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암/서장

특히 지난 1월, 1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 오피스텔화재와 경기도 양주시 아파트 화재 등 연이은 대형화재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철렁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의정부 화재의 경우 좁은 진입로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인명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난 발생 시 초기대응에 가장 중요한 시간을 우리는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재난발생시 최초 5분 바로 골든타임이 초기대응에 가장 효과적이며,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의정부 화재의 경우와 같이 초기대응의 실패는 자칫 대형재난으로 연결돼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소방서는 5분 출동율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인 지리조사와 소방통로확보 캠페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골든타임을 왜 우리는 지키지 못할까?

소방관을 대상으로 소방차가 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4%가 ‘불법 주·정차차량 때문에’ 또는 ‘일반차량들이 비켜주지 않아서’ 라고 답변했다.

물론 사설 구급차 등의 무분별한 운행 등으로 긴급차량 출동 시 ‘진짜 위급한 상황인지 믿을 수 없다’라는 국민의 불신이 증폭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긴급차량 출동을 위한 파이어 레인(Fire Lane) 또는 교통신호제어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출동차량의 지휘관이 방송을 이용하거나 수신호로 양보를 요청하는 것이 전부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이 소방공무원에게로까지 확대돼 현재 불법 주·정차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실제 단속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단속이 능사는 아니다. 전 국민이 “소방출동로는 생명로” 라는 인식을 가지고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우리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마음으로 함께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긴급차량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 서행하고 차선을 바꿔 소방차가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소화전 주변 5m이내에는 절대 주정차하지 않는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도로가 협소한 곳에서는 소방차량의 통행에 지장이 없게 주정차를 하며, 아파트 단지에서는 소방차 전용공간(황색선)을 확보해 만일의 사태에 소방차가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불법 주·정차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에 더 많은 불법 주·정차량을 양산케 한다. 결국 한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이 더 큰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시민 개개인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개인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더 나아가 대형재난으로의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 소방통로 확보는 내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한 배려임을 명심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소방통로를 열어줘야 할 것이다.

화재나 각종 재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소방차량 길터주기'는 다소 불편이 따르지만,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이웃사랑의 실천방법이다.

골든타임 ! 우리 함께 노력하여 ‘5분의 기적’을 만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