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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국회의원들 조선불황 해결차 거제에 온다는데...
계파갈등,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한 黨(당)...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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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춘 편집국장 |
어떤일에 알맞은 때가 지났음을 알고 안타까워 하며 탄식한다는 뜻의 만시지탄(晩時之歎) 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죽은 뒤에 약 처방을 한다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과 유사한 뜻을 가진 만시지탄은 지금 조선경기 악화로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거제가 처해있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고사성어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사람을 살리고 빈사상태에 빠진 기업을 살리는데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조선 시장을 석권했던 대한민국 조선산업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오늘날과 같은 위기 상황이 닥쳐 오리란 예상을 하고 있었다.
후진국형 산업인 인력 위주의 제조업은 어느 시기가 되면 한계점에 도달 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강성노조와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치솟는 인건비와 세계경기 흐름에 민감한 수주물량 확보 등 갖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조선산업이 영원히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나갈 것이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국 조선의 비약적인 발전에 밀려 한 때 세계적인 명성을 날렸던 스웨덴 말뫼시의 코쿰스 조선소가 도산하는 과정에서도 지금의 한국 조선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높은 인건비와 함께 언제가 모르게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세계 빅3 조선소가 생존을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이 상황을 더 악화 시켰던 것도 사실이다. 조선시장은 한정 돼 있는데 세계경제 추이를 정확히 예측 못한채 기술도, 정보도 취약한 상태에서 해양플랜트 등에 대한 마구잡이 수주를 한 것이 큰 화를 부른 이유 가운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려했던 대로 후발 주자인 중국의 맹추격이 시작되자 한국 조선산업은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가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물론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정도 정상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전의 조선호황은 기대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제는 조선산업 흐름을 정확히 간파해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해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 및 회사가 일찍이 이같은 판단을 내렸어야 했으며, 이런 어려움에 미리 대비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마치 조선산업이 세계경제 악화로만 인해 발생한 것인양 그 책임을 모두 떠넘기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조선불황 해결차 거제로 몰려 온다고 한다.
새누리당 비상대책회의를 조선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시에서 개최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임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가 매주 두 차례 개최하는 아침 공식회의에서 외부의 민생현장을 직접 방문해 회의를 열자는 논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거제를 찾는 이유는 그럴싸 하다. 조선업계 문제점을 경청하러 거제도로 가는 등의 방식으로 현장에 가서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무원들로부터 설명을 들어보는 방안이 좋겠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이같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거제방문은 오히려 시민들과 근로자들부터 반발을 불러 일으킬 공산이 더 크다. 조선산업이 어려워 지고 있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 그동안 정치권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여기에다 조선산업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는 국회의원들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조선소를 이제와서 찾아와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계파 갈등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집안이나 다스릴 생각을 하는것이 차후 국민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수신제가(修身齊家) 후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라고 했거늘, 집안 단속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역 민심을 달래고 조선불황 타개를 위해 거제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뿐이다.
차라리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파벌싸움에 지친 자신들이 거제시민들에게 위안을 받기위해 내려온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어 씁쓸하다.
지금 거제는 6.25전쟁과 IMF시절 대한민국을 두 번이나 크게 구했던 곳이다. 이런 곳에 수신제가도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 나리들의 방문은 반감만 살 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집안단속과 조선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개발에 몰두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로 시민들과 조선가족들이 힘들어 하는데, 반갑지도 반기지도 않는 국회의원 나리님들의 방문으로 거제를 더 시끄럽고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
높은 양반들의 경호와 의전에 죽을 고생을 해야 할 경찰과 시청 공무원, 그리고 열심히 자구책 마련에 힘 쏟고있는 회사관계자들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국회에서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특정 조선소의 경우 전직 사장들의 실적 위주에 따른 방만경영과 함께 자신들이 마치 왕 처럼 군림했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정치권은 자기편 사람을 사장으로 내보내려 이것 저것 이용만 했을뿐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뒤늦게 최악의 상태에 놓인 조선소를 살리겠다는 발상은 뭔가 석연찮다.
생색내기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 국회의원들의 거제방문이 달갑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알기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