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풍 의원

전 의원이 취득한 박사학위(지도교수 최낙범) 논문은 경상남도 거제시를 중심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자치제도가 실제 주민의 삶에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다소 생소한 것이다.

전 의원이 받은 박사학위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이같은 내용으로 지금까지 박사학위를 받은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일정 지역의 주민들이 자치권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고, 스스로의 참여와 의사결정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주민들의 복리를 실현하고자 하는 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지방자치의 중요 요소들이 포함 돼 있다. 이 가운데 지방자치의 핵심 수단은 지방분권과 주민참여로 나눠진다. 이러한 지방분권과 주민참여를 통해 궁극적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지방자치다.

전 의원은 지방자치의 성과가 지역주민의 삶의 질 만족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검증하기 위해 2015년 5월부터 7월까지 거제시에 거주하는 공무원과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5점짜리 척도 평가법'을 도입했다.

조사 결과 거제지역 주민들은 지방분권이 매우 중요(4.07) 하다고 응답한 반면, 실행(2.98)은 그다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 했다. 주민참여 부분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4.03) 하다고 응답한 반면, 역시 실행(3.09)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거제지역 일반주민들의 경우 지방자치의 핵심인 지방분권과 주민참여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행도는 낮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실행도를 공무원과 일반주민 집단으로 구분해 비교 분석해 본 결과는 흥미롭다. 공무원이 생각하는 지방분권의 중요성(4.4)은 일반주민이 생각하는 중요성(3.79) 보다 더 높았다. 이 가운데 주민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 집단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방분권의 실행도에 대해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지만 주민참여의 실행도에 대해서는 일반주민(2.69)이 공무원(2.96) 보다 더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 이는 공무원들이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더 높게 생각하는 반면, 주민참여의 실행도에 대한 불만은 공무원에 비해 일반주민들이 훨씬 높은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과 일반주민이라는 두 집단 간 인식의 차이는 삶의 질에 끼친 영향에서도 잘 나타난다. 삶의 질 수준에 대해 공무원들은 평균 3.23으로 다소 높게 평가한 반면, 일반 주민들은 평균 3.03으로 낮게 평가 했다.

전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한 최낙범 지도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주민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정책들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이것이 지방자치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개선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 했다.

21일 박사학위 수여식을 마친 전기풍 의원은 "이번 박사 논문은 지방자치가 지방분권과 주민참여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제도적 성과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실증적으로 규명한 보기 드문 사례가 될 것이다"며 "향후 지방자치의 바람직한 운영 방향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지방자치가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운영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방자치 제도의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법과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지방자치 시행 26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냉정한 평가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