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약도 약속이면 지키는 것이 도리였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약속을 하게된다. 시간,돈,사업,애정, 정치 등 많은 약속을 하지만 다 잘 지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모두들 지키려 애쓰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의리있는 사람, 제대로 된 사람으로 통한다.
하물며 그 약속이 정치적인 약속일때는 신의있는 사람으로 존경 받지만 특히 정치인들은 자기 욕심 때문에 신의를 저버리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 우리는 그들을 '해바라기 정치인','배신자'라는 표현까지 하며 비난한다. 그 약속이 비록 법률로 규율할 수 없는 문서이거나 구두약속 일지라도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것을 옛부터 존중해 온 것이다.  

거제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가 지난 8일 투표결과 이영신의장이 재선된 가운데 후반기를 이끌 원구성이 끝났다. 당초 3명이 의장석을 향해 도전장을 냈고 그런 와중에 2사람이 협력한다면서 튀어 나온 소문이 초선 일색의 후반기 원구성과 제비뽑기식 협력 관계 악수였음이 전해져 세상을 새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혹자들은 의회 의원들의 자질론 까지 거론했었고 의장이라는 위치가 지역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크다보니 의장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면서 제일 중량있게 나온 것이 '각서설' 또는 '밀약설' 이었다.

전반기 의장단 선거때 15명 의원 중 6명이 출마의사를 비춰, 후보 난립으로 인한 갈등을 막고자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조율, 3명으로 후보가 압축했고 당시 출마했던 후보들은 후반기 의장단선거에는 출마를 않겠다는 약속의 뜻으로 서명문건(9명서명)이 작성됐으며 이 문건은 이번 의장선거 직전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이 문건에 대해 “자신은 서명을 한 적이 없다. 의장은 갈라먹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전반기 의회운영에 따른 풍부한 경험을 내세워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당선됐다.

이번에 도전장을 낸 권순옥. 윤종만 의원은 전반기 의장 선출 때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당시 조율로 뜻을 접었으며 이번에 도전했으나 스스로의 능력 탓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도전에 실패했다. . 그러자 주변 관전자들은 이의장이 당선 여부를 불문하고 출마자체로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당선 이후 의원 상호간 갈등설과 이의장에 대해서는 '신의없는 사람' 이란 비난과 함께 혹독한 저항을 예고 했었다.

의장선거 며칠전 사석에서 만난 모의원은 분명히 전반기 의장단 선거때 이의장이 자신과 또다른 의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후반기 의장선거 때는 출마치 않고 모의원을 밀어주겠다는 밀약(?)을 한바 있었는데 지금 그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을 한다며 흥분했다. 그러한 사전 조율 때문에 사실은 고인이 된 전 K부의장과 개인적인 친분까지 벗어버리고 대의를 쫒게됐다는 후일담을 털어 놓기도 했다.

 반면 이의장은 이 사실을 한마디로 '기억없다'로 부인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지난날 주류. 비주류의 동맹.적대관계가 지역 정치의 저해요소로 작용하는 폐해를 되풀이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지를 약속 받았던 당사자도 전임 모의장과의 회동시의 이의장의 약속을 굳게 믿었다고 했다.

비록 보통사람들의 작은 약속까지도 중요시하는 세상인데 약속이었는지 밀약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들로 부터 확답받기 곤란하겠지만 이는 밀약도 약속인 만큼 지켜지는 것이 도리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흠집내기로 또는 명분만 내세워서 우선은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나 세월은 진실을 밝혀주게 돼 있다.

하기사 정치인들은 약속을 져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몰입해야 출세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그 쯤의 약속이야' 할지 모르겠으나 거제시는 생각보다는 좁은 동네란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런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 바라지만 벌써 선거 후유증이 감지되고 금품수수설,  단체장 영향력설  등 심한 갈등이 흘러나온다.

 매듭은 묶은 사람들이 스스로 풀어야 하고 이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는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