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사람들 > 계룡수필회 '수필산책'
[계룡수필:박춘광] '인내심(忍耐心)'
박춘광  |  geojetime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1.28  11:43:2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박춘광
괴로움이나 어려움 등을 참고 견디어 내는 마음이 바로 인내심이다. 어제 내가 감수하기에는 너무도 큰 자존심을 상하는 일을 당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버럭 화를 냈다.

참지 못할 흥분이었지만 면전이 아닌 탓에 나의 격분은 한층 더 심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만 자책하는 마음이 생겨서 분한 마음을 상쇄시키고 있다. 내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인격적 평판이 나빠지게 되는 일을 당했기 때문이다.

상대들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를 되풀이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버린 사실에 나는 그저 허탈하기만 하다. 그럴수록 화만 더 났다.어려운 일을 당할 때 참고 견디어야 하는 고통을 불가에서는 기도 도량으로 평정을 찾으라고 교훈하지만 범인에 불과한 나로서는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일 중에 하나다. 그저 시간만 가면 물 흐르듯 잊혀 지겠지 하면서도 가끔씩 반추되는 음식물처럼 역겹다. 정말 이럴 때도 ‘성인군자가 따로 있을까?’ 싶어진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남는 결론이 ‘나는 왜 이렇게 작아지는 걸까?’하는 자책감이다. 포용해서 너그럽지 못하고 속세 작은 이해에 이렇게 앙탈까지 부리고 있는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 했는데 화라도 내어야 속이 반쯤은 편해질 것 아니냐는 논리로 화를 내긴 하지만 역시 마음 속 남은 상처의 흔적은 지워지질 않는다.

일일이 소상하게 설명할 수도 없는 답답함에 속을 더 끓인다. 궁여지책으로 마음의 평정을 얻고자 머릿속에 그린 것이 기도하는 마음을 생각한다. 지난 해 어느 날 모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병문안 차 갔을 때 늙은 어머님 뺨을 부비며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 모아 간절한 기도를 드리던 젊은 아들의 모습을 생각했다.

생사여부를 가름 짖지 못하고 망연히 누워있는 어머님 앞에서 기도하던 자식의 간절함에는 이러한 분노도 욕심도 없었을 것 아니냐. 오로지 우리 인간에게 고귀한 생명의 소중함과 진한 모성애만이 전부 이였을 것이다.

사람은 바뀌어도 세상은, 자연은, 이치대로 계속된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밤이면 어두워지고, 바람이 일고, 물이 흐르는 대자연의 섭리는 변치 않으리라.이 세상 많은 사람 중에 나 하나 쯤 빠져 나가고 없어도 이 거리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면서 역사는 이어질 것이다. 분노의 격랑이 가슴 속에 불을 질렀다, 끗다가를 되풀이 할 때 마다 나는 평정의 중요성을 거듭 생각해 본다. 살아오는 동안의 많은 꼬인 일들도 지나가면 다 허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엄연히 지득한 상식이지만 지금의 이 화난 심정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내가 못난 탓이요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인격 때문이리라. 60대 중반을 넘긴 이 나이에도 세속의 고뇌를 털어내지 못하는 속물적 찌꺼기가 있는 탓이 아닐까? 그렇다고 상대방이 모멸을 주어도 허허 웃으면서 그저 참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내 속에서는 분노와 인내의 두 감정이 심한 격랑을 일으키고 있다.

밤이 낮을 사랑하듯이 결코 하나로만 합칠 수 없는 감정의 기복. 영원히 반복되는 고뇌 앞에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 것일까? 흔히 영웅은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이기고 마침내 자신을 넘어선 사람이라는데 영웅이 못되는 나는 열 가지 이상 자연의 소리라도 듣고 싶어진다.

우리 삶에는 ‘잊어라’, ‘용서해라’는 말이 있다. 그런 말들을 이 순간에 대내이면서 나는 이런 격언을 생각한다. 한순간의 중요함을, 한 선택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겠다. 영국에서 전해져 오는 속담에 “못 하나가 빠져서 편자를 잃고, 편자가 없어 말을 잃고, 말이 없어 기수를 잃고, 기수가 없어 전쟁에 지고, 전쟁에 져서 왕국을 잃는다”. 는 뜻을 새겨본다.

이 화냄으로 인해 나의 근본을 잃지는 말자. 오늘 이 평정심의 상실로, 인내심의 비천함이 영원히 나에게 인격적 수렁을 만들어선 안 되겠다. 무엇이 진정 옳은 것인가를 그 누구도 말할 수 없겠지만 선택 역시 휘청거리는 이 순간을 나는 맞고 있는 것이다.  인내심이란 이름으로...

박춘광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박사장 2014-01-25 18:02:18

    찬찬히 읽어보니 참 글은 잘썼습니다. 하지만 글과 필자의 심성이 전혀 안맞을때 독자들은 실망을 하게됩니다. 이 글처럼 잘 안되더라도 최소한 이해가 되는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 까요. 언행일치라는 말이 정말 어렵지요. 이제 새해도 됐고 나이도 나이인만큼 좀 신중하고 무거운 처신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건강하세요신고 | 삭제

    • 거제시민 2013-12-03 16:35:28

      나무는 가만히 있어도 바람이 가지를 흔든다 했습니다. 튼튼한 뿌리가 있으니 가지를 흔드는 똥바람쯤은 굳건히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누가 왜 뭔땜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안타깝네요....신고 | 삭제

      최신 인기기사
      1
      거제도 뚫렸다…동남아 여행 다녀온 34세 여성 '코로나' 확진
      2
      거제시 코로나 첫 확진자 30대 여성 동선 공개
      3
      거제시, 구미·김해시 확진자 거제 관련 동선 공개
      4
      이기우, "거제시 예산 2조원 시대 열겠다"
      5
      [기고] 코로나19, 선제적 예방 및 대응 필요하다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경남 아009호 | 등록연월일 : 2005년 11월 10일 | 제호 : 거제타임즈 | 편집인 : 박현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현준
      발행인 : 김형택 | 발행연월일 : 2003년 4월 16일 | 발행소: 경남 거제시 서문로 72 (고현동) 태원회관빌딩 6층ㅣ전화: 055-634-6688 / FAX: 055-634-6699
      Copyright © 거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문의메일 : geoje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