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 유사행위 조사해 경제질서 바로잡아야
'가진 자'만 보호한다면 "경제민주회" 말로만 끝날 수 있어
'을' 소상공인들 피눈물 정부가 닦아주어야 진정한 민주국가로 간다.
국내굴지의 재벌인 LS그룹 계열사인 (주) E1의 최근 경남통영가스충전소 전세임대차계약 갱신 과정에 드러난 횡포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커다란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을의 설움에 시민적 공분까지 사고 있는 것이다.

가스충전소 주인인 신씨는 지난 달 30일 7년간의 전세계약기간이 끝나게되어 재계약을 준비했다.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20억원은 이미 다른 사업자금으로 모두 사용해 버린 상태에서 거액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않았다.  또다른 이유는 E1측과 지난 7년간 아무런 알력없이 잘 지내왔으며, 직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의 사회변화와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재계약 조건으로 200만원 정도의 월쎄를 제시하자 E1의 태도가 돌변했다. 신 씨의 이같은 조건제시는 임대차 관계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어디까지나 상호 협의에 의한 상거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E1측은 지주의 재정상태를 꿰뚫고 있던 탓인지 "계약 만료일까지 20억원의 보증금을 돌려주던지 아니면 보즘금을 3~4억 각아야 재계약을 할 수 있다"고 되레 압박했다. 주객이 전도된 양상은 누가봐도 재계약을 계기로 E1이 부리는 얄팍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신 씨가 7년전에 받은 20억원 보증금을 마련치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는 것. 

만약 신씨가 돈을 마련치 못했다면 되레 자기들이 요구한 3~4억원의 보증금 삭감은 물론이고 재계약을 빌미로 충전소 운영을 좌지우지 했을 것이다. 항상 '을'의 입장에서 당하고 있던 신 씨는 "현재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충전소 자체를 고스란히 E1측에 넘겨줘야 할 끔직한 상황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답하고 있어 이와 유사한 항간의 시중 소문인 '돈 없어 주유소를 정유사에 뺏겼다는 일'을 입증하는 듯 했다.

전세계약서상에도 "쌍방 계약 위반시 하루 1/1000을 매일 보상해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고 말한다. 여기에다 E1관계자들은 "국내 최고의 로펌이 자신들의 고문변호사로 있다"거나 "중요한 일은 그곳에서 처리해서 통보할 것이다"는 등 말로 으름장을 놓기도 했었다.

▲ 이 충전소는 E1과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심한 타격을 받고 현재 GS칼텍스 브랜드로 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 놀라운 일은 신 씨측이 E1측에 요구한 훼손시설 복구 요구에 관한 것이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사용했던 시설에 대한 원상복구는 물론 시설 및 업무에 대한 인계인수에 대하여 토지사용 및 시설물을 소유주와 협의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들은 가장 기본적인 책무마져 져버린채 계약만료일이되자 모두 떠나버렸다.  필요한 시설의 출입구 열쇠는 물론이고 어느 것 한가지도 상의하지 아니한채 " 훼손된 시설물 등은 내용증명으로 본사에 보내주면 알아서 처리해 줄 터이니 그 때에 논의하자"는 식의 말만 남겼다.

현재 이 충전소에는 폭발성이 강한 가스가 22톤이나 저장할 수 있는 위험물취급대상시설로 계약만료일 당시 약 5~6톤 정도의 잔여량이 남아있었다. 이같이 위험물을 취급하는 시설이기에 완벽한 인계인수는 필수적이었지만 그들은 이런 부분조차 지키지 않았다. 이미 용량이 가득할대로 가득한 배출수 저장탱크의 청소를 비롯해 세차기쪽의 하자보수 등을 처리하자면 그들의 방식대로 완벽한 원상복구는 몇날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만약 신 씨측이 계약보증금을 제 때에 돌려주지 못했다면 어떤 결과가 올 수 있을까? 그들은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들을 통해 수개월내지 수년을 법적 분쟁을 통해 소상공인의 명줄을 끊어놓았을 것이다. 신 씨는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 충전소를 송두리째 뺏어갈 심산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핏발선 항변을 한다.

'갑'측의 이같은 횡포는 영업방해로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현재 신 씨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관계자가 한명도 나타나지않다가 민원이 제기되자 본사 직원 2명이 진상조사차 나왔다. 이번 일을 보면서 재벌기업 중 그나마 이미지가 좋다고 평가받던 LS그룹 의 양면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