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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김형석] 디스토피아 아트(Dystopia Art)김형석/독립큐레이터. 컬처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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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19  11: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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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로 권태로 짜증으로 현금카드로 기계처럼 만나고 헤어진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억지로 행복을 제작하는 광신과 맹신의 무리들이 싫다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일지라도 타락한 언어를 염색하지는 말지어다...

-박용하 시인 ‘영혼의 북쪽’ 中 일부 발췌

요즘 한 케이블 채널의 인기 연예, 오락 프로에서 개그맨들이 보여주는 SF 영화 '이퀼리브리엄'을 패러디한 콩트는 감정을 가지는 것은 범죄라는 설정이다. 인간성의 기본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죄가 되는 디스토피아 사회?

   
▲ 진품 모나리자를 소각하는 영화의 한장면(출처: 영화사)

고뇌가 없어진 평정의 상태를 의미하는 ‘안정’이란 뜻의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은 인간의 모든 감정을 제거시켜 얻어진 역설적 평화를 표현하는 단어이다. 영화의 배경은 3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의 폐해가 막심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간의 감정을 억제하는 ‘프로지움’ 이란 약품을 개발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비인간적인 약물을 투여하고 ‘빅브라더(Big Brother)’를 연상시키는 공화국 사령관이 시민을 통제하면서 질서정연하게 평화로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처럼 감정은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이며 마약처럼 금지돼야 할 대상이다.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목석같이 일만 하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것 같은 풍조의 암울한 미래. 인간의 상상력에 금족령을 내린 그로테스크(grotesque)한 전체주의 영화의 시작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불멸의 명작 ‘모나리자’를 불태우는 장면. ‘서적을 불태우고 학자들을 땅에 생매장해 죽인다’라는 뜻의 중국 진시황이 저지른 분서갱유(焚書坑儒) 역사를 연상시켜 큰 충격이었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모나리자

‘감정은 인류의 적’인 지구촌. 4차 세계대전이 일어날까 두려워 갈등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감성 유발자는 위험인물이다. 인간에게서 사랑, 분노, 증오 등 모든 감정을 약물로 화학적 거세(?)를 한 통제사회를 구축한 시대에 ‘혁명의 키워드’는 모나리자 그림, 예이츠 시집, 베토벤 교향곡 등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반체제 인사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최고의 특수요원으로 동료가 예이츠의 시집을 읽었다고 즉결처형하는 비정한 체제수호자. 예술작품을 소장한 혐의로 체포된 반군 여성을 만나면서 묘한 감정의 동요를 경험하며, 투약을 중단한 후 감정이 말살된 독재사회의 무자비함을 느끼고 서서히 변해간다. 전체주의를 지키던 하수인이 정권을 전복하는 저항세력으로 변신한다는 줄거리.

   
▲ 그림: 벡진스키/무제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감정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울 수 있다. 밝고 따뜻한 색감으로 행복, 희망을 주는 다양한 창의적 그림을 좋아하지만 ‘디스토피아 아트(Dystopia Art)’도 좋아한다.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할 납량특집에 어울리는 악몽 같은 그림으로 죽음, 전쟁, 욕망, 공포를 잔혹하고 기괴하게 사실적 초현실주의로 그리는데 즈지스와프 벡신스키(Zdzislaw Beksinski), H.R 기거(H.R. Giger) 등의 화가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불편한 진실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옥의 묵시록 같은 공포를 가끔 경험해야 앞으로의 더 큰 공포를 극복할 힘을 얻지 않을까? ‘인간에 대한 예의와 연민, 사랑이 없는 괴물들(?)’이 활보하는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면역력 배양을 위해 디스토피아 아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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