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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의 여행이야기 81]중국 흑룡강성 동베이 초원과 뚜얼뿌트를 가다
거제타임즈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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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4  13: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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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와 함께 한 3박4일 여정 청마따님들 동행
광할한 초원의 노래, 5성급 게르 숙박 인상적

   
이채영<본명 이
금숙/ 시인/본지
칼럼위원/세계
항공 월드투어
대표>
우리가 하얼빈으로 가기 위해 준비한 것은 4월부터였다. 연수현 가신촌의 청마선생님의 흔적을 찾기 위한 청마북만주 문학기행이 첫째 목적었으나 나의 목적은 중국의 막하, 동베이 평원과 광할한 초원에서 우리의 미명을 깨우치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신천지에 대한 기대감은 커다. 그러나 북방의 신천지는 광야에서를 노래한 청마의 시혼처럼 그리 녹녹치가 않다. 7월 1일 하얼빈으로 떠나기 전 나는 청마의 가족들과 통화를 하며 두 따님들의 건강에 대해 물었다. 아마도 마지막 걸음이 될듯한 두 따님의 소원을 4년 만에 다시 들어주게 된 것에 대해 흡족해하면서...

청마 선생님의 시혼을 찾아 떠난 허얼빈은 중국에서도 보기드문 낭만의 도시다. 송화강을 끼고 옛 영화를 다시 꿈꾸는 인구 900만이 거주하는 하얼빈 시는 러시아의 수도 작은 모스크바를 연상시킨다. 4년 전과 2년 전 두 번의 하얼빈 행 모두 테마기행이었고, 한번은 청마의 흔적을 찾아, 또 한번은 동베이 초원의 광할함을 보기 위해서였다.

   
 
떠나기 전 선생님의 시집 ‘생명의 서’를 꺼내 읽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시집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와 ‘거제도 둔덕골’을 50권씩 100권을 별도로 챙겼다. 연수현 조선족 중학교 학생들 30여명(그들은 한글을 알고 있다)에게 청마시집을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나는 책장에서 눈에 띤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꺼내 들었다. 학창시절 무던히도 좋아했던 수필집이다.
32세의 짧은 인생을 살다 간 전혜린의 삶이 그 속에 있음에.
   
 
가끔씩 내가 싫어지고 살기가 팍팍할 때 나는 이 책을 읽곤 한다. 세월호 여파에 여행사들이 힘들게 버텨가고 있는 상황이 언제쯤 풀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치기 일보 직전에 다시 하얼빈으로 떠나게 됐다. 삶의 재충전을 꿈꾸며...

하얼빈은 이제 봄에서 여름으로 시작되는 계절이다. 중앙대가나 송화강은 그대로인데 안중근 기념관은 시내에 있던 것이 하얼빈 역사 바로 옆에 잘 단장돼 있었다. 한 나라 대통령의 힘이 대단함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흑룡강성 조선족 작가협회 리홍규 회장, 이대무 부회장, 최창호 여행사 사장 등 관계자들과 만나 북만주 문학기행의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를 부탁했다. 이대무 기자와는 지난번 뚜얼뿌뜨 여행 때도 안내를 부탁한 터 이번 여행길에도 리홍규 회장과 함께 좋은 안내자가 돼 주었다.

   
 
다음 날 상지시를 돌아 가신촌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한 일행은 11시가 돼서야 연수현 조선족 중학교에 도착했다. 최인범 교장과 김수길 전현장, 강효삼 시인이 기다리고 계셨다. 장학금과 학용품 시집을 전달하고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청마선생님이 운영하셨다는 가신촌 정미소를 찾아 나섰다. 4년 전엔 희미하게 터만 알고 갔던 그 곳이 맞긴 맞았다. 새롭게 건물을 올렸지만 굴뚝은 4년 전 그대로였다. 예나 지금이나 가신촌은 변한 게 없었다. 뿌얼뿌뜨까지 올라가는 여정 때문에 도산농장 방문은 다음기회로 미뤘다. 이홍규, 강효삼 시인의 현지 안내에 우리는 많은 얘기들을 들었고 조선족 작가협회가 청마선생님의 유적을 더 찾아보기로 했기에 언제든 오면 가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6시간의 긴 버스투어가 시작됐다. 3시에 출발한 버스는 밤 9시가 되어서야 초원의 게르에 도착했다. 가면서 석유를 캐고 있는 대경시를 보며 모두는 중국의 미래에 대해 경계심과 부러움을 이야기했다. 세상은 돌고 돌지만 어마어마한 땅덩어리와 지하자원을 보유한 중국 대륙의 미래는 상상 그이상이다. 게다가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과 초원의 광대함에 일행들은 혀를 내둘렀다.

우리가 찾아온 뚜얼뿌뜨는 중국 흑룡강성 내 내몽골 자치주에 속한다. 청나라 글자인 만주족 글자가 간판에 붙어 있고 게르와 말과 초원과 쏱아지는 밤 하늘의 별들이 무수히 있는 곳. 이곳에서 다시 6시간을 더 가면 막하다. 아무르 강이 있는 러시아 국경, 변방이 바로 코앞이란다.

   
 
늦은 저녁에 따님들의 잠자리를 챙겨주고 나와 룸메이트인 옥순선 팀장과 별을 보러 게르밖에 나갔다. 풍욕을 해도 좋을 만큼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7월이라도 가을 같은 느낌이다.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 위에 있다. 백야 때문에 11시가 넘었는데도 깊은 어둠이 없다 이러다가 2시가 지나면 다시 새벽이 밝아 온다. 김광자 시인과 유정희 시인도 잠을 들지 못하고 게르로 나와 춤을 춘다. 북녘 하늘 밑에서 네 여자가 밤새는 줄 모르고 신이 났다. 꿈같은 하루가 갔다.
   
 
청마로 인해 또 이렇게 뭉친 문인들이기에 생각들도 제각각이겠지만 이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서 말을 달리며 광야의 노래를 몸으로 만끽했다. 산다는 건 한 순간의 선택에 의해서지만, 이런 장소에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우리들의 문학기행은 다시 하얼빈으로 내려가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다. 수산도가촌과 용호포를 둘러 뚜얼뿌뜨에서 온천까지 하고 4시간 버스를 타고 하얼빈 시로 향했다. 저녁시간 잠시 조선족 작가협회 회원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고, 하얼빈 맥주맛에 취하기도 하고 멋적은 남정네들과 쓴소리도 하면서 밤을 샜다.
   
 
3박4일의 여정이 오늘로 마무리 되지만 항상 떠나면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게 인생이다. 하얼빈 731부대를 돌아 이대무기자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에 오르는 일행들 모두 이번 하얼빈 북만주 기행이 세상을 살면서 삶의 에너자이너로 남는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

청마로 인해 함께 한 시간들이 따님에게도 문인들에게도 좋은 추억이길 바라마지 않는다. 나는 또 내일 다시 목단강으로 날아 갈 것이다. 중국이, 여기 흑룡강성이 먼 곳이긴 하지만 나는 다시 이 땅을 밟을 것이기에 그들과 헤어짐의 약속은 하지 않았다.

   
 
여정 내 항상 내 품에서 떠나지 않았던 청마시집과 전혜린의 수필집이 내 궁핍한 삶에 한 줄기 빛이 돼 주었음을 감사하게 여기며 이번 기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함께한 청마유족들과 동청임원진들에게도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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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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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금숙 2014-10-14 12:49:26

    네 여강과 동유럽을 두번씩이나 다녀 왔네요
    어제는 달빛차회로 가을 기분을 냈고 오늘은 다시 캄보디아로 떠납니다.
    늘 이렇게 안부 주셔서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 희야가 2014-08-06 11:39:00

      지금 여행중이시겠네요~~? 어디를 다녀와서 기사를 올릴지 궁금 합니다~
      멋진 여행 기행문 기다릴께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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