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체 보조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인가’ <경남일보 손인준기자>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의 형평성 문제와 정산 관리를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2월 하동군이 오는 2013년부터 사회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도내 한 사회단체 간부가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행사비용 일부를 회원들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양심선언을 해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양심선언은 매년 끊이지 않는 사회단체들의 보조금 유용의혹 가운데 일부라는 지적과 함께 시의 보조금 정산관리 허점에 대한 비난이 여론이 들끓고 있다.
투명한 보조금 관리로 신뢰받는 사회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용감한 시민의 양심선언 사례를 통해 사회단체의 보조금 관리 실상을 살펴본다.
양산지역 사례 재향군인회 양산시지회 산하 여성회 소속의 A모 이사 등 2명은 지난해 각종 행사를 치르면서 2차례에 걸쳐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6일 밝혔다.
A 이사가 밝힌 공금 유용은 지난해 3월13일 열린 6·25참전비 건립행사때 시로부터 500만원의 행사비용을 지원받아 자신을 비롯 회장과 회원 등 4명이 공모해 각 7만원씩 모두 28만원을 착복했다는 것이다. 또 같은해 4월에는 여성회 주관으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열면서 티켓 판매대금 3만원을 A이사와 회장 등 3명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 이사는 "회장단의 독선적인 운영을 방치할 수 없어 스스로 치부를 드러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여성회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60여명의 회원가운데 지역 조직인 동면지역 15명이 집단탈퇴를 결의하는 등 회장단의 책임과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여성회측은 "공금유용, 횡령이라기 보다는 행사때 다른 회원보다 일찍 나와 고생하는 일부회원들에게 회장이 격려차원에서 이뤄진 사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은 시에 쏠리고 있다. 시가 매년 사회단체 보조금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는 이같은 불탈법을 사실상 묵인,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는 지난 2004년 재향군인회를 비롯 10개 단체를 선정해 지난 2년간 보조금 사용내역 등 회계전반에 걸친 감사를 했지만 흉내만 냈을 뿐 아무런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사회단체의 보조금 사용은 전액 신용카드로 사용토록 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올해초에는 공무원노조까지 나서 사회단체 자력운영을 위해 운영경비성 보조금의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여성회의 경우 자체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다면 보조금 환수조치를 하겠다"며 "올해부터 보조금 사용을 신용카드로 엄격히 제한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