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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수필:윤석희] 쿤스트하우스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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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30  10: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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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쿤스트하우스 빈

 

                                                                                                                                             윤 석 희

   
 
놀랍다. 희한하다 해야 하나. 암튼 이런 집은 처음이다. 정형화된 틀이나 짜임, 형태가 전혀 없어 보인다. 허나 대단한 건축가의 집이라니 인내하며 호기심으로 살핀다. 낯설음이 주는 생경함에 한참 헤매다 기발한 착상이 동원된 건축물에 서서히 매료된다.

독보적이다. 오스트리아의 훈데르트 바서는 현대 건축의 이단아로 불린다. 화가이며 건축가, 환경주의자, 평화주의자로도 알려졌다. 그의 건축물인 비엔나의 쿤스트하우스 빈에 빠져든다. 볼수록 흥미롭다. 이곳은 박물관으로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인간이 살기 원하며 살아야하는 집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간을 배려하는 건축물이라 하겠다. 삶의 무게를 다 내려놓을 듯 편안한 느낌, 그러면서 정말 예쁜 집이다.

무질서, 기존 질서의 변혁, 모둠과 조합과 대칭이 아닌 각기 다른 것들의 나열로 구성되어 있어도 자연스레 마음을 당긴다. 디자인의 혁신과 생활 미학의 도입으로 건축물이 커다란 창작 미술품이다. 아니 요정나라다.

꿈꾸는 집이다.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고는 제대로 보기 어렵다. 앞뒤, 좌우, 면과 면, 선과 선, 색과 색, 형태와 형태가 불규칙하며 특정한 룰을 찾아보기 어렵다. 크기 모양 질감을 전혀 다른 배치로 구성해 통일감도 없다. 획일적인 평면구성도 아니다. 방이나 복도가 울퉁불퉁하거나 언덕 같다. 헌데 거슬리지 않는다. 묘하다. 오히려 볼수록, 다닐수록 신기하여 적응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어쩌면 제멋대로 흩어진 그 벗어남이 빼어나다. 아니 파격적인 아름다움이다. 무슨 이야기라도 들려주려는 듯 오밀조밀 정겹다. 역동적이며 섬세하고, 대담하면서 조화로운, 형태미에 찬사를 보낸다.

조각조각 이어 붙인 듯 불규칙한 높낮이의 창과 문도 결코 획일적이지 않다. 벽과 지붕역시 요술 궁전인 양 화려하며 이색적이다. 색상 또한 다채롭고 개별적인 특성을 갖는다. 화사하고 밝은 색감으로 건강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창출한다. 직선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곡선이 주는 부드러움과 유연함도 한결 신비함을 더한다. 다 따로따로지만 기막히게 아울리니 마법의 성이라 할 수 있겠다.

반듯하고 규격화된 사각의 콘크리트 건물에 익숙해진 감각들은 한참 동요하며 혼돈을 거친다. 낯설음을 미완이거나 모자람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헌데 기능을 체험하며 건축가의 의도를 헤아리고 사고해 가노라면 동화적인 산만함이 결코 사람을 압도하지 않으며 가볍지도 않다는 걸 인식하게 된다.

이 모든 건축물이 환경 친화적인 흙, 나무, 풀, 수제타일, 유리등 순전히 자연에서 소재를 동원했다. 자연에서 취하고 자연 속에 임하게 되는 것이니 전연 거부감이 들 수 없다. 인간의 삶을 꼼꼼히 배려한 조형의 공간, 특히 실내에 흙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많이 배치하여 아늑함을 더한다. 각자 자기 방 한쪽에 땅이 있고 거기다 꽃과 나무를 키울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게다가 그 나무가 고목이라면.

바써의 삶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보았다. 수목장으로 마감한 그의 육신은 떠났어도 영혼의 울림으로 빚어낸 건축물은 곳곳에 남아있다. 두고두고 열광하며 후인들이 찾을 것이다. 많은 건축가들이 그를 연구하며 받아들인다 하니 고무적이다. 주거 문화에 새 바람이 인 것이다.

작품 전시장에 들러 프린트한 그의 그림 한 점을 구했다. 색감과 질감과 형상이 환상적으로 추상화된 작품이다. 내 방에 걸어두고 바라보며 늘 자문한다. 기존의 고착화된 관념들을 전면 부정해 보라. 사고의 전환을 실행해 보는 거야. 식상한 내 안의 나를 몽땅 해체하여 갱신하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사물과 사상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려나. 새로운 발상이, 영감이 샘솟을 꺼나. 우선 바써의 흉내라도 내 보는 거다. 허나 변화는커녕 무뎌진 내 감성과 감각은 꿈쩍 하지 않는다. 바위처럼 굳어져 갑갑할 뿐이다. 그를 경탄하며 부러워하고 만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의 감성이 내게서 살아날 지도 몰라. 애써 보는 거야. 꿈을 현실로 환치시킬 날 혹여 오려나하고.

☐ 약력 ☐

*2002년 수필과 비평 등단,

*저서 「바람이어라」 「찌륵소」

*2010년 신곡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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