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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의 여행이야기 115] 중국 호남성 부용진과 홍석림이금숙 <시인/ 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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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4  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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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족 왕이 살던 왕촌, 세계문화유산 지정
영화 '부용진' 촬영, 소수민족 문화 전통 그대로 보존

   
▲ 이금숙
중국 대륙을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까도 까도 속을 드러내지 않는 양파같다고.

요즘 리메이크 붐을 타고 산수화의 절경이라고 불리웠던 장가계를 십 수 년 만에 다시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우리들에게 알려졌던 예전의 장가계는 천자산과 금편계곡, 십리화랑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했으나 지금은 원가계, 양가계, 황석채, 천문산 관광지가 새롭게 개발되어 걷지 않고도 좋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가 많이 생겼다.

게다가 중국 대륙을 동서남북으로 이어주는 고속도로의 건설로 하루를 족히 가야하는 관광지를 두 세 시간, 또는 네다섯 시간이면 갈 수 있게 되면서 일정을 늘리면 주변의 또 다른 관광지들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새로운 관광루트 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내가 소개할 곳도 장가계 관광지와 연계하여 갈 수 있는 보기 드문 산수와 인문관광코스로 호남성 토가족의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부용진과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홍석림을 소개하고자 한다.

토가족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 부용진(芙蓉鎭)

   
▲ 부용진 전경
호남성 상서지치주 영순현 부용진의 원래 지역명은 왕촌이다. 푸릉쩐, 부용진은 토가족 왕의 행궁이 위치해 있던 왕촌으로 영화 부용진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왕촌의 이름도 부용진으로 바뀌었다.

부용진은 중국의 근대 소설가 구화가 1981년 발표한 소설 '푸룽쩐'이 1986년 영화감독 세진에 의해 영화로 제작 되자 이 영화의 실제배경인 부용진이 촬영장소로 소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더불어 전 중국에 알려지게 된 곳이다.

영화는 1970년대 문화대혁명을 소재로 한 것으로 1989년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산수관광을 겸한 부용진의 예스러움과 고풍스런 모습은 무릉산맥과 함께 소수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추억의 여행코스이다.

또한 이곳은 운남성 소수민족마을과 인근의 봉황고성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

부용진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가계에서 두시간 반 정도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시원한 고속도로가 호남성 무릉산맥을 안고 돈다. 가이드의 설명을 빌자면 자신들도 자주 올 수 없는 가이드 생활 10년에 세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토가족 왕이 살던 왕촌이 부용진으로 바뀌면서 호기심에 한번, 두 번째는 손님들과 한 번, 세 번째가 우리 일행들과 오게 된 것이라 했다.

부용진은 강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고풍스런 자태를 드러냈다. 고즈늑한 분위기가 계림의 어느 한 촌을 연상케 한다. 마을은 강을 끼고 산비탈을 따라 조성돼 있고 집들은 모두 옛 모습들을 그대로 간직한 채 최소한의 개발만을 허락하고 있는 듯 했다.

   
▲ 부용진 마을 모습
정류장에서 동주원 입구까지는 전동카가 운행됐다. 큰 버스가 시내 광장까지는 내려갈 수 없게 돼 있었다.

중국 국가 4A급 관광지로 알려진 이곳의 풍경은 6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부용진폭포와 산비탈을 끼고 지어진 옛고가들의 모습들이다. 3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이 마을의 풍경은 옛 전통고가와 다리, 계단을 따라 조성된 시장들이 영화속 장면 그대로 남아 있다. 토성행궁과 부용진 폭포로 가는 길은 안내판을 따라 좌측길로 돌면 된다. 길게 늘어진 장터 구경도 이번 여행의 빼 놓을 수 없는 팁이다.

토성 행궁은 절벽을 따라 폭포를 끼고 만들어져 있었다. 산적이라고 불리웠던 토가족의 용맹스런 모습의 벽화도 눈에 띄고, 그들의 생활상도 전통방식 그대로 보존돼 있다. 돌담을 끼고 행궁을 따라 내려가면 강가에 다다른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 없던 관광 코스들이 새로 생겨나 뗏목투어도 있고 레프팅도 한다고 했다. 체험코스가 늘어난 셈이다.

일행들은 사진들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모두들 폭포 뒤를 돌아 반대편 산기슭 마을로 올라섰다. 또 다른 풍경이 우리들 앞에 다가온다. 영화에 나왔던 그 골목들이란다. 요리조리 돌며 두시간의 투어길이 행복했던 이유는 우리가 몰랐던 소수민족들의 삶의 흔적을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낀 때문이었다.

어스름 창가에 작은 전등을 켜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그들의 정겨운 모습에서 우리는 가족의 온기를, 지난한 삶의 노래를 들었다.

산다는 것은 희망이고 느림이고 함께하는 여유이다. 가는 길을 되돌아 나와 장가계로 들어오면서 모두들 부용진의 한가로운 저녁풍경에 흠뻑 젖어 들었다.

여행은 이런 것이구나. 부용진은 어느새 세진 감독이 풀어낸 영화의 한 장면처럼 왕촌을 어둠속으로 조용히 조용히 잠겨들어 우리를 추억 속으로 걸어가게 했다. <계속>

   
▲ 부용진 마을 모습
   
▲ 골목 시장
   
▲ 포성에서 바라본 폭포 비경
   
▲ 부용진 옛고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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