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伏魔殿)이란 마귀가 숨어 있는 전당(殿堂)이라는 뜻으로  번지르르한 명목 아래 끊임없이 음모가 꾸며지고 있는 ‘악(惡)의 근거지’를 뜻하는 말이고, 판도라의 상자(Pandora―箱子)는 제우스가 인간의 모든 죄악과 재앙을 넣어 판도라에게 주었다는 상자로 판도라가 호기심으로 상자를 열자 모든 재앙이 쏟아져 나왔으나 희망만은 그 속에 남아 있었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거제시의 말많고 탈많았던 '소니케이션사건'이 드디어 검찰이 조사를 시작하므로서 이제 막 뚜껑이 열리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됐지만, 먼저 조사를 했던 거제시의회는 그걸 둘러싼 내용을 복마전으로 보고 추적내용을 발표했었다. 그 복마전은 정치적 음모, 윤리적 착오, 공직사명감의 부재로 복잡할 뿐더러 엽기적이기조차 하다는 것이 더욱 기가찬다.

이 사건의 주 내용은 '지난 96년 2월 매립 만장된 사등면 사곡리 산 1-5번지 일원 비위생매립장 침출수가 바다를 오염시켜 이의 처리를 위해 2002년 3월 4일 준공한 정화시설 '소니케이션(초음파분해)' 이 제기능을 못한채 고철덩이로 변하면서 예산 9억6천만원이 낭비됐는데 그 공사진행 전말이 너무도 어이없는 부실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된 것이 없고 무책임, 부도덕, 공무담임에 대한 사명감을 의심케만 하는 짜맞추기, 덮어두기, 안챙기기, 관례의 상습화 연속이어서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를 크게 실추시킨 전형적 부정사례다.

첫째로 이시설의 도입과정과 용역계약의 의문이다. 당초 시는 (주)도원엔지니어링의 용역이  r/o시스템에 비해 운용경비가 덜덜고, 국제특허시설이라는 점과 이 시설 채택의 주된 권유자가 경남개발연구원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해 왔었다.

그러나 의회 조사결과는 경남개발연구원은 침출수 차단막시설에 대한 견해만 제시했고 처리공법문제는 언급치 않았다 했고 (주)도원측은 차단막시설과 소니케이션 장비는 불가분의 같은 개념이었으나 실제 시공실적과 시험가동 결과는 알수 없었으므로 과업지시가 꼭 필요했는데 분명한 과업지시가 없는 속에 설계하게됐고 발주처에는 이런 의견제시를 했는데도 시가 이 시설 채택을 강행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당초 3천만원이하로 수의계약했으나 그 후 의례 그렇듯이 추가 설계변경 명분으로 재계약 해 결국 용역비 1,650만원이 증액된 4,730만원을 챙겼다.

(주)도원은 AMT(분자분해 종합 수처리), RO(역삼투압식), Sonication(초음파분해식) 자체분석자료에서도 국내적용실적 부재 등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 공법을 권했고 지질조사 추가 6공 시추결과보고 내용도 아리쏭하다. 

둘째, 시공사와의 공사계약을 왜 공개 입찰에 부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시행부서가 공개입찰 등 3개안을 마련하고도 수의계약을 했고 또 침출수차단벽 시설(특허공법) 4억1천5백만원과 소니케이션설비 5억4천만원이 분리됐음에도 9억2천8백만원에 일괄해 수의계약했다.
이 점은 당시 시장에게 도의원이었던 분이 업자를 소개했으므로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했을 개연성이 크고 또 그런 속에 무리수가 강행됐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조사에 임한 한 의원의 견해이기도 했다. 
 
셋째 엉터리 감리다. 책임감리원이 토목전문기사면 기계시설부분은 기계감리사가 챙기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인데 기계감리사는 이 시설에 자신이 감리자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른채 기계감리는 이뤄지지 않았으면서도 감리서류가 완성됐다.

넷째, 시험가동기간 미준수다. 시방서상 60일 이상 시험가동하게 계약된 것을 45일간만 했고 했고 그것도 하루 8시간 가동 곱하기 3으로 해서 45일간의 평균치를 계산했으며 그래도 1일 50톤 처리에 덕없이 미달됐으며 수질검사결과 암모니아성질소 3배 무기성질소 1,5배 수치를 보완엾이 그대로 억지 준공한 이유를 감리자는 묵묵부답이었다.

다섯째, 이런 모든 문제점을 실무공무원들이 현장 시공책임자들로 부터 보고받아 알고있었고  결재과정을 통해 상부에 전해졌는데도 이상없이 준공서류는 결재되고, 돈은 지급돼 짜고하거나 덮어두기가 아니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판도라의 상자처럼 줄줄이 모순투성이만 쏟아져나온다.

여섯째, 이러한 문제가 발생된 이후에도 사후 처리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의회 조사시 까지도 시공사들은 부도후 조사 불능이라는 이유만 내세우고 조사가 이뤄지지 아니하도록 했고 담당공무원이 바뀐 점과 책임자들이 자리를 바꿨다는 점만 강조되며 감사나 조사는 솜방망이로 변했고 실무진들의 경징계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내세워 교묘히 빠져가려는  치밀함까지 엿보인다.

복마전에서는 판도라 상자를 아무리 열어봐도 모순만 있을 뿐 희망이나 개선 책임 규명이 없었는데 이제 모든 것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로 밝혀질 것으로 믿지만 시는 결코 이 일이 거제시의 명예를 손상한다는 이유로 덮어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잘못된 환부는 반드시 도려내 치료를 해야하고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선량한 많은 거제시공무원들에게 이 글 중에 '복마전'이란 표현을 써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이 사건경위 만큼은 '복마전'이란 표현도 무리가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伏魔殿(복마전)이란?
《수호지(水滸誌》에 나오는 말이다. 북송(北宋) 인종(仁宗:1010~1063)
때 일어난 일이다. 온 나라에 전염병이 돌자 인종은 신주(信州)의 용호산(龍虎山)에서 수도하고 있는 장진인(張眞人)에게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기도를 올리도록 부탁하기 위해 홍신(洪信)을 그에게 보냈다. 용호산에 도착한 홍신은 마침 장진인이 외출하고 없기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복마지전(伏魔之殿)’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전각을 보았다. 이상하게 여긴 홍신이 안내인에게 무슨 전각이냐고 물으니 안내인은 옛날에
노조천사(老祖天師)가 마왕을 물리친 신전으로,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홍신은 더욱 호기심이 발동하여 안내인을 거의 위협하여 열게 하였다. 문을 열어 보니 신전 한복판에 석비가 있었는데 그 뒷면엶드디어 홍이 문을 열었구나’ 라는 글이 있었다. 홍신은 마왕이 석비에 있다고 생각하여 어서 석비를 파내라고 하였다.
 한창 파내어 들어가자 갑자기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다가 금빛으로 변하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린 것이었다. 이에 홍신과 안내인들은 넋이 빠져 있었다.  때마침 장진인이 돌아와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르셨군요. 그곳은 마왕 108명을 가두어둔 곳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그들은 머지않아 나라에 큰 소동을 일으킬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장진인의 예견은 1121년에 송강(宋江)이 농민반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증명되었다.  이처럼 복마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악의 소굴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부정부패, 비리의 온상지를 보통 복마전이라고 한다. 이는 떳떳하지 못한 짓을 저지르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