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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김형석]'한양성곽 주변을 소요유하며 마음의 성(城)을 허물다'김형석 / 종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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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9  09: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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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던 시인의 고향인 섬과의 인연이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한 시인이 걸었던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청운동 언덕을 걷다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영혼’을 만나기 위해 문학관을 찾았다.

지역 문화마케팅도 빠르게 진화하지만, 대한민국 공공건축도 창의적 상상력과 철학을 담은 차별화 된 조형 공간으로 열리고 있다. 지역 정체성과 잘 어울리는 ‘문화의 바다로 항해하는 돛단배’ 형상의 이미지, 거제문화예술회관 위용에 반해 도시에서 온 우연한 여행자를 그 섬에 눌러앉게 한 장석웅 건축가의 작품 이후 오랜만에 마음에 다가오는 건축미를 만났다.

   
▲ 문화의 바다로 항해하는 범선 이미지, 거제문화예술회관
윤동주문학관은 작지만 큰 문학쉼터이다. 용도 폐기된 수돗물 가압장과 대형 콘크리트 물탱크를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재탄생시킨 도시 재생 성공사례 건축물이다. 여백의 미가 살아 있는 공간 구성과 스토리텔링 활용한 전시로 민족시인의 삶과 문학이 잘 녹아 있었다. 역발상의 이소진 건축가는 도시의 흉물이었던 폐허의 부활을 통해 ‘남의 나라에 살아야 했던 시인의 슬픈 천명을 노래했던 모국어’를 담백한 현대건축 언어로 담아 문학을 사랑하는 방문객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었다.

오래전, 창조형 인간이 아니라 토건 위주의 문화 풍토에 대해 유명 건축가와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대형 건축물 조성 시 건설회사는 우대하고 건축가는 소외시키는 물질만능시대 한국의 비문화적인 현실이 건축계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 현장에 만연하다며 함께 공분했었다. 흡사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보다, 그 그림을 그린 캔버스나 유화물감 회사를 추종하고 존경하는 격이라면 논리의 비약일까? 이런 척박함을 이겨내고 인간의 무궁무진한 창의력은 ‘윤동주’라는 콘텐츠로 도시의 삶에 지쳐 구겨진 영혼에게 잠시나마 감동과 힐링을 선물한다.

   
▲ 윤동주문학관의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아름다운 금수강산 어디를 가도 꿰면 보배가 될 스토리와 문화재가 넘치지만, 서울 종로구는 ‘문화유산 테마여행의 실크로드’이다. 인왕산 주변 둘레길만이라도 잠시 걷다 보면 몸살 나게 그리운 위대한 영혼들의 많은 이야기와 만난다. 훈민정음 창제로 애민정신의 성군 세종대왕 생가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수성동 계곡’ 그림을 그린 곳, 안평대군이 자신의 꿈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감상한 무계정사 터,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을 읊었던 언덕에 지은 문학관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서울생태문화길을 천천히 소요유 하다 보면 흥선 대원군이 난을 치던 석파정, 인조반정의 반정군들이 칼을 씻던 세검정, ‘한국의 체 게바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한국화의 거장 박노수 화백 가옥을 활용한 미술관, 여류시인 노천명과 시인 이상 집터, 추사 김정희 별장터, 송강 정철 생가터, 권율 장군과 백사 이항복 집터 ‘필운대’, 화가 이중섭과 소설가 현진건 가옥터 등 살아 있는 역사문화와 인문학의 보고를 조우하는 즐거움이 있는 한양 도성길이다.

   
▲ 윤동주문학관/ 이소진 건축가(아틀리에 리옹 서울) 작품/ 클라이언트:종로구청
서울 종로구는 조선 600년의 고도로 세계문화유산 종묘를 비롯해 서울 5대궁 중 덕수궁을 제외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의 4대궁과 국보, 보물 등 서울의 문화재 25%, 미술관, 박물관 38%를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의 중심지이다. 이 덕분에 작년 한류 영향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한 1,1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70% 이상이 종로구의 고궁과 인사동 문화거리, 북촌 한옥마을, 대학로, 청계천 등을 찾았다고 한다. 특히 그 중 외국관광객 162만 명이 공연을 관람했다니 공연장 증설도 중요하지만, 개성 있고 다양한 문화콘텐츠 창출이 더 시급하다.

시대처럼 올 문화 융성의 아침! 세검정에서 칼을 씻은 반정군처럼 비장하게 창의문을 지나며 자문했다. “내가 가면 길이 되고 역사가 된다.”라는 유일무이 상상력과 사유의 패기를 가진 문화창조자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그 가치가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아! 오고 있는가?

   
▲ 거제문화예술회관/ 故 장석웅 건축가(아도무건축) 작품/ 클라이언트:거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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