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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문화칼럼] “우리 사위, 안녕하신가?”종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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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8  1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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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의 땅에서 ‘장성택 처형’이란 야만적 뉴스가 매스컴을 도배할 때, 대권 다툼에서 져 한 살 위의 친형에게 죽임을 당한 안평대군 이용(李瑢)의 별장터 무계정사(武溪精舍)를 경북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공무원들과 함께 찾았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세종 마을’에서도 멀지 않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정사를 무계원(武溪園)으로 작명하여 전통문화와 인문학 교육장으로 활용한다. 세종대왕의 왕비, 소헌왕후의 고향인 청송군, 청송문화관광재단과 종로문화재단이 역사적 인연을 기초로 지역 간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하려고 문화답사를 온 것이다.

무계정사지는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 꿈 이야기를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를 감상하고 집현전 학자들과 시서화를 나누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에는 안평대군의 표제와 발문을 비롯해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상문 등 조선 초기 최고의 문사들의 제찬을 포함하여 모두 23편의 자필 찬시가 곁들여 있다.

무계원은 안평대군의 인문정신과 안견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백성을 위한 태평성세와 문화융성을 꿈꾸던 집현전 학자들의 격조 높은 학문과 인격 바탕이 되었던 인문학을 조망하고 가르치는 명소로 추진하려 한다.

   
안평대군이 호연지기를 키우던 무계정사의 활터에 오진암을 이전 복원한 '무계원'
계급 신분사회였던 조선왕조는 건축물에 당호를 지을 때 궁(宮), 궐(闕),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루(樓), 정(亭), 원(園)이라는 서열을 두어 집에도 위계질서를 세웠다. 큰꿈을 꾸던 안평대군이 ‘작은 집’이라고 스스로 낮추어 부르는 겸양으로 ‘정사(武溪精舍)’로 명명한 이곳의 활터에 서울 3대 요정이었던 오진암의 전통 한옥을 옮겼다.

 안마당에 멋진 오동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인 오진암(梧珍庵)은 삼청각, 대원각과 함께 1970~1980년대 요정정치의 근거지였다. 남북 냉전체제를 대화국면으로 이끈 7·4 남북공동성명 도출을 위해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한 박성철 부수상이 만나 논의가 이루어졌던 곳이며, 요정으로 쓰이기 전 조선 시대 말에는 내시 화가인 이병직이 살았었다. 삼청각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전통 문화공연장으로, 대원각은 백석 시인의 연인 ‘자야’가 법정 스님에게 시주하여 사찰 길상사로 바뀐 것처럼 ‘오진암의 무계원으로의 문화적 변신’도 기대된다.

“우리 사위, 안녕하신가?”
청송군 문화관광 관계자와 무계원,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등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들었는데, 청송군에서 상경한 어르신들이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하는 말이란다. 백성에 대한 연민과 배려의 어진 성군을 사위로 둔 지역 자긍심이 대단함을 느끼며 청송여행의 추억을 회상했다. 5천년 민족사에 가장 빛나는 창조적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의 앞머리에 나오는 한글 창제의 이유를 읊조리며 찬경루(讚慶樓)를 소요유 했었다.

   
청송군 객사 운봉관 앞에 조성한 찬경루에서 바라본 현비암
청송군의 청송 심씨는 세종의 비, 소헌왕후를 비롯해 명종의 비, 인순왕후와 경종의 비, 단의왕후를 배출한 고장이다. 찬경루는 세종과 소헌왕후가 낳은 8대군이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각각 2칸씩 담당해 모두 16칸으로 지었다. 그 뜻은 ‘이 누대에 올라 소헌왕후의 시조 묘를 바라보니 우러러 찬미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안평대군이 직접 쓴 송백강릉(松栢岡陵)이란 편액이 있었으나 화재로 소실되었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고...’라는 칼럼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는 우울의 시대. 대학가를 시작으로 퍼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소통을 대신하는 불화의 시대. 대학의 학문은 국가에 시들고, 공부는 자본에 지치며, 사회에선 ‘고독한 사유’로서의 인문학이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굴욕의 시대!

 “백성의 마음을 헤아릴 의지가 없는 자, 또한 그들을 섬길 의사가 없는 자, 모두 이 집현전을 떠나라!”
허접한 삶과 남루한 사고는 역사에서 지혜를 얻고 도덕적 판단력을 배우려고 문화유적을 찾고 인문학 서적을 읽는다. 나, 세상에 대한 ‘전복적 성찰’이 필요한 시절이다. 주말에는 완강한 수구 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백성의 어려움을 어여삐 여겨 개혁적, 창조적 삶을 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산실이었던 경복궁 ‘수정전’이라도 찾아가보던지, 서점에 들러 ‘세종 리더십’ 관련 책이라도 사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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