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와 거제수협이 대구 금어기에도 불구하고 어민 소득향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불법어획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어기 대구 어획도 호망어업권자에게만 일정량을 어획할 수 있게 허가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어민들은 현실적이지 못한 대구 금어기 설정으로 불법 어획과 불법 위판이 난무하고 어민들간 갈등을 부추기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업을 포기한 어선들이 외포항에 대거 정박해 있다.

금어기 불법어획과 관련해 민원이 발생, 어민들간에 마찰이 일면서 지난 7일 외포위판장 경매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 대구주산지인 거제시 외포항이 대구전쟁터로 변했다.

말썽이 확산되자 외포항 인근 80여호의 대구 호망어민들이 지난 5일부터 출어를 거부하며 위판을 포기했다. 자망 등 다른 어구를 사용하는 어민들은 자망에 혼획된 대구의 위판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중매인들이 어민들간 마찰을 우선 해소하자며 경매자체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자망어업인들도 7일 위판을 포기했고 8일에도 일부 어민들만 위판에 참여했다.

조업포기와 경매 거부로 텅빈 외포위판장

마찰의 발단은 현실적이지 못한 대구 금어기 설정과 불법 어획, 어구에 따라 차별을 두고 있는 어획허가 등이 원인이다

정부는 대구 산란기인 1월 한 달을 금어기로 정하고 대구수정란 방류사업을 위해 어미대구의 선도 유지가 가능한 호망어업인들에 한해 금어기 해제허가를 줘 호망허가 1건당 한 달 동안 700마리의 대구를 위판장을 통해 거래할 수 있게 했다. 수정란 채취를 위해 최소한의 대구를 어획하면서 방류사업에 활용할 수 없는 대구는 거제시로부터 반출증을 받아 위판할 수 있게 한 것.

그러나 호망업자들은 금어기에도 어획가능한 어획량을 크게 초과해 대구를 잡는가 하면 허가권역을 벗어난 지역에까지 호망을 추가설치하는 등 마구잡이로 대구를 어획하고 있다. 호망 1건당 하루에 잡는 대구만해도 수백마리에 이른다.

또 거제시는 인원부족 등으로 어획량을 일일이 점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어민들이 신고한 어획수 만큼 반출증을 발급하며 불법어획을 묵인하고 있다. 금어기 대구잡이를 단속해야 할 기관이 돈벌이에 급급한 어민들의 불법조업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구 위판업무를 맡고 있는 거제수협은 금어기 대구 위판량을 축소하기 위해 불법어획된 대구를 잡어 등으로 어종을 조작해 위판기록을 작성하는 등 불법위판을 자행하고 있다.

불법이 난무한 것은 대구가 회귀성·계절성 어종인데다 금어기까지 설정, 대구잡이를 할 수 있는 기간이 겨울철 두 달 정도에 불가해 어민들은 이 때 한몫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법은 수년간 관행처럼 지속돼 온 사안으로, 이제는 어민 스스로 자정하면서 금어기 축소 등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망어업인들이 위판장 사무실에서 대구 불법어획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자망어업인들은 "금어기에는 대구가 어구에 걸려들어도 합법적으로 판매할 방법이 없어 몸 값 귀한 대구를 버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자망어업인들도 호망어업인들과 동일하게 방류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하든지 혼획된 대구를 위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어 "대구철이면 위판장이 대구만을 위한 위판장으로 변해 자망어업인들이 위판한 잡어들은 위판시간이 뒤로 밀리는 등 찬밥신세"라며 "대구를 위판시키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적은 물량인데도 경매까지 늦어져 생선의 선도까지 떨어지니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호망어업인들도 "대구금어기에 위판할 수 있는 경매물량이 터무니없이 적고 금어기도 너무 길다"며 "대구 회유량이 늘어난 만큼 금어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위판량도 늘려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자망어업의 경우 수정란 방류에 활용되는 어미대구의 선도 유지가 어려워 선도유지가 가능한 호망어업에 한정해 어획량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금어기를 해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대구 어획금지 기간도 수산자원 보호 차원에서 법으로 정해져 기간 축소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협 한 관계자는 "대구 금어기 위판 논란과 불법 호망 설치 및 불법 어획문제는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며 "이번 계기에 바로잡아야할 것은 바로잡고 고칠 것은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획된 대구

*자망과 호망
자망이란 수산업법 제41조(허가어업) 제①항 총톤수 8톤 이상의 동력어선(動力漁船) 또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어업조정(漁業調整)을 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총톤수 8톤 미만의 동력어선을 사용하는 어업(이하 “근해어업”이라 한다)을 하려는 자는 어선 또는 어구마다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전해져 있으며 수산업법 시행령 제24조(근해어업의 종류) 제11호 근해자망어업: 총톤수 8톤 이상의 동력어선으로 유자망 또는 고정자망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수산업법 시행령 제25조(연안어업의 종류)에는 연안자망어업: 무동력어선 또는 총톤수 10톤 미만의 동력어선으로 유자망 또는 고정자망을 사용하여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

반면 호망은 수산업법 제41조 ③항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어업을 하려는 자는 어선·어구 또는 시설마다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정 2010.1.25] [[시행일 2010.4.23]]제1호 구획어업: 일정한 수역을 정하여 어구를 설치하거나 무동력어선 또는 총톤수 5톤 미만의 동력어선을 사용하여 하는 어업. 다만,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어업으로 시·도지사가 「수산자원관리법」 제36조 및 제38조에 따라 총허용어획량을 설정·관리하는 경우에는 총톤수 8톤 미만의 동력어선에 대하여 허가할 수 있다는 정치성 구획어업이다. 또 수산업법 제시행령 제26조(구획어업의 종류) 제 5호에는 승망류어업: 호망·승망·각망을 설치하여 수산동물을 포획하는 어업이라고 정해져 있어 호망은 대구만을 주로 어획하는 면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