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 보험설계사에게 8년 뒤 날아든 어느 보험사의 ‘지연손해금’과 ‘지급 보험금’ 청구서
-어려운 사정있어 그만뒀는데...이제와서 1천420여 만원 내놔라 '왠 날벼락'
-보증보험사, “D생명보험사로 부터 선지급 수당환수 청구 들어왔기 때문” 주장
-보험계약체결 선지급수당, 보증보험으로 연결되는 절차에 대한 무지가 원인일까?
-선지급수당, 보험유지 안되면 환수한다는 사실 설계사에게 사전 고지해야 마땅 
“세상에 이럴수가 있습니까?.”
“혼자 자식 셋을 공부시키려고 보험회사에 들어갔다가 계약 건수를 올리기가 너무 힘들어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는데 8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이전에 받아간 월급에다 이자와 지급보험료 수당까지 보태 1천420여 만원을 내놓으라니...”

거제시 거제면에 살고있는 김 모(여.53)씨는 최근 (주)D생명보험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눈물 섞인 하소연과 함께 관계기관에 구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돈이 없어 변호사 선임도 포기할 수 밖에 없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있다.

김 씨가 D생명보험사로부터 1천420여 만원을 갚으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해 6월.자신의 아들이 거제 삼성중공업 사내 협력사 근로자로 취직하면서 월급을 받기위해 개설한 통장을 누군가가 압류를 해 놓은 사실이 발견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D생명보험사나 서울보증보험이 김 씨의 아들 반 모(26)씨의 월급통장에 압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서울에서 오는 전화 등 혹시나 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1990년 5월 15일~92년 4월 30일 까지 삼성생명보험에서 설계사로 근무하다 가정사정으로 인해 그만 둔 사실이 있었다. 이후 전업 주부로 생계를 위해 동분서주 하다 지인의 간곡한 권유로 2008년 2월 거제 고현동에 있는 D생명 거제지점 보험설계사로 다시 입사했다.

김 씨는 입사와 함께 장녀 앞으로 월 100만원을 불입하는 보장성 적금보험과 함께 자신 앞으로도 매월 25만원을 납입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입사 후 서울에서 3박4일 간의 교육을 마치고 돌아 온 김 씨가 당장 보험건수를 올리기 어려웠기에 실적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유일한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환경이 닥쳐와 부득이 하게 입사 4개월 만에 보험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김 씨가 4개월 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월급은 모두 769만원 정도였다. 입사 첫 달의 경우 350만원, 둘 째 달에는 394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달에는 모두 합쳐 20여 만원에 불과했다. 보험계약 건수를 올리지 못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수당이 적어 받는 수령액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원인이다고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매달 불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2번 밖에 입금하지 못했다. 이후 김 씨는 보험사를 떠났으며, 자녀들을 공부 시켜느라 영세 식당업 등을 운영하며 어렵게 생활해 왔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퇴사 8년이 지난 지난해 6월 서울보증보험으로 부터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지급 보험금 1천420여 만원을 변제하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한다. 해당 보험사가 보험증권을 발급 받았던 보증보험에다 김 씨에게 선지급 된 수당 환수를 위해 청구를 했기 때문이다.

해당 보험사가 김 씨에 대해 문제삼고 있는 ‘지연손해금 산출내역’에는 지급보험금(원금잔액)은 6,608,516원에 불과하지만, 지연손해금 7,013,354원과 미수이자 7,013,534원 등을 합쳐 모두 14,207,710원으로 돼 있다.

이같은 D생명보험의 황당한 통보에 대해 김 씨는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에 ‘설계사에 대한 불공정 위.해촉으로 인한 불이익 시정조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해당 보험회사와 협의하라”는 지극히 원론적이고 성의없는 답변만 보내온 상태라고 한다.

퇴사 8년이 지난 후 지연손해금이란 명목으로 지급 보험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D보험사의 행위는 한마디로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협박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특히 김 씨는 “자신이 가입했던 2개월 분의 보험료 250만원도 보험사에서 찾을 수 없도록 돼 있는 등 이미 날린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내용만을 내세워 어려운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구제를 호소하고 있다.

김 씨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주변사람들은 “두 번의 보험료를 지불하고도 약관 내용에 의해 이미 낸 보험료도 받아내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8년이나 지나 지연손해금 이란 명목으로 압박한다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협박과도 같은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다.

이들은 또 “보험사의 불공정 계약행위가 많다는 얘기를 이미 수도없이 많이 들어 잘 알고는 있지만 자기회사 소속 보험설계사도 잘 모르는 지연손해금 등에 대한 내용을 깊이 알게 된다면 과연 누가 설계사로 일하겠느냐”며 분통을 뜨터렸다.

이같이 보험사가 안고있는 문제점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알고 있지만, 정작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관계당국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지 팔짱만 끼고 있다. 힘없고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고통을 해결해 줄 것으로 믿었던 금융감독원이 이번 문제에 대해 “해당 보험사와 협의하라”는 간략한 내용의 아무 성의없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서도 실망을 안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김 씨는 “내용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수 년이 지나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은 선량한 퇴직 설계사들을 우롱하는 불공정한 부당계약 성립이라 아니할 수 없다”며 “관계당국에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시정 조치토록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D보험사로부터 환수청구를 받은 보증보험 관계자는 “김 씨의 경우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면서 가입자들이 설계사에게 선지급 했던 수당과 관련된 문제다”며 “입사 때 보증보험증권을 발급 받았기 때문에 청구가 들어 온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김 씨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이전과 달리 요즘은 보험계약을 하게 되면 해당 보험사에서 설계사에게 수당을 선지급 하기 때문에 중간에 계약자가 해약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문제는 보험사가 선지급된 수당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 할 경우 다시 내놓아야 한다는 규정을 미리 설계사에게 알려줬는지와, 이같은 규정이 있더라도 퇴사 직후 당사자에게 고지했는지 여부에 있지만 뭔가 석연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