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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꿈꾸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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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4  15: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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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바다

                                                                                                                                    김 민 선

   
 
밤새 비가 내렸다, 후두득거리며 강한 봄비가 내렸다. 이른 아침도 아니건만 낮선 곳에서의 휴일 아침은 평소와 달리 고요하고 푸르스름하니 몽환적이다. 그 기운에 살짝 떠밀려 산책을 나선다.
숙소 앞 좁은 길을 돌아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해변도로가 구불거리며 나 있다. 관광지라 그런지 카메라를 들고 나선 커플들이 한둘 보인다. 어제 내린 비에 벚꽃은 떨어지고 그 자리에 막 돋은 새 잎은 수줍은 모습이나 밝고 선명한 연둣빛을 발한다.
막 피어난 연둣빛에 반해 벚나무 가로수를 따라 산책로를 걷는다. 걷다보니 하늘인지 바다인지 멀게만 보이던 것이 서서히 눈앞으로 다가온다. 흐리기만 하던 하늘 사이로 햇빛은 한줄기 구멍을 내고, 하늘과 맞닿은 바다는 그 빛으로 다시 태어나 숨을 쉬며 반짝인다. 그 입김에 구름과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바다는 제 빛을 내며 생기가 돈다. 가슴 깊은 곳에서 파도가 일렁인다.
부모님과 함께한 어린 시절 바다는 그저 놀라움의 대상이었다. 육지의 끝에 앉아 모래놀이를 하며 밀려오는 파도의 물거품에 놀라 도망 다니다 겨우 발만 적셨다. 코앞의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이게 바다구나 하고 두려워 할 뿐이었다.
가족보다 친구가 좋아질 무렵 친구와 함께 한 바다는 하루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 신나는 놀이터 그 자체였다. 익숙하게 바다에 몸도 담그고 물장구치며 파도의 출렁이는 감촉을 즐겼다. 바닷물이 무지 짜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바닥에 발이 닿는 곳까지가 내가 갈수 있는 바다였다. 바닥을 알 수 없는 바다의 깊이를 조금 느낀 것이다.
마음에 차츰 깊이가 생길 무렵 혼자 찾은 바다는 몸을 담그기 보다는 끈적하고 비릿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정리되지 않던 여러 생각을 뭉개듯 모래밭에 웅크리고 앉아 멍하니 먼 수평선만 바라보았다. 바다가 넓기도 했지만 파도가 끊임없이 겹겹이 인다는 것을,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당시 온전한 내가 될 수 없었던 것처럼.
얼마 전 휴식을 갖고자 찾은 바다는 세상의 한 중간에 있는 바다가 아닌 육지와 가까운 섬들 사이에 맞닿아 그냥 잔잔히 일렁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성숙한 모습으로 여유롭게 몸을 바람에 맡기며 참으로 평화롭고 안정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나도 바다와 같이 평온해졌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허전함을 어쩌진 못했다.
그러나, 오늘 빛나는 저 바다는 펄럭이고 있다. 바람에 부딪히고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가 그 어떤 보석보다 맑은 빛을 내며 살아 있음을 보여 준다. 저 파도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건 비바람을 이겨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아닐까.
내가 두려움의 울타리 속에서 안전하게 머무는 동안 파도는 끊임없이 비바람에 맞서 이겨내며 성장하고 있었다. 바다는 더 이상 두려워 말고, 깊이를 가늠하지 말고, 부딪히고 부서져도 겹겹이 이는 파도처럼 살라고 한다. 어쩌면 그것이 온전한 내가 되는 길일지도 모른다.
가슴이 뛴다.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만은 저 반짝이는 파도가 아름답다. 바다는 알 수 없는 깊이로 표현할 수 있는 짙고 옅은 다양한 빛을 파도에 실어 한껏 뽐낸다. 바다가 꿈을 꾼다. 온전한 바다가 되기 위해 꿈을 꾼다.
 

약력

부산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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