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룡 회장

지난해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지금까지 얽힌 실마리조차 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아주동 발전협의회와 청년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센터 입지선정에 대해서 '주민센터 입지선정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가, 살기 좋은 아주동을 위해 바람직한 입지는 어디인가?' 등의 주제를 놓고 지역 현안해결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경진, 한기수 거제시 의원이 토론자로 나선 가운데 '주민센터 입지선정은 주민들의 이해나 욕구가 다양하므로 전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을 조사하여 공론화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일치된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최근 후보지로 거론되어 주민들 간 심각한 갈등을 유발한 어린이공원 두 곳은 쾌적한 도심 공간 조성을 위해 본래의 목적에 맞게 그대로 살리고 편리성, 접근성, 효율성, 역사성 등 여러 조건에 걸맞게 도심을 벗어난, 지역의 중심이 되는 넓은 곳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로 제기됐다.

특히, 김경진 시의원은 "녹색 도시 조성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어린이공원은 주민센터 입지로 맞지 않다"고 분명하게 견해를 밝혔다.

한기수 시의원은 "전체 주민 100%의 동의는 아닐지라도 대다수가 공감하고 찬성하는 곳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서 청년회가 거제시에 협조문을 보내 토론자를 추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거제시는 이에 대해서 "입지선정위원회가 현재까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제3의 단체에 의한 토론회에 시가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농후하고 동민의 자발적 참여와 의견교환을 통해 다수가 공감하는 입지로서 아주동으로부터 정식 추천된 입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에 어긋날 수 있어 토론회에 담당 직원을 배석시키지 않을 방침이니 양해 바란다"라는 내용의 공문으로 답을 했다.

이는 거제시가 입지선정위원회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아주동장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추천받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서 구성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 주민이 구성 자체를 모르는 상태이다.

심지어 결격 사유로 자격이 없는 번영회 회장이 구성한 터라 구성 자체가 원천무효이고 게다가 이미 지난해에 해산되어 그 존재를 주민들이 모르는 데도 이를 명확하게 확인하지도 않고 시 공문에 버젓이 적시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명시한 잘못이다.
또한, 원천무효이고 해산된 입지선정위원회를 무슨 근거로 인정하는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런데도 거제시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입지선정 절차와 방향을 토론하는 자리를 거부하는 것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이며 주민들에게 갈등 유발의 책임을 전가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거제시장은 자초지종을 밝히고 잘못을 따져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아주동 번영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16일 위에서 언급한 대로 구성 자체가 원천무효인 입지선정위원회가 추천한, 주민들이 반대하는 어린이공원을 주민센터 입지로 결정하는 임시총회를 연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임시총회에서 가결한 그 안을 재상정하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50여 명의 회원이 전부 임원이고 임원 모두가 회원인지라 일반적으로 회원 수가 임원보다 많은 단체의 총회가 아니다. 총회나 임원회의나 그 구성원이 똑같아서 임원들 몇 사람만 맞장구치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견제할 회원이 없으므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20여 명이 과반수이고 그 과반수의 과반수 10여 명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의사결정이 아주동 전체 주민들의 뜻과 다르게 왜곡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결과를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이에 맞서서 아주동 아파트 연합회는 지난 14일 "주민공감대가 반영된 주민센터 부지 선정이 최우선, 충분한 아주동 주민 여론 수렴을 바란다"라는 현수막을 여러 아파트에 내걸었다.

또한, 지난번에 거제시에 건의서를 내기도 한 또 다른 주민들이 어린이공원을 반대하고 있어 갈등 해소가 녹록지 않음을 내비치고 있다.

결국, 자생 단체 중 하나에 불과한 아주동 번영회의 임시총회 결과에 따라 주민들 간 분열은 물론이고 불신의 골이 깊어져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거제시가 나서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아주동 전체 주민이 참여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가 당장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행정 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불필요한 주민들의 에너지만 낭비하게 한다는 원성과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아주동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거나 아니면 청명한 가을 하늘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