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백두대간은 이달 31일부터 서울  광화문의 씨네큐브에서 마흐말바프 가족들이 연출한 영화 세 편을 2주 간격으로 연달아 개봉한다.

    31일 상영에 들어가는 '내가 여자가 된 날'은 부인이자 어머니인 마르지예   매쉬키니 감독의 데뷔작. 남편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각본과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아들 메이삼 마흐말바프가 편집으로 참여했다.

    영화는 여러 연령대의 이란 여성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억압을 그리 많지  않은 대사와 풍부한 여백, 그리고 상징을 통해 보여준다.

    감독이 상징을 통해 보여주려 하는 것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명확한 편. 하지만 단순한 비유는 영화 속 침묵의 시간 만큼이나 긴 여운을 주며 가슴에 남는다.

    영화는 세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에피소드에는 이제 곧 만 9살이 되는 소녀가 나온다. 아홉 번째 생일을 맞은 소녀 하버는 어머니와 할머니로부터 차도르를 선물 받는다. 오늘은 하버가  처음으로 여자가 되는 날.

    하지만 생일을 맞은 하버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이제 여자가 된 '그녀'는 더이상 남자 친구들과 어울려서는 안된다. 떼를 쓰는 하버에게 할머니는 바닥에  나뭇가지를 꽂으며 그림자가 없어지는 정오까지 자유시간을 준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전거 경주에 참가하는 젊은 여자 아후. 아후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자들만 참가할 수 있는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다. 다른 여자들과 함께 해안도로를 달리는 그녀의 뒤를 말을 탄 남편과 아버지 오빠가 쫓아 온다.

    아후는 가문의 수치라며 경주를 포기하라는 가족들의 위협에도 앞을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후러는 노년의 미망인. 오늘은 그녀에게 평생 꿈꾸던 쇼핑을 하게되는 날. 무엇을 살까 잊지 않도록 손가락에 각각 다른 색깔의 매듭을 묶어 놓은 그녀는 냉장고며 침대며, 욕조, 오븐 등을 하나씩 사들이며 매듭을 풀어나간다.

    쇼핑한 물건들을 나르는 아이들의 행렬은 끝이 없이 계속되고 손가락의 매듭은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없어졌지만 그녀의 마음은 개운치 않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사야하는지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 후러는 아이들을 시켜 해변가에 물건들을  배열하게 해 아직 못산 물건이 무엇인지 기억해내려 한다.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신인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유네스코 상 등 3개 부문을 차지했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7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