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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명감과 소명 의식으로 의료대란이 극복되었으면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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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7.07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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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석

미국의 긍정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는 사람이 자기 일에 대해 3개의 관점이 있다고 하는데 자기 일을 직무(job)로 보는 사람은 일의 가장 큰 목적이 금전적 보상에 두며 경력과정(career)으로 보는 사람은 권력, 명예, 출세를 위해 일한다고 한다. 그리고 소명으로 보는 사람은 자기 일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일에서 삶의 만족과 즐거움을 얻는다고 한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명언에서도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job)이고 돈을 넘어서 일하면 소명(calling)이라고 하여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고 하였다. 결국 사람은 일을 하면서 금전적 수입, 지위 향상, 일의 의미를 모두 고려하지만, 이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기의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고 성과와 행복이 달라질 것이다.

사명감은 사전에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 정도의 단순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돈을 받고 주어진 임무를 넘어서 일종의 숭고함과 같은 관계가 있다.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만 보편적으로 자신의 안위보다 시민으로 대표되는 공공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명감이 연결되는 필수직업은 경찰, 소방공무원, 군인, 교사, 의사와 같은 직업군이라 볼 수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이라는 직업의 의미를 넘어서 사명감으로 희생과 봉사 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투철한 사명감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는 세상이 되고 있다. 필자가 겪은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에게 사명감과 소명으로 참교육을 실천하고자 더 열심히 지도하는 교사마저도 학부모들의 민원창구 과녁으로 항의와 고소를 당하는 현실 속에 열정과 긍지를 상실한 교단에서 스스로 자기 생명까지 포기하지 않았던가!

전공의 사직, 의사협회의 휴진 등 저항 속에서도 인천공항에서 20년째 생명 지킴이 활동을 하는 신호철 인천공항 센터장, 김주형 전 아주대 외과학 교수의 ‘집으로 의원’을 개원하여 초고령화 시대에 방문 진료의 길을 열었고, 의료대란 속에도 광주 제2호 달빛 어린이 병원문을 연 최정섭 광주의사회 회장은 사명감과 소명 의식으로 소아 경중 환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하대 병원장을 지낸 이두익 백령 병원장도 다른 의사들과 함께 취임 10년째 현재 백령도를 비롯 연평도 대청도 등 주위의 외로운 낙도를 지키고 있다.

의료계 ‘손정의’라 불릴 만큼 대한민국 의료계 신화를 창조한 한마음 국제의료재단 의장인 하충식 원장은 의료대란을 보면서 “월 4,000만 원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한다는 것이 지방 의료현실”이라며 격노를 토로하면서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공공병원이 민간병원에 비해 연봉과 의료시설이 떨어져 의사 구하기가 아주 힘들었지만, 올해 초 60~70% 수준으로 올리는 변화의 실마리가 마련됨에 의료대란 중에서도 기적이 나타난다고 한다.

저소득층 무료 진료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후원금으로 15년째 병원을 지키는 성가복지병원의 강주원(69세) 의무원장도 “의사들은 보수나 조건 없이 환자에게 의술을 베풀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정신으로 가야 한다”라면서 의료대란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사람을 살려야 할 의사가 죽음으로 가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향인 울릉도를 비롯한 국내 섬에서 해외까지 의료 사각지대 1만5,000여 명을 28년간 무료 봉사로 이번 2024년 청룡봉사상 인상을 받은 박언휘(70세) 내과 의사는 “의사직을 영어로 ‘job(직업)’이라 하지 않고 ‘calling(소명)’이라 부른 것은 환자를 우선 생각하는 것으로 봤으면 좋겠다”라는 수상 소감이었다.

박언휘 의사처럼 소명 의식이 필요한 이유는 소명이란 원래 신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고 하여 종교적 의미가 있고 초월성 부름(called)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갖고 어려운 여건 속에도 묵묵히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운데에도 의사를 꿈꾸는 의대생은 물론 전공의와 교수도 병원을 떠나 죽어가는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거리로 이탈하며 휴직의 사태까지 단일대오 모습으로 일어나는 의료대란의 현실에 지난 4일 보신각 앞에 “더는 못 참는다”라고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102개 환자단체 300여 명이 유례없는 집회가 있었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고자 30도 땡볕에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에서 절규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 오늘의 현실이 정말 참담할 뿐이다.

국가와 사회 공동체에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포기하지 않는 힘으로 정부와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단체 협의기구에서 정치적 갈등이나 직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하루빨리 의료 공백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길을 찾아 나서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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