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장승포로 집단이주한지 이제 100년이 넘었다.
장승포는 1910년 일제에 의해 식민지로 침탈 당하기 전인 1904년 일본 어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시작으로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일본의 몰락한 자본가들이 대거 장승포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기계화된 발동선을 이용, 우리네 어장들을 잠식하면서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식민지 도시를 넘어 일본식 도시로 만들어 갔다. 
특히 경남·부산지역의 일본 수산인들 가운데 유명한 가이시 겐타로(香推原太郞)와 오따 슈지로(太田種次郞) 등이 이주민들을 이끌고 오면서 초기 근대자본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팽창시기를 맞게 된다.

1910년 이후 장승포는 일본인 거류민단이 형성되면서 이리사무라 일본인회(1907), 콘비라 신사(1907년), 이리사 우편취급소(1876년), 이리사 심상소학교(1906년), 장승포 수산어시장(1907년), 장승포순사주재소(1906년), 장승포 금융조합(1920), 장승포 어업조합(1920년), 거제경찰서(1936년) 등 관공서 건물들이 즐비하게 된다. 반대로, 우리의 선인(先人)들은 주권과 자주, 심지어 대대로 살아온 터전마저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고 이에 장승포 주민들은 일제에 항거하게 된다.

장승포 100년, 일본 식민지배에 저항한 민중의 역사!
이번 사진전은 장승포항을 중심으로 100년 전 모습과 60년대 일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거제는 용남군과 통합, 통영군으로 불려지면서 경남 제1일의 수산도시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는데 그 견인차가 된 곳이 장승포를 중심으로 하는 능포, 아양, 아주, 옥포, 조라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장승포와 능포는 일본인 거류민들과 일본인 어장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아양·아주·옥포는 조선인 항일운동가들이 이름을 떨친 곳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따라서 장승포 사람들은 일본인 자본세력과 대항하는 운동을 펼쳤다.
장승포와 아양 사람들은 3·1민족해방운동을 시작으로 농민·어민·노동·민중야학·문화·사상운동을 전개하다가 투옥되어 옥고를 겪으면서 반제·항일정신으로 해방될 때까지 목숨을 걸고 싸웠다.

이런 정신에서 많은 민족해방운동가들은 친일파들로 득세하던 장승포 이리사무라(入佐村)를 멀리하고 영원한 해방구 아양과 아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일부 거제 사람들은 1907년 건립된 콘피라신사에서 씨자총대(氏子總代)를 맡으면서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옹호, 전쟁터로 나가자고 외치곤 했다. 또한 장승포어업조합 관계자들은 총대와 이사, 서기 등을 맡으면서 '수산보국(水産報國)'을 외쳤다. 이운공립보통학교의 다수의 훈도들은 순박한 어린 학생들을 이용하여 신사참배를 강요하거나 '창씨개명'과 내선일체(內鮮一體)'에 나서도록 선동·선전하였다.

1945년 8월 16일 이리사무라 일본인들과 일제 경찰들은 치안대에 참여한 인사들을 무력진압, 거제경찰서 유치장에 감금했다. 장승포 사람들은 해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서와 관공서를 접수했다.
이에 이리사무라 일본인들은 지심도 해군통신대로 달려가 부산에 주둔중인 적기부대에 연락하여 "우리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말하고 치안대를 진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결국 치안대에 나선 항일운동가들은 체포, 구속되었다. 다음날 경남건국준비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을 파견, 모두 석방되었다.

뒤를 이어 장승포 인민위원회가 행정과 치안을 통치, 미군정 실시, 48년 정부수립, 5.30 총선거, 한국전쟁, 거제군 복군, 63년 장승포 산사태 등, 실로 수많은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이 모든 역사는 장승포를 중심으로 살아 왔던 수많은 민중들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주최로 열린 이번 사진전은 장승포를 중심으로 아주·아양·옥포·능포 지역의 도시변화, 거제사람들과 일본인 교육환경, 지금은 사라지고 있는 장례와 결혼식 모습, 다양한 문화 행사, 민중생활경제, 달라진 교통, 살아 숨쉬는 저항의 역사 등 5가지 분야로 나누었다.

 더욱이 지난 100년의 장승포 모습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외세의 침략으로 무너졌던 우리 장승포 민중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역사적 교훈을 찾는 자리로 삼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