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이 작품은 지난 주 20일 끝난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부대행사로 치뤄진 '한청서맥전' 에 출품했던 전시 작품이다.
고려 예종 때의 시인 형양 정습명 선생의 <석죽화>란 시를 금문서체로 옮겼는데 석죽화는 요즈음의 패랭이 꽃을 일컫는다.
형양 정습명 선생의 시 석죽화 해설서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란꽃을 뜰안에 심어 놓고 그 붉고 화려한 꽃처럼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으면 한다. 그렇지만 가녀린 꽃 잎과 분홍의 색조를 띤 화려하지 않은 패랭이 꽃은 아무도 뜰안에 심어 두려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소롯이 피었다가 맑은 향기 머금은채 조용히 지는 패랭이꽃, 패랭이 꽃은 부끄럼타는 순진한 산골 소녀같고 모란꽃은 짙게 화장하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탈랜트 같다고 표현하는 이도 잇다.
다들 잘났다고 아우성인 사람들은 패랭이꽃을 뜰에 심어놓고 보아 줄 일이 없고 구석진 들판에서 피는 패랭이 꽃의 향기는 시골농부가 그 주인이라 했지만 늘상 농사일에 바쁜 농부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결국 패랭이꽃은 저 혼자 피었다가 질 뿐이다. 남이 보아주고 안보아주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예쁜 꽃잎 피우고 맑은 향기 바람에 흩날릴 뿐이다.
형양 정습명 선생은 이 詩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세상에 보여 주었다. 세상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아도 그 내면의 세계를 가만히 이 시를 통해 보여 주었고 그 패랭이꽃이 바로 자기자신이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이제는 상관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향기를 간직하겠다는 뜻을 세상을 향해 말
진영세씨
한 것이다.
선생의 깊은 정신세계에서 고결한 인품을 읽을 수 있어 스스로 잘났다고 외쳐대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우리 지역에도 패랭이꽃 처럼 맑은 향기 머금고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아울러 온갖 밤 벌레 소리들리는 이 깊은 가을 밤에 지척에 게시지만 국정 김현봉 스승의 가르침과 능곡 이성보 선생의 때묻은 모자와 못박힌 손이 더욱 그립다. <해범서예교실 원장/ 서예가>
진영세 선생님! 작품속에 향내가 나네요...
온 우주 삼라만상이 하나인데... 그것을 모르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소 그려...
해범 선생님이 찾는 참사람은 고요한 마음의 눈으로 보면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어요.
해범/국정/능곡/... 단지, 참 모습을 드러내 놓지 않을뿐, 패랭이 꽃처럼 말입니다.ㅎㅎㅎ신고 | 삭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