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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막을 내린 5.31 지방선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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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6.12  1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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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가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하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 한나라당의 싹쓸이라는 전체 판세 속에서도 거제지역에서는 한나라당 강세, 민주노동당 선전, 열린우리당 몰락이라는 비교적 예상했던 결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시장, 광역의원 1석, 기초의원 지역구 6석 및 비례대표 1석을 차지했고 민주노동당은 광역의원 1석, 기초의원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1석을 차지했으며 무소속 후보는 기초의원에서 2명이 탄생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전패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시장과 도의원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당초 13석의 기초의원 정수 가운데 1~3석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열린우리당은 선거유세 기간 중에 돌발변수로 나타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의 영향으로 전원 탈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와 중앙과 지역 모두 정치적 존망의 기로에 처해지게 되었다.

정부의 광역행정체계 개편안에 대한 방향이 아직 가닥을 잡지 못했고 내년도 대선을 기점으로 중앙정치의 향방이 좀체 점쳐지지 않고 있는 시점지만 이번 5.31 지방선거 결과의 의미를 지역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것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할 정치권은 물론 시민의 입장에서도 여전히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한나라당, 세대교체의 서곡이 울렸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 시장 후보경선 과정에서 당시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던 윤영 후보의 재입당을 놓고 당헌ㆍ당규 위반논란까지 빚어진 지역정가에서의 설전은 한나라당 내에서의 지역정가의 위상 상승 나아가 세대교체 요구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지역구 김기춘 국회의원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문제를 제기했던 진성진 변호사는 추가적인 문제제기없이 한나라당 경남도당 선대위 법률지원대책위원장으로, 문제의 당사자였던 윤영 후보는 경선탈락 직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한나라당 경남도당 선거대책본부 기획위원장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의 논란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선거결과는 한나라당 후보가 46.3%의 득표율로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후보에 압승을 거두었으며, 같은 시기 재입당했던 황수원 후보도 광역의원 선거에서 비록 552여표 차이로 민주노동당 김해연 후보에 석패하기는 했으나 나름대로의 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윤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었다면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후보와 예측불가의 치열한 3파전 양상이 전개되었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윤영 후보를 경선에 불러들인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선거에서 2등은 없다’는 말을 결과를 통해 증명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김광용 동국대 겸임교수와 문경춘 전 국제신문 기자의 40대 패기를 앞세운 정책연대나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비례대표 2번을 낙점받은 30대 정명희 후보의 등장은 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젊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실감하게 해 주었다.

 

후보도, 시민단체도 기대에 못 미친 ‘매니페스토운동’

이번 선거 초반 주목받은 참공약선택 즉, ‘매니페스토운동’은 첫걸음을 시작했다는 정도에서 만족해야할 것 같다.

기초의원으로 입후보한 일부 후보들의 경우 시민단체가 주최한 토론회 약속을 파기하거나 토론회 자체를 거부하는 등 자질을 의심케 하였으며 주최 측에서도 의욕만 앞섰을 뿐 준비가 미흡하여 후보자로부터 비교검증이 가능한 답변을 받아내지 못하고 형식에 그치고 말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여성과 민주노동당의 한계를 동시 절감한 김계화 후보

8명의 후보자가 나선 기초의원 거제시 나선거구에서 거제시 여성 최초로 지역구에 도전한 김계화 후보는 당선권에서 12%나 뒤지는 5.8%를 득표함으로써 7위에 그치고 말았다.

도심권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여유있게 당선권에 진입한 경우와는 달리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에서와 같이 농어촌 지역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한계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구에서는 김후보가 여성 최초로 도전장 던졌다 실패한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각 당이 모두 여성후보를 1번에 배치한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2명의 여성 기초의원이 탄생되었다.

그러나 기초의원 비례대표의 경우 여성의 의회진출보장이란 목적은 이루었으나 선거가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사실상 정원이 1~2석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의회 진출 수단의 역할도 상실함으로써 다음 선거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묻지마 출마’와 ‘묻지마 투표’의 유행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기초의회의 경우 후보들의 수가 증가하여 득표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당선가능성에 연연하지 않고 출사표를 내미는 이른바 ‘묻지마 출마’는 시정되어야할 점이다.

7명이 출마한 시장선거에서 10% 미만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절반이 넘는 4명이나 되었고, 31명의 후보가 지역구에 출마한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12명이나 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정당의 복수공천이 허용된 기초의원 선거에서 유일하게 의석정수에 맞추어 공천한 한나라당의 경우 후보자의 이름순서에 따라 기호를 2-가, 2-나, 2-다와 같이 표기하였다. 문제는 후보자들의 수가 많은데다 정견발표의 기회마저도 제한적이다 보니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고 이 경우 같은 정당소속이라면 앞 번호를 받은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재로 서울 시내 162개 선거구 중 2-가 기호를 배정받은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 곳은 성북 마선거구 한 곳뿐이며, 서울지역 열린우리당 후보 190명 가운데 나 또는 다 기호의 후보가 가 기호의 후보보다 높은 득표를 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농어촌보다는 도시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거제시의 경우에도 단순히 한나라당의 가나다 순 후보자별 득표율을 보면 가선거구에서 2-다 후보가 2-나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제친 경우와 농어촌지역인 나선거구에서 2-가 후보가 2-나와 2-다 후보에 뒤진 것을 제외하면 모두 후보번호 배정순서에 따른 득표율 기록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정수공천의 득실도 짚어볼 만하다. 기초의원 4개 선거구 11석 정원에서 6석과 비례대표 2석 가운데 1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경우 결과론이지만 지역구 단위로 2명의 후보만을 복수공천을 했었더라면 최소 1석 이상을 더 확보할 수도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상태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와 재개표까지 가는 진땀 승부를 통해 10표 차이로 한나라당 후보의 최종 당선이 확정된 라선거구의 경우에는 정수공천의 부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역언론인 출신 후보들의 좌절, 그리고 지역언론의 사명

이번 선거에서는 시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에 모두 5명의 지역언론인 출신 인사들의 입후보가 이어졌다. 결과는 시장선거에 도전한 열린우리당 변광용 후보와 광역의원에 입후보한 무소속 서용찬 후보가 낙선하였으며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경선 과정에 도전했던 3명도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난립하는 후보들에 비해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의 장단점을 비교검증할 수 있는 수단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선거에 관한 지역언론들의 보도방식 또한 일방적 홍보위주로 만들어진 후보자들의 보도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유권자들의 알권리 측면이 강조되는 기획보도를 강화하고 소위 ‘카더라’ 또는 ‘아니면 말고’ 형태의 보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기사항으로는 바뀐 선거법의 규정에 따라 지역 인터넷매체의 선거광고가 허용됨으로써 입후보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재정확보에 목말라하던 지역언론사의 입장에서는 단비가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급제 퇴색 및 전문가 진출 무산, 기초의원 선거

유급제의 도입으로 도시행정 분야 전문가들의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초의원 선거는 당선자는 물론 입후자들의 면면은 거의 대부분 직업정치인, 기업인, 회사원 등으로 채워졌다. 기대를 모았던 유급제는 심의과정에서 당초 예상액의 절반 정도의 연봉으로 대폭 삭감되어 그 취지가 퇴색되었으며 각 당의 전문가 발굴 및 영입의지도 약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민운동이 활발한 거제지역이지만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가들의 정치진출 또한 현실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음도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결과이다.

재임기간 동안 가시적 성과를 내어야하는 부담을 가진 민선시장의 개발일변도의 공약을 시민과 지역의 백년대계를 위한 내실있는 성과로 적절히 유도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도시ㆍ산업ㆍ관광ㆍ해양ㆍ문화 등의 여러 분야에서 높은 식견과 합리적 조정능력을 가진 인사들의 지역정치 및 기초의회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정계의 재편, 과연 이루어질까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중앙정치에서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계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양당 구도로 재편된 지역정가에서도 중앙정치 무대의 변화와는 별개로 한나라당의 세대교체 요구와 열린우리당의 활로 모색을 변수로한 정계개편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특히 내년도에 지역 최대의 이슈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주)의 주거래은행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비정치권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나 이들이 지역정치세력으로 이동할지는 미지수이다.

여기에다 울산에 이어 최대의 민주노동당 전략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금까지 국회의원 및 시장선거에서 연이어 실패한 민주노동당의 경우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정치적 연대나 중량급 인사의 영입 등을 통한 전략적 수정의 검토가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

 

지방선거 사상 가장 깨끗했던 선거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시장후보 경선과정에서 약간의 과열 양상이 보이기도 했고 막바지에 금품살포 혐의로 기초의원 후보자와 운동원들이 구속되는 옥에 티가 있기는 하지만 역대 지방선거 사상 상호비방과 금권ㆍ관권 동원의 시비없이 가장 깨끗하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이수호 /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http://oceanlove.com.ne.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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