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조사 목록 완료돼도 필요 조사활동비 500여만 원 확보도 어려워
발로 뛴 10년, 예산 없어 한숨만...
"우리가 살아온 한 시대(시점)의 역사를 엿 볼수 있는 것이 古地圖(고지도) 인데 안타깝게도 기본 목록까지 완료된 상태에서 조사활동비 500여만 원이 없어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200여 년 전의 거제 상황이나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당시의 역사나 지리를 한눈에 읽어 낼 수 있는 '거제의 옛 지도' 수집에 나선 거제향토사연구소(소장 김의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거제향토사연구소는 한국지도제작연구소 최선웅 대표와 함께 학생들과 시민 교육자료 활용 및 거제역사 변천사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지도집 제작을 위해 10여 년 동안 고지도 수집활동을 벌여왔다.

수집활동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거제 관련 지도가 어디에 소장 돼 있는지 찾아내는 일이었다. 수집대상은 조선지도 중 거제도가 포함돼 있거나, 거제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여지도(與地圖)(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일반지도) 가운데 지역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영남도(경상도)가 수집 대상이었다. 수집 분량은 50점 이상이 목표였다.

▲ 조선지도 중 거제

고지도에는 가배량진지도를 비롯, 거제부지도, 거제영등진지도, 옥포진지도, 율포진지도 등도 자세히 표기 돼 있다. 지금의 군부대에 대한 한 눈에 들여다 볼 수도 있는 진귀한 내용들도 많아 조상들이 살아온 발자취와 역사의 흐름을 재미있게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거제향토사연구소는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어가며 거제 관련 고지도 소장지 등을 찾아 헤맸다.

특히, 2016년 12월에 1개월 동안 국립 김해박물관에서 거제고지도 15종류에 대한 특별전(거제 큰물을 건너다)을 열어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당시 특별전에서는 해동지도 경상도(보물 제1591호.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여지도(구675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거제부읍지(거제도지도 한고서62-185, 국립중앙도서관), 목장지도 거제현(보물 제1595호, 부산대학교도서관)등 16점이 전시 됐었다.

향토사연구소 측은 "현재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사한 고지도에 대한 소장처 확인과 목록은 거의 완료된 상태여서 마무리 작업만 원만히 이루어 진다면 거제고지도 수집사업은 마무리 될 수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소는 옛 시대 상황과 현대에서의 변화를 다루거나 의미 깊은 명소에 대한 해설을 실어 지도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줄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도의 난외주기와 색인부호를 현대 지도와 같이 꾸며 그 자체를 이해하기 용이토록 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도집 제작 등 사업 완료를 위해서는 필요 예산이 6천여 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에앞서 이 사업 완성을 위해 기본조사 활동비 500~600백여 만 원의 확보가 시급한 상태이나 이 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거제향토사연구소 김의부 소장은 "올 연말까지 수집 완료 후 거제 옛 지도의 변천사 집필 발간과 역사, 유형, 각편 해설(제작연도, 제작방법, 지도크기 등)작업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한자로 돼 있는 지명의 한글표기 등의 색인작업과 음훈색인(가나다순 등), 한자표기(약자 또는 속자)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며 "그러나 당장 필요한 기본 예산 마저도 확보가 어려워 시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고 호소했다.

한편, 거제향토사연구소는 김의부 소장을 비롯한 김백훈 고문과 전갑생, 고영화 연구위원이 그동안 거제 고지도 자료수집에 나서 많은 실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