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때 침수피해를 본 임대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세워둔 차량의 보상을 놓고 입주민들과 건설업체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거제시 신현읍 양정리 덕산아파트 2천여 주민들은 지난 12일 밤 태풍
매미」가 강타해 차량 파손이 우려된다며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을 대피시키라는 경비실의 방송에 따라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지하로 이동시켰다.

이날 오후 9시께 만조된 바닷물이 아파트단지로 유입되면서 바다수면보다 낮은 지하주차장이 순식간에 침수되자 경비실에서 다시 차량을 밖으로 이동하라는 긴급한 방송을 했으나 이미 1천여대의 차량은 이동이 불가능했다.

입주민들은 『경비실에서 지하주차장의 차량이 바닷물에 침수된다는 방송을 할 때에는 강풍이 불어닥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으며, 일부 주민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으나 순식간에 바닷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차량 이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태였다』며 『잘못된 판단의 방송 때문에 침수피해를 입게 됐으니 관리를 맡은 건설업체에서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주민들은 또 『덕산측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인근 고현만의 만조시 바다수면보다 낮게 건립하는 바람에 태풍 「루사」 때에도 바닷물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는데도 대비하지 않아 이번에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덕산측은 천재지변에 의해서 발생한 피해라며 침수된 차량에 대한 일부 수리비만 지급하겠다는 뜻을 비추고 2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일부 입주민들은 덕산건설 본사로 찾아가 차량구입비 20억원을 요구를 하며 항의했다.

한편 덕산건설은 지난 89년 (주)고려개발이 고현만 공유수면을 매립한 준공업지역에서 95년 준주거지역으로 도시계획이 변경되면서 고현만 2차매립지에 1·2차에 걸쳐 3천여 가구를 준공, 일부는 임대, 일부는 분양했다. 
경남신문 이회근기자 leehg@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