무나 억울하다"며 다시 한번 재조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에 보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공정위는 당초처럼 그대로 탄원서를 공정위부산사무소에 내려보냈던 것이다.

이 문제를 담당했던 공정위의 잘못된 결과에 대한 재조사와 감사를 요청한 탄원서(민원)였는데 어떻게 당시 문제 많은 결정을 내린 부산사무소로 다시 내려 보냈는지 알 수 없다. 물론 공정위 행정 절차가 그렇게 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뭔가 석연찮다.

잘못된 결정에 대한 재조사와 감사를 요청하는 피맺힌 국민들의 탄원을 당초 이해못 할  결정을 내렸던 그 곳에 다시 내려 보낸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이유는 이럴경우 결과는 누가봐도 뻔 할 것이란 것 쯤은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법 하기 때문이다.

뒤에 들은 애기지만 이 사건과 관련돼 경찰에서도 수 차례 공정위부산사무소 측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알려줬지만 아예 "자신들의 권한이니 간섭 말라"는 식으로 나왔다는 소문까지 나 있을 정도다. 정확히 확인된 사항은 아니지만 이런 소문이 나 돌고 있는 자체가 의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조사했는지 모르지만 당시 사건을 정리해 보면 공정위의 결정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이 공정위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불공정거래위원회로 낙인찍을 것이 분명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거래위를 이끌어 간다고 할 때 이제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의 갑질은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결과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신뢰할 수 없는 기관이었는데 수장만 바뀐다고 하루 아침에 바뀌겠느냐는 비아냥이 왜 나오는지  알 만 하다.

공정위가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아 왔던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공정위는 국민들 누구나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제에서 발생한 통영의 모 해상공원의 갑질횡포 의혹과 같은 부분에 대한 정확하고도 뚜렷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무리 큰 문제가 있는 부분을 들춰내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고발해도 공정위가 '무혐의' 등으로 결론 내리면 문제는 오히려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는 한마디로 문제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오히려 더 큰 악행을 저지르게 만드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면죄부는 문제가 있어도 문제가 없으니 같은 행위를 계속해도 된다고 눈감아 주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조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큰 지식이 없는 민원인들은 여러 곳을 찾아 다니며 며칠을 고생해 재조사와 함께 잘못된 부분에 대한 탄원서를 만들었다. 아울러 재조사 과정서 문제가 나 올 경우 그기에 따른 응당한 처벌을 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런 민원인들의 피맺힌 탄원을 부산사무소는 달랑 A4용지 한장에 가까운 종이에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원론적인 내용을 보내왔다.

"이미 처리한 사건과 동일한 위반 사실에 대한 신고가 있는 경우 재신고사건위원회에서 그 사건의 심사에 착수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며, 재신고 사건이 '공정위원회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 제45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사건심사 착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리고는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 제45조(재심사명령) ①②③④호에 관한 간략한 내용만 보내왔다. 억울하면 이 4가지 내용을 잘 공부해서 또다시 신고해 달라는 것이나 같아 보였다.

국민권익을 대표하는 기관 중 한 곳인 공정위의 답변이 이같이 무성의 하고 책임감이 결여돼 보이니 이 나라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아무리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어도  큰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지 모른다. 

공정위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 정작 억울한 탄원인들은 공정위부산사무소의 어이없고도 다람쥐 체바퀴 도는 듯한 이같은 답변을 듣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