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에 대해 전격 출국을 금지시키고삼성 비리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비자금 조성과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정관계 로비 등 삼성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선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핵심 경영진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다. 출금 대상자는 불법 차명계좌 개설 의혹을 받고 있는 은행 관계자 등을 포함해 모두 7-8명으로 알려졌다.

박한철 특별수사본부장은 "지금까지 제출된 고발장과 수사 자료를 검토해 우선적으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람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르면 27일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 수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차명계좌 추적이나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김 변호사의 구체적인 진술과 자료 협조가 필요하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후 김 변호사가 폭로한 우리은행과 굿모닝 신한증권의 차명계좌 등에 대해 곧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가 26일 추가 폭로한 2천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삼성그룹 일가의 미술품 불법구매 의혹 등도 모두 수사대상이다.

이건희 회장이 출금대상자에 포함됨에 따라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로 미뤄졌던 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CBS사회부 권혁주 기자>

"비자금 600억원 해외 미술품 구입 삼일회계법인·김&장도 불법 가담"
[중앙일보 천인성] ①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삼성전관(현 삼성SDI) 구매팀과 삼성물산 런던.타이베이.뉴욕 지점은 설비구매합의서(메모랜덤)를 작성하고 2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신용장을 개설할 때 공급가격의 15~20%를 가산한 뒤 1~2.5%의 삼성물산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비자금으로 빼돌린 것이다. 메모랜덤은 1994년 서류지만 기초계약이고 이후에도 이 계약을 유지했다. SDI 구매담당 강모씨가 퇴사한 뒤 메모랜덤 등 비자금 관련 서류를 복사해 미국으로 들고 나가서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다는 이야기를 김인주 사장에게서 들었다.(※김 변호사는 메모랜덤 3건을 공개함)

②해외 미술품 구입=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 등은 2002~2003년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 미술품 구입 대금으로 해외에 송금된 액수만 600억원대에 이른다.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800만 달러),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710만 달러) 등 모두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이다. 버넷 뉴먼, 도널드 저드, 에드류사 등 미국 추상파 작가들과 독일 작가 리히터의 작품 등이 100만 달러 이상의 고가였다. 이재용씨로부터 '행복한 눈물'이 이 회장 집 벽에 걸려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구입은 주로 서미갤러리를 통해 이뤄졌고,대금은 구조본(현 전략기획실) 재무팀이 관리하는 비자금으로 지불됐다.(※김 변호사는 미술품 리스트와 대금지급액 목록 일부라며 영문으로 된 문건을 공개함)

③분식회계=2000년 당시 삼성중공업 2조원, 삼성항공 1조6000억원, 삼성물산 2조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원, 제일모직 6000억원을 분식회계로 처리했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분식 규모가 컸다. 거제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수십 척의 배가 건조 중인 것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분식회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주로 삼성전자의 부를 유출시키는 방법을 통해 분식을 줄여 나갔다. 삼일회계법인은 분식 사실을 알면서도 룸살롱 접대를 받는 등 향응을 제공받고 사실과 다르게 적정 의견을 냈다.

④김&장 법률사무소=김&장 법률사무소는 불법적인 승계에 관련한 행위에 법률 조언자 내지 대리인의 방식으로 관여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에버랜드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고,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전환사채 발행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재판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조작하는 일에 가담했다. 그 대가로 수십억원의 자문료를 챙겼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대선 자금 수사 때에도 약정된 이상으로 거액을 비자금으로 받아 갔다. 이종왕 전 법무실장은 김&장 법률사무소를 그만두고 삼성에 입사하기 전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과 회합하고 대선자금 수사 축소와 무마를 협의했다.

⑤차명자산 보유와 관리=이건희 회장 일가는 자산 중 상당 부분을 차명예금, 차명주식, 차명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현직 관계사 사장단과 각 계열사 재무팀 간부들의 명의였다. 삼성 계열사 중 비상장 회사의 개인 주주들은 대부분 차명주식이다. 계열사 사장 중 한 명은 퇴임 직후 자신의 명의로 돼있는 예금.주식 등의 반환을 거절해 애를 먹기도 했다. 차명부동산의 경우 갑자기 명의자가 사망해 상속인 10여 명 중 한 명이 피상속인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빼앗긴 일도 있었다.

⑥삼성자동차 기록 폐기=삼성상용차가 파산할 때 예보 조사단이 분식회계 서류를 발견했다. 삼성상용차의 적자가 너무 커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이를 약간의 흑자가 난 것으로 분식한 내용이었다. 삼성그룹은 그 서류 때문에 예보에서 조사받을 때 굉장히 고생했다. 삼성자동차에도 문제 되는 분식회계 서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그 서류를 빼내 해운대에서 소각했다.

⑦주요 인사 파악=삼성은 정치인.언론인.공무원.시민단체 등 주요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유사시 매수나 회유가 가능하도록 인맥관리명단을 작성해 뒀다. 참여연대 내 모든 변호사별로 핵심 지인, 출신 학교, 연수원 동기, 친구 등으로 분류한 인맥지도가 있다.(※김 변호사는 '참여연대, 법조인 네트워크 현황'이라는 문건을 공개함)

‘삼성 비자금 의혹’ 공방
[동아일보] 金변호사 “엔지니어링-항공 2조6000억 분식”
삼성“분식 액수가 매출보다 더 많다니”

김용철 변호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 미술품 구매, 인맥 관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재산 관리 등 전방위 의혹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삼성그룹은 즉각 반박 자료를 냈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날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할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특본)는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을 출국금지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한철 특본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은 다 수사대상이 된다고 보면 된다”며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나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언론이 보도했던 것 중 구체적인 자료가 있는 것부터 법리를 검토해서 가능성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비자금 ‘조성됐다’ vs ‘아니다’=김 변호사는 이날 “삼성전관(현 삼성SDI)이 삼성물산 해외 지점과 맺은 합의서(메모랜덤)”라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런던 지점의 경우 신용장 개설 때 실제 물건 가격의 20%를 가산한 뒤 “삼성물산 이익률 1%를 제외한 19%에 대한 사후 관리는 상호 협의 처리한다”고 돼 있다. 김 변호사는 이 19%가 바로 비자금으로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김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 증거라고 제시한 메모랜덤은 13년 전인 1994년에 작성된 서류로 곧바로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당시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돼 있는 전현직 임직원들은 ‘비자금 조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 일가가 비자금으로 고가 미술품 구입?=김 변호사는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삼성가(家)의 여성들이 미술품을 해외에서 구매하면서 약 600억 원을 송금했는데 이 자금이 비자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관장 등이 구입한 미술품 중에는 800만 달러 상당의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 716만 달러 상당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고가의 작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재무팀에서 비자금을 운용하고 (이 회장의) 가족 중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심부름을 보냈다”면서 “‘로비 대상 리스트’는 수사 과정에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미술품을 미술관에서 구입할 때는 미술관 자금으로, 홍 관장이 개인적으로 구입할 때는 개인 자금으로 구입하고 있다”면서 “리움미술관과 홍 관장은 모두 서미갤러리에서 ‘베들레헴 병원’이나 ‘행복한 눈물’을 구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7조 원대 분식회계 논란=김 변호사가 주장한 삼성그룹 계열사 분식회계 규모는 2000년 기준으로 총 7조2000억 원. 삼성중공업 2조 원, 삼성항공 1조6000억 원, 삼성물산 2조 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 원, 제일모직 6000억 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삼성중공업은 분식 규모가 너무 커서 거제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건조 중인 배가 수십 척 떠 있는 것으로 꾸몄다” “분식회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삼성항공이 삼성전자에 납품한 물건을 제값보다 올려 주는 방식을 사용해 1년에 400억 원 정도 지원했다”는 등 구체적인 분식회계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2000년 당시 삼성중공업 매출은 3조5800억 원, 삼성항공은 1조4200억 원, 삼성엔지니어링은 9800억 원, 제일모직은 1조6600억 원에 불과했으며 삼성물산만 40조6400억 원이었다”며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항공은 분식 규모가 매출액보다 더 크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 측은 또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항공으로부터 총 850억 원어치를 구매했는데 400억 원을 지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주장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또 분식회계가 적발될 것을 우려해 삼성 측이 부산지방법원에 보관 중인 삼성자동차 법정관리기록 서류 일부를 빼내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자동차 관련 법원 서류를 소각한 사실이 없으며, 삼성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르노에 삼성자동차를 매각했다”고 말했다.

부산지법 관계자도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제출한 서류 가운데 없어진 서류가 없다”며 “당시 직원을 불러서 확인하겠지만 상식적으로 기업이 분식회계 한 내용이 남아 있는 자료를 법원에 낸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 일가 차명 재산?=김 변호사는 삼성 임직원들이 이 회장 일가의 차명계좌와 부동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승림 전 부사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으로 갖고 있음을 시인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 전 부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삼성생명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진 적이 없다. 삼성생명 주주 명부를 확인하면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편 삼성 측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 수사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법률 비용 수십억 원을 김&장 법률사무소에 자문료 형식으로 지급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지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삼일회계 “분식회계는 사실무근”
[서울신문]삼성 계열사가 분식회계를 하는 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이 이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주었고,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조작하는 데 가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철 변호사는 “2000년 당시 삼성중공업 2억원, 삼성항공 1조 6000억원, 삼성물산 2조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원의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중공업은 분식규모가 너무 커서 건조한 배가 없는데도 거제 앞바다에 건조 중인 배가 수십 척 떠있는 것으로 꾸몄다.”면서 “감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향응을 제공받고 사실과 다르게 적정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측은 “분식회계는 전혀 없었다. 룸살롱 향응제공 운운은 참을 수 없으며 정신적 피해까지 감안해 이번주 내로 민·형사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장 조선소에 가서 보면 진척률이 얼마나 되고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 뻔히 안다.(김 변호사 주장대로) 배가 없었다면 어떻게 있는 것으로 처리하겠냐.”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이사회가 열리지도 않았고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그룹 차원에서 전환사채 발행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사실을 조작하는 데 가담한 대가로 막대한 보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앤장은 이재용 전무 관련 소송 도중 약정 외 보너스로 10억원을 요구해 5억원을 챙겼고, 대선자금 수사 때도 거액을 비자금에서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앤장 측은 “김용철 변호사가 수임료의 개념을 잘못 잡고 있다. 법률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돈을 받은 것인데, 그는 ‘삼성의 범죄행위를 축소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설명한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전환사채 발행을 주도한 것을 (김앤장에서) 알면서 조작·은폐했다는 것인데, 어떻게 조작했는지는 전혀 설명이 없다.”고 반박했다. 임일영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金변호사 주장 석연치 않은 대목
최근 입수했다는 계열사간 구매대행각서 "7년전에 본 문건과 동일" 주장 납득안가

김용철 변호사이 26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물증으로 제시한 문건들의 출처가 불명확하거나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내용이 있는 등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은 대목도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주장’이나 ‘의혹’이라고 하지 말고 ‘사실’이라고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의 근거로 제시한 삼성물산 해외지점과 삼성전관(삼성SDI)간 물품 구매 대행 ‘메모랜덤’(각서)은 한 언론사를 통해 입수한 문건이다.

그는 “김인주 사장(현 전략기획실)이 2000년 ‘메모랜덤’을 들고 내게 상담을 했고, 오늘 공개한 문건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가 7년이나 지나 최근 제보 받은 문건을 보고 구체적 수치까지 기억해 동일 문건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삼성가의 미술품 구입 내역으로 소개한 문건도 서미갤러리의 2002~2003년 해외 미술품 구입 리스트로, 비자금과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씨 등의 미술품 구입을 연결짓는 고리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팩트와 틀리거나 다소 무리한 주장도 있다. 김 변호사는 삼성의 중앙일보 위장 계열 분리 사례를 들며 “중앙일보도 삼성과 분리라고 생각하지 않아 2003년 서울 순화동 사옥 지하주차장 수해 피해(윤전기 침수) 당시 복구비 등을 삼성 구조조정본부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과 중앙일보는 “중앙일보는 입주 빌딩 소유자인 삼성생명과 관리자인 에버랜드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중앙일보는 1999년 3월 계열 분리 당시 순화동과 가락동 사옥을 삼성생명에 2,940억원에 팔았던 만큼, 수해 피해를 관리자에게 청구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삼일회계법인이 “2000년 많게는 수 조원에 달하는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분식회계를 묵인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처음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회계 감리를 맡았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수십 척을 거제 앞바다에 띄운 것으로 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은 “오픈된 조선소에서 길이가 300m씩 되는 대형 선박을 만들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데 무슨 ‘코미디 같은 발상’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박관규기자>

金 "계열사 여러 곳 분식회계
[MBC 뉴스데스크]

●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법무팀장) : "삼성 중공업은 분식 규모가 너무 커서 거제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건조 중인 배가 수십 척 떠있는 것으로…"

김 변호사는 이 엄청난 규모의 분식회계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계열사 제품을 비싸게 사주는 수법으로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자동차의 부실이 문제됐을 때는 분식회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기록을 불법으로 폐기했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법무팀장) : "특별팀 구성하여 파산법원 사무관을 매수하여 심야에 문제가 되는 서류를 빼내 해운대에서 소각했다"

김 변호사는 나아가 감리를 맡았던 삼일 회계 법인조차 이런 분식 회계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줬다는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 삼일 회계법인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당장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2000년 말 매출이 3조5천억 원 수준인데 2조 원이 분식처리 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 한덕철 전무(삼일 회계법인) :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형사 고발 들어갑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날조를 공식 석상에서 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 변호사는 또 김 앤 장 법률사무소도 삼성의 각종 불법 행위를 축소, 무마해 주면서 엄청난 수임료를 챙겼다고 주장했지만 김 앤 장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정상적인 변호활동을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MBC 뉴스 이혜온입니다 (이혜온 기자)

삼성이 우리 사회 전체를 더럽히고 있다
삼성은 우리 사회 전체를 더럽히고 있었다.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은 26일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법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가 비자금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를 통한 이재용 씨의 재산증식에 국내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이 가담했으며,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삼성의 전현직 임원 명의로 차명보유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의 수천억원대 분식회계와, 중앙일보가 삼성으로부터 위장계열분리 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삼성전관-삼성물산 해외지점: 대규모 그룹 비자금 조성"

김 변호사는 이날 천주교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관(현 삼성SDI)이 삼성물산 런던, 뉴욕, 타이페이 등의 해외지점에서 수수료를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삼성전관 구매팀장과 삼성물산 뉴욕, 타이페이, 런던지점 구매계약서에 따르면 삼성전관은 장비구매 대행계약을 통해 2천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계약서는 94년에 체결됐으며 이후 이 계약은 계속 유지됐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홍라희, 비자금으로 미술품 구매..외환관리법 위반"
김 변호사는 '비자금이 이건희 회장 일가 전달되느냐'는 질문에 "재무팀의 관재파트 사람들은 (비자금이)회장님의 돈이라는 것을 신념으로 갖고 있다. '회사의 모든 돈은 회장님의 돈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가족 중에 누가 오면 전달해 준다. 필요할 때마다 전해 준다"고 말했다.

특히 조성된 비자금 중 일부는 이건희 회장의 처 홍라희 씨와 삼성 일가의 고가 미술품 구입에 사용됐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해외송금을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홍라희 씨와 이건희 회장의 누이이기도 한 신세계 이명희 회장 등은 비자금으로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는데 이를 위한 해외송금액은 6백여억원에 달했다. 미술품 중에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이 포함돼 있는데 김 변호사는 "이재용은 '행복한 눈물'이 자기 집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같은 행위가 "외환관리법 위반에 상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홍라희 씨의 그림구매를 대리한 홍성원이라는 인물이 런던 크리스티 경매소나 소더비 경매소에서 그림을 산 뒤 문제가 돼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고 약간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거제도에 없는 '배' 띄워 분식회계 무마..삼일회계법인 묵인"
삼성중공업의 수조원대 분식회계도 드러났다.

김 변호사는 '2000년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이 분식회계를 했는데 당시 삼성중공업은 거제 앞바다에 건조중인 선박이 떠 있는 것으로 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차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중공업의 회계를 맡은 국내 최대 회계감사업체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를 알고도 삼성 측의 향응접대를 받고 이를 무마했다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법정관리중인 삼성상용차, 삼성자동차 부실, 분식회계...
법원 사무관 매수, 관련문건은 해운대서 불태워"
삼성 구조본 차원에서 법정관리중이던 삼성상용차의 분식회계를 무마하기 위해 법원 사무관을 매수하고 관련 문서를 폐기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예금보험공사 조사단에서 삼성상용차 분식서류가 들키자 삼성자동차에도 분식이 우려돼 법원 사무관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재무팀장 최광희가 매수가 어렵다는 말을 하다가 '드디어 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 담당 사무관을 매수해서, 문제가 되는 서류를 해운대서 한밤중에 불태웠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앤장, 삼성의 경영권 불법승계에 법률조언...법률비용은 삼성전자 돈 받아"
이건희-이재용 경영권 승계를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배임, 편법증여에 김앤장이 가담한 사실도 있다고 김 변호사는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이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저가발행)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이 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증, 증거인멸, 증거조작에 적극 가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앤장이 이 과정에서 법을 어기기도 했는데 법률비용 명목으로 요구하면서 삼성전자의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삼성의 지배구조 관련 사건은 김앤장의 신필종 변호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대금 수금은 시니어 변호사들이 직접 구조본의 고위층과 협상해서 받아간다"고 밝혔다.

"이건희 재산, 황영기.현명관 등 삼성 전현직 임원이 차명보유"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전현직 삼성 임원들의 차명으로 보유돼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차명주식, 차명 부동산 등이 관계사 사장단 대부분의 명의로 돼 있다"며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현 이명박 후보 캠프 경제살리기 특위 부위원장)과 현명관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도 차명으로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자신의 '삼성 비자금' 공론화와 관련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건희 회장과 삼성 전략기획팀 관계자, 이종왕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비롯해 연합뉴스, 데일리안, 조선일보 등의 언론사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가 국회에서 지난주에 통과된 '삼성 비자금과 경영권 불법승계 특별검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특검이나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삼성의 비리를 밝혀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