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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87]남국의 낭만여행 ‘오끼나와’ <2>오끼나와 월드, 해양박물관 규모 세계최대
박춘광  |  geoje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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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3  11: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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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아침 여정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흐리더니 급기야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먼저 오끼나와 최대 테마파크인 오끼나와 월드로 갔다. 동양제일의 옥천동굴은 규모나 크기면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옥천민속촌에서 보는 에이샤 민속공연도 오끼나와를 체험하고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나는 유리공예점에서 화병과 접시 하나를 샀다. 일본의 유리공예는 오타루부터 유명한데 제일 끝 이곳 오끼나와에서도 유리공예는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전래된 용의 형상을 한 토우가 인기가 있었는데 용의 여덟 번째 아들인 신예를 많이 닮았다. 오끼나와를 여행 온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고른다.

   
 오키나와 술공장 내부
점심을 먹고 일행은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해양 공원으로 향했다. 조금씩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간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23만평의 넓은 대지에 펼쳐진 해양공원은 1975년 국제해양 박람회 후 테마파크로 재탄생하여 오끼나와 북부 관광의 거점지로 탈바꿈했다. 세계최대의 수족관 츠라우미 수족관과 산호초 해변으로 유명한 에메랄드 비치,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돌고래 쇼까지 볼거리가 다양한 곳이 바로 해양공원이다.

여름휴가나 가정의 달에 가족과 함께 둘러볼만한 코스로 소개하고 싶다. 모두들 수족관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거대한 가오리와 상어의 모습에서 어른들도 놀라기는 아이들과 똑 같다. 저녁이 다 되어 우리는 아와모리 술 공장을 견학했다. 쌀을 원료로 한 류큐왕국의 증류수인 이 술은 정종 맛이 나는 술로 제조과정과 공정라인을 돌아보고 시음도 했다. 나도 술을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술 두병을 사고 나하의 국제거리로 갔다. 봄을 맞아 일본, 홍콩,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모두 쏟아져 나온 듯 거리는 인산인해다. 성인의 날 행사가 있는지 기모노 차림의 여학생과 전통복장의 남학생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부모들과 경찰까지 총 동원돼 그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에게 더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의 행사를 어른들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때로는 위험한 행동을 해도 선을 넘지 않는 이상 관섭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는 모습이었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위해 전통 옷을 입혀 거리로 보낸 부모들의 마음이, 문화를 사랑하는 그 마음들이 조용히 내게로 전이돼 왔다. 그들은 그렇게 전통을 지켰다. 오끼나와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길이 비단 이런 거리의 모습들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현민들이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에이샤 민속공연을 보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도 아마 그런 연유에서 일거라고 생각했다. 나하의 국제거리는 인산인해였다. 110만명이 사는 섬나라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렇다니...

우리들의 이틀째 여정도 거리축제를 보며 마무리 됐다. 아이스크림 하나, 작은 과자하나에도 지역민의 특색을 담은 것들을 내놓아 인상 깊었다. 거제도 인근 통영에만 가도 통영 꿀 빵이 있는데 거제도의 먹거리는 무엇으로 해야 될까. 비슷한 유자빵, 몽돌빵이 있다지만 도무지 머릿속은 하얄 뿐이다.

또 한 해가 시작되고 벌써 달이 바뀌었다. 봄은 오지만 거제의 거리에는 봄이 오지 않고 있다. 긴 불황에 지역경기도 얼어붙어 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찾은 먼 이국의 섬 오끼나와는 현민들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지혜를 모아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섰다 한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가 자신이 살아 온 6년의 세월 동안 이 섬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좀 더 큰 공항, 섬과 섬을 잇는 새로운 항로의 신설, 아울렛 매장 같은 대형 쇼핑몰의 입점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국 관광객이 부쩍 늘면서 가이드의 일거리도 늘어나긴 했지만 정작 먹고 살기는 팍팍하다는 이 친구의 넉살은 모든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패키지 팀 여러 손님들과 이제 정이 들어간다 싶은데 내일이면 이별이란다.

이번엔 달랑 오끼나와 본 섬 하나만 돌아본 여정이지만 그래도 오끼나와 하면 생각나는 한 분이 계시다. 거제를 사랑하시던 한사람. 몇 년 전에 돌아가신 고 윤병도 회장님이시다. 일본에 가서 회장님을 뵈었을 때 그 분은 나보고 꼭 한번 오끼나와를 다녀오라고 하셨다. 거기 가서 알로에 재배농장을 방문해 알로에 판로와 재배방법을 둘러보라 하신 것이다. 당신이 생전 고향 문동에다 알로에 재배단지를 조성해 지역농민들이 고소득 작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시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뜻을 받들지 못했다. 이미 회장님은 돌아가셨고 당시 시장님도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셨기에 섬에 갔어도 알로에 농장은 파인에플 농장에서 본 것으로 족해야 했다. 회장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어쩌면 나에게도 오끼나와를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 여운이 꼬리처럼 남아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침에 호텔 인근의 바닷가를 산책했다. 산호초 모래밭이 작은 성당의 스테인글라스와 함께 이채롭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해안가를 덮고 있다. 언제인가 좋은 사람을 만나면 다시 오리라 다짐을 하면서 나의 이번 힐링 여행을 접기로 했다. 아울렛 쇼핑몰과 면세점에 들러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의 작은 대합실에 앉아 이 먼 열도의 섬 하나를 보고 가는 나 자신에게 반문했다. 짧은 휴식은 즐거웠느냐고... 공짜여행이 아닌 돈을 지불하고 오는 여행은 그 가치를 느껴야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1년에 두 서너 번 나는 나를 위해 이런 여행을 한다. 이번 여행길에 동행을 한 친구와 지인들이 있기에 내가 혼자가 아님에 감사한다. 그리고 또 언제인가 훌쩍 떠날 그 곳에 함께한 사람들이 다시 동행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금숙<시인/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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