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백화점인 장평동 ‘디큐브 백화점’이 경영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지난 6일 공공청사에서 ‘비상경영상황설명회’를 열었다. 경영 정상화와 매출 증대를 위해선 점포주들과의 원만한 임대재계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요지다. 반면, 점포주들로 구성된 ‘골든구즈(대표 황성우)’는 백화점 측이 자신들을 협상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서상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백화점 주장= 비상경영상황설명회에서 백화점 측은 "2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2010년 거가대교 개통 등으로 상권이 부산에 종속되면 더욱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거가대교 개통전까지 영업을 정상화시켜야 회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7년 월평균 22억원대, 올해는 월평균 35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이는 비슷한 매장조건을 가진 다른 백화점과 비교하면 20-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유명 브랜드 매장을 유치하는데 실패하고 식품매장과 공연시설 등 백화점 필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 측은 특히 백화점 건물 투자자(점포주)들로부터 매장 공간 20% 가량을 빌려쓰고 있으나 임대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상화는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화점이 공개한 자료에는 분양자 217명 중 90명이 분양자로 남아있고 재계약을 마무리한 분양자는 8명(동의 2, 완료 6)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폐업이 논의될 정도로 어렵다"면서 "그러나 재계약 문제가 해결되고 내내년 상반기 고급 브랜드 입점이 확정되면 흑자영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겸한 이날 설명회는 100여명이 넘는 방청객이 있었지만, 정작 점포주들은 10여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직원들로 채워져 백화점의 입장만을 강변하는 급조된 설명회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점포주 입장= 이날 질의에 나선 점포주모임 ‘골든구즈’ 대표 황성우씨는 재계약 날짜가 10일인 상황에서 설명회 개최 하루 전에서야 통보한 점을 따져 물었다. 백화점 측이 주장하는 ‘점포주들의 임대료 150%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갑을 관계가 뒤바뀐 계약서상의 문제가 본질”이라며 여론 왜곡을 경계하고 나섰다. 백화점 측이 점포주들에게 보낸 임대계약서에 적힌 ‘을(백화점)의 동의 없이는 전매나 명의변경을 할 수 없다’ ‘담보물권제공 등 행위도 할 수 없다’는 등 문구도 갑을관계가 뒤바뀐 처사라는 것. 특히 60여명의 점포주들로 구성된 ‘골든구즈’를 백화점 측이 협상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갈등을 키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오션백화점을 대성산업이 인수한 이후 임차권 인수 통보만 있었을 뿐 단 한 번도 골든구즈를 상대로 정식통보나 협의가 없었다”며 골든구즈의 대표성 인정을 요구했다. 백화점이 점포주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원가에 매수하려는 노림수라는 게 골든구즈 측 주장이다.
골든구즈 측은 명도소송 등 법적대응과 집단시위를 준비중이며 소유 표시를 위한 측량과 바닥표기 시공 관련 진정서도 거제시와 시의회에 최근 제출했다.
한편, 이 백화점은 2006년 11월 오션백화점으로 출발했으나 공사대금 197억원을 받지 못한 시공사 대성산업이 인수해 지난 4월 디큐브거제백화점으로 새단장했고 그간 분양자들에 대한 계약해지 및 해지철회 소동이 이어지며 분양자들이 고통을 겪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