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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문화칼럼] 스탕달 신드롬김형석/독립큐레이터. 컬처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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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7  15: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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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시(詩)이며 비평이고 그리고 초월적인 것이다.”

   
 
지인의 개인전이 있어 부산여행 했는데 해운대에 갔다가 시간의 여백을 ‘절제, 윤리, 숭고’라는 예술적 아우라를 가진 이우환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다 전시장 입구 벽면에 적힌 묵언의 대담을 응시했다. 동양적 정신의 회화를 소요유한 부산시립미술관에 새롭게 조성된 '이우환 스페이스'는 관객에게 자아에 대한 사색과 멜랑콜리한 영원성을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었다.

소향아트센터, 임권택영화박물관 등 문화공간이 잘 조성된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의 ‘아트소향’ 갤러리에 들어서는 순간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이재효 조각가 초대전 기념으로 ‘작가와의 대화’를 열고 있었는데 7미터 높이의 화랑 메인 벽면에 전시된 작품에 전율했다. 나무, 낙엽, 돌, 숯, 못, 오브제 등 자연에서 찾은 소재와 인공적인 재료 등으로 집적화하여 미학적으로 차별화된 독창적 조형 작업을 하는 이재효 작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아티스트이다.

   
▲ 부산 해운대 아트 소향 '이재효 초대전' 전시장
창의적 아티스트의 상상력은 경이롭다. 자연미를 표현한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작업공구들을 거대한 원형에 모은 도전적이고 놀라운 새로운 시도였다. 오늘의 작가 성공신화를 있게 했지만, 이젠 고장 나고 녹이 슨 용도 폐기된 작업 공구들... 은퇴한 폐품들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집적미(集積美)!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야만 한다."

쓸모를 다한 전기톱, 전동 드릴, 전동 드라이버, 전기 그라인더 등을 활용한 창조적인 작품으로 관람객에 대한 역발상의 문화적 테러였다. 예상치 못한 작가의 반전 드라마(?)에 명품을 만들던 이름 없는 조연, 엑스트라로 살다가 드디어 주연배우가 된 소시민들을 상상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존엄하고, 그래서 인간은 과정이 아닌 목적이 돼야 한다는 철학자의 건강한 육성을 떠올리기도 했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탕달 신드롬’을 동경한다. 스탕달 증후군(Stendhal syndrome)은 아름다운 그림 등 뛰어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의식 혼란, 어지럼증, 심하면 환각을 경험하는 현상이다. 스탕달 증후군이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는데, 필자도 실제로 유럽미술 기행에서 네덜란드 고흐미술관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경험했다. 유체이탈과 시간관념이 사라지는 생경한 심미체험이었다.

   
▲ 화가 귀도 레니(Guido Reni, 1575 ~ 1643)의 작품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이 1817년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방문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운 미술품을 감상하다 귀도 레니가 그린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그림 앞에서 무릎에 힘이 빠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스탕달은 자신이 겪은 현상을 책 ‘나폴리와 피렌체-밀라노에서 레기오까지의 여행’에 묘사했고 스탕달 증후군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파생되었다.

19세기 초반부터 우피치 미술관에서 명작을 감상하다가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기절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도 있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이런 체험을 하는 것도 행복한 감동이다. 스탕달 신드롬은 미술 관람자마다 깊이가 다른 심미안과 현대미술의 난해함으로 경험할지는 모르지만, 유명한 맛집의 음식처럼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느껴보아야 할 낭만적이고 멜랑콜리한 매력적인 맛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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