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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91]'수채화에 담긴 미완의 땅 라오스'<3>이금숙- 시인/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본사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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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16  17: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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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 내려놓음, 그리고 무소유의 삶 실천
나를 찾는 자유로운 영혼의 울림, 눈빛들 가슴으로 남아

   
 
시내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루앙푸라방은 라오스에서 가장 많은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 유산을 가진 제2의 도시이자 18세기까지 라오스의 옛 수도였던 곳이다. 2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고도 제한 때문에 사원과 민가들이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상존한다. 특히 이 도시의 아름다움은 낮음이다. 나무와 지붕의 크기가 비슷하고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자연스러움이다. 600여 년 간의 문화와 역사가 작은 도시를 박물관으로 만들어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차창 밖 어디를 보나 붉은 가사를 걸친 소승불교 수도승들의 모습과 순례자들의 행렬이 눈에 띤다. 우리가 묵을 숙소도 시내 중심에 있는 2층 양식의 전통가옥이다. 모기와 눅눅한 냄새가 이곳이 아열대 지방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긴 차량 이동으로 일행은 일찍 숙소에 짐을 풀었다. 저녁 식사 전 야시장을 둘러보기로 하고 잠시 짧은 오수를 즐겼다. 여행 중에 잠은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이다. 눈만 감으면 서늘한 기운으로 다가서던 산맥들이 디오라마처럼 지나간다.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함이 느껴지는 이번 라오스 여정은 그래서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우리들의 기억세포를 부풀려갔다.

   
 
6시 만나기로 한 시간 모두 후론트에 모였다. 해는 아직도 중천에 떠 있는 듯하다. 라오스의 야시장은 말 그대로 시골 장날 풍경이다. 옛 전통 방식의 갖가지 물건들이 싸기도 하지만 볼거리가 여간 아니다. 그림 몇 점, 수를 놓은 작은 액서서리 가방, 창호지와 마른 풀꽃으로 만든 등공예품, 내가 산 전리품들이다. 그런데도 채 100불을 넘지 않았다.

언니들은 뭘 사는지 가게주인들과 흥정에 열을 올린다. 비교적 깨끗한 야간 도깨비 시장은 루앙푸라방을 찾는 모든 나그네들에게 어머니의 마음 같은 따뜻한 정들을 풀어 놓았다.배가 고픈지 밥 먹으로 가자 소리에 모두들 장터를 뒤로했다. 이곳에 세 개 있다는 한국 음식점 중 하나를 골라 식당으로 갔다.

어둠이 내리자 일행들은 식사장소인 한국인 식당으로 향했다. 하루 한 끼 한식을 먹는 즐거움은 예전에는 꿈도 못 꿀 일이었는데 ‘꽃보다 청춘’ 이 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오스행이 늘면서 한국인 식당도 많이 생겼다.

다음날 여정은 새벽 탁발식 참여와 루앙푸라방의 최대 관광지 꽝시폭포와 시내일정이다. 새벽 6시부터 시작하는 탁발 행렬에 동참하기 위해 일행들은 5시부터 일어나 행사 장소로 나갔다.탁발공양을 위한 음식물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터라 일행들은 우리가 지정한 장소에 모여 앉아 라오스의 최대 이벤트인 스님들의 탁발행렬을 기다렸다.

   
 
   
 
   
 








6시가 되자 멀리서 주황색 가사를 걸친 스님들의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옆에는 유럽 사람들과 라오스 불교신도 및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참가해, 공양하려는 행렬도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맨발로 가사를 걸친 스님들의 무소유의 삶이 그대로 내개 전달해 왔다.

어린 동자승들의 밝은 미소와 그들이 탁발로 받은 음식들을 다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공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 두 끼로 인내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수행자들의 구도적 행동에 잔잔한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공양을 끝내고 조금 남겨진 찰밥을 먹으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소중함도 함께 깨달았다. 50여명의 스님들에게 공양한 먹거리가 비록 이번 한 번으로 그칠지라도 그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할 것이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은 체크아웃을 하고 교외에 있는 꽝시폭포로 향했다. 시내에서 1시간여를 이동한 다음 걸어서 올라간 꽝시폭포는 중국의 작은 구채구, 크로아티아의 플리뜨비체를 연상하는 비취빛 물빛과 석회가 녹아 오채지를 닮은 물웅덩이들이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유러피안들이 나무에 올라 다이빙을 하고 목욕도 즐기고, 숲길을 산책하며 힐링하는 코스인 꽝시 폭포는 원시림 속에 자리 잡은 이 지역의 또 다른 매력. 주변은 며칠 동안 봐 왔던 옥수수와, 벼농사와, 산지를 개간한 밭들이 하늘을 이고 있는 모습 그대로다.

동남아 관광지와는 차이가 나는 깨끗한 이미지의 라오스는 아직까지 때 묻지 않은 수채화 같은 미완의 땅. 언제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는 관광객들의 마음에 달린 일, 라오스는 꿈꾸는 자에게 꿈을 심고, 마음을 비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소유의 삶을 갖도록 도와주는 부처님의 땅 같은 불국의 나라였다.

누구든 떠나와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와 용서의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곳. 이번 여정은 그래서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들이 새록새록 묻어나게 했다.
   
 
   
 
   
 








시내 투어를 마치고 이른 저녁을 한국 음식점을 찾아 먹은 뒤, 일행은 권부장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공항 라운지로 올라왔다. 미소가 아름다운 라오스 사람들, 루앙푸라방에서, 방비엥에서, 비엔티엔에서 만났던 순례자들과 순박한 심성의 라오인들의 해맑은 눈빛을 생각하면 언제나 작은 별 하나를 떠올리게 된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용할 비행기가 70여명이 타는 프로펠러 뱅기란다. 사람들은 그저 즐겁게 웃는다. 언제 이런 비행기를 또 타보나. 돌아가는 버스에서 사람들은 말한다. 라오스는 언제인가 다시 한 번 꼭 찾고 싶은 곳이라고...

올 때는 몰랐지만 갈 때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던져주는 곳. 여행을 떠나와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하며 내 안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  어쩌면 내가 절망과 피로에 지쳐 있을 때 나를 찾아가는 안식처일 수 있는 곳. 라오스는 피안의 나라였고,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었다.

올 한 해 더 늦기 전에 한 번쯤 나를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라 치면, 떠나라,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곳이 아닌 사색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라오스로 떠나 보라. <이금숙/시인/세계항공 월드투어 대표>

   
필자 이금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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