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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수필:배복희]'편견'수필가/수필과 비평 신인상 수상
서정자  |  jj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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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26  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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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견
                                                              배 복 희
   
 
고양이는 자기를 싫어하면 해코지를 하는 동물로만 알았다. 그래서 더욱 다가가기 싫었다. 그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다. 시골이 고향인 나는 동네의 누군가에게서 그 말을 들었을 게다. 그때부터 시작된 고양이에 대한 편견은 단 한번도 고양이를 향해 마음을 열지 않고 살았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여행도 좋지만, 객지 생활하는 딸을 만나는 것도 좋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하며 지내다 보면 새로운 활력이 되기도 한다.

객지에서 지내는 딸에게 며칠 가 있기로 했다. 그런 생각으로 일상을 벗어나 찾아든 곳이 딸아이 집이다. 마중 나온 딸과 집을 들어섰을 때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노란 점박이 들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인다. 나는 자지러지듯 소리를 질렀다. 거의 매일처럼 전화를 하는데도 감쪽같이 숨겨온 딸이 얄밉기만 하다. 집에 오는데 졸졸 따라오기에 데려다 기르게 되었단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엄마에게 둘러 댄 말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렇게 몇 시간이 흘러갔다. 잔뜩 긴장한 탓에 딸을 만난 기쁨도 무색해져 있었다. 고양이 때문에 긴장의 자세를 취하고 있느라 모녀간 상봉의 기쁨을 나눠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겸연쩍기도 했다. 잔뜩 긴장한 엄마에게 딸은 딸대로 미안한가 보다. 경계의 눈을 풀고 딸을 보니 고양이를 끌어안고 있다. 그런 딸에게 정말 고양이가 따라오더냐고 물었더니, 일주일만 데리고 있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았다가 키우게 되었단다. 딸이지만 이해할 수 없다. 딸이 집을 비우면 고양이와 나만 있을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부터 고양이와 며칠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고양이도 나도 서로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나는 최대한 고양이가 무관심하도록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고양이가 내 주위를 돌면 전신이 오싹하는 소름이 끼친다. 하필이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니. 내 옆으로 다가올 때마다 움찔움찔 놀라느라 그때마다 긴장을 해야 했다. 그런 엄마 옆에서 딸은 고양이를 챙기느라 바쁘다. 고양이는 이런 내 마음을 시험이라도 하듯 주위를 돌곤 한다.

그러다가 가까이 다가와서 꼬리를 슬쩍 치기도 한다. 그 감촉이 부드럽다. 자고 있는 얼굴에 코를 문지르고 달아난다. 차갑다. 딸과는 장난도 곧잘 친다. 점프도 한다. 축구를 하느라 온 방안이 운동장이 되기도 한다. 살찐 몸으로 축구를 하는 고양이를 넋을 놓고 본다. 작은 단추 하나에 초점을 맞추느라 육중한 몸의 자세를 이리저리 잡아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묻는다. 고양이의 태도에 거의 반사적 반응을 보이던 내가 조금씩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앉아있는 노랑색 점박이 등을 만져보고 싶다.

딸의 손등 위에 내 손을 얹고 고양이 등을 살짝 만져본다. 가만히 있는 틈을 타서 다시 만져본다. 등을 두 번 세 번 쓰다듬어 본다. 참 매끄럽다. 고양이를 향해 내 마음을 조금씩 열고 보니 고양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오래도록 싫어하고 멀리 했던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걷어지고 있다. 고양이의 모습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이름이 호박이라고 했다.

이름을 불러본다. 나를 향해 눈을 찡긋한다. 고양이 키스가 분명하다. 나도 눈을 찡긋한다. 내 뒤에 와서 앉기도 한다. 모른 척하고 있지만 고양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본다. 솥뚜껑 위에 쥐를 갖다 놓으며 해코지한다는 편견을 갖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행동이 최대한의 사랑 표현이란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그렇게 오래도록 일방적인 마음으로 싫어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먹이를 주인이 즐겨 사용하는 솥뚜껑 위에 둔다는 것을 이해했더라면 그토록 많은 메시지를 보내는 고양이를 보면서 사랑스런 눈빛으로 대하지 않았을까.

내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세상을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으로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지내고 온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한번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짚어보고 달리 생각해 봤더라면 닫혀 있는 마음으로 이렇게 오래도록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아도 되었으리라.나는 오늘도 딸에게 전화를 한다. 노란 점박이 고양이의 안부를 묻는다. 딸에게 손 전화를 고양이의 귀에 대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야-옹.

• 약력 •
*경남 남해 출생, 수필가
*거제대학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수료
*수필과 비평 신인상 수상
*계룡수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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