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건축설계사 공인중개사 단체, 관광개발 사업자 등 반발...의장 방문
시의회 8일 간담회 열어 의견청취...개정 공감대 높아 파장 예상
거제시의회가 추진 중인 산지경사도 허가기준 강화와 관련된 조례 개정안을 놓고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자칫 하다가는 거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관광개발은 물론, 개인 재산권도 크게 침해 당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 외 대다수 의원들이 조례 개정안에 찬성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향후 큰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거제시의회 송미량의원(노동당.옥포 1.2동)은 최근 난개발 원인으로 현행 시 도시계획 조례 '개발행위 허가기준' 산지경사도를 지목하고 이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해 산건위를 통과한 상태다.

2007년 2월 21일 개정한 '개발행위 허가기준'에는 '평균 경사도 20도 이하인 토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개발대상 토지가 경사도가 심해도 전체 평균 경사도가 20도만 넘어서지 않으면 허가가 가능 했었다.

그러나 최근 송미량의원은 "개발행위 허가대상 토지의 평균 경사도가 20도 이하이고, 20도 이상인 면적이 전체 개발면적의 100분의 40 이하인 토지"로 강화하는 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는 개발행위 허가대상 토지의 전체 평균 경사도가 20도 이하일 경우라도 20도 이상의 경사도를 지닌 토지가 40%를 넘어설 경우 그 부분(40%) 만큼 사업면적이 줄어들게 됨을 의미한다.

▲ 자료사진으로 본 기사와는 무관함.

특히 대규모 종합관광개발을 추진 중이가나 계획 중에 있는 사업자의 경우 이같은 조례안이 개정돼 시행에 들어가면 큰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인지 이 조례 개정안은 산건위 논의 과정에서 다소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의원 전원일치로 원안 가결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정안은 의원 대다수가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달 중 정기회에서 원안 가결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 조례 개정안은 향후 거제시 장기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 한 후 결정해야 할 문제지만 의회는 시간상 문제 때문인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산건위를 통과한 이 조례 개정안에 대해 토목.건축설계사와 공인중개사협회, 건설업자, 관광개발업자 등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거제지역 토목설계사 대표 박 모(55)씨와 공인중개사협회 회장 손 모(55)씨의 경우 7일 오후 4시 단체를 대표해 시의회 반대식의장과 조호현 산건위원장을 방문, 조례 개정안에 대해 심사숙고 해 달라고 당부 하기도 했었다.

이들은 "70% 이상이 산지인 거제시의 특성상 현재 진행 중인 개정안 대로 조례가 정해지면 거제의 생명줄이나 같은 관광개발사업 등에 큰 제약이 뒤따르는 등 아무일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은 "개발행위 허가 기준을 강화 할 경우 야기되는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거제시의 장기적 발전 로드맵과 현재의 개발이익을 비교해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혜택이 되는 방향으로 허가기준을 변경해 줄 것으로 신중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함께 거제에서 관광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 계획에 있는 사업자들은 큰 충격에 빠져 투자계획을 접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경남도내 타 시.군(17개)의 경우 허가 관련 경사도 와도 비교해 볼 때 지역 여건과 맞지 않는다"며 "의회가 이 문제를 잘못 결정할 경우 엄청난 시민 반발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거제시의회 조호현 산건위원장은 "거제시의 경우 2017년도 허가 신청 90건 중 83건을 제외한 7건만 이번 조례 개정안과 관련 있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너무 높은 경사도나 문제 있는 곳의  허가를 방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또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 문제점과 보완점이 나올수도 있을 것이다"며 "만약 문제점이 나오면 그때가서 조례를 개정하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의회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이다. 이미 현 산지관련 조례를 근거로 거래를 성사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자칫 손배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태산이란 얘기다.

손진일(55) 거제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이미 평균 경사도가 20도 미만이면 허가가 가능 하다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산지를 중개한 사실도 많다"며 "만약 조례가 개정돼 시행되면 이미 산지를 매입해 간 지주들로 부터 반발에 부딪쳐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이에 조례안 개정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빠른 시일내에 서로 협의해 의회를 방문 할 계획과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성명서 등을 발표해  조례안 개정을 막을 것"이다고 발표 하는 등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의령, 창녕, 하동, 남해, 산청군, 밀양시(녹지지역외 전지역), 진주시(공공사업의 이주민주택지) 등에서는 25도 미만 까지로 산지 허가 관련 경사도가 규정 돼 있어 70% 이상이 산으로 구성 돼 있는 거제의 경우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8일 오후 2시 열린 의원 간담회 결과를 놓고 반대식 의장은 "의원 대부분이 조례안 개정에 찬성하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여서 별 문제가 없는 한 21일 있을 본회의 안건으로 다루게 될 경우 통과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