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노협 현판 사장실에 반납이어 23일 장평에서 장외집회
-변성준위원장,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과 경영진 자구안 철폐요구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가 회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반발하는 장외집회를 열고 파업불사를 선언하는 등 강경분위기로 돌아섰다.

이들은 “차가운 칼바람과 뜨거운 철판 위에서 뼈빠지게 일한 노동자들이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가족이자 친구이고 이웃입니다. 지켜주십시오. 손을 잡아 같이 함께 가겠으니 응원의 목소리를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87년 노조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은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장외집회로 현재 진행중인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결코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던져 주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과는 달리 빅3 조선소에 포함돼 있었지만 다른 조선소 노조에 비해 비교적 온건했기에 이번 노협의 강경대응은 사측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추진중인 구조조정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좋지않은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변성준 위원장은 특히 “이번 투쟁은 노동자들의 생존권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족과 이웃,지역경제를 지키는 의미있는 싸움”이라며 “다음주 파업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거제뿐만 아니라 희망버스를 조직해 삼성 본관 미래전략실로 진격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전에없던 강경투쟁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같은 변 위원장의 작정 발언은 이번 구조조정의 근본적인 책임이 그룹 미래전략실에 있으며, 그 끝에는 이재용 회장이 있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에앞서 사측은 지난 22일 아침 사내방송 등을 통해 사장과 임원들의 임금 반납 및 현재 1만4천여명 수준의 정규 인력을 오는 2018년 까지 8천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
사측은 올해에만 사무직 정규인력 1천 5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의 내용이 담긴 세부 자구계획안을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그러나 노협은 사측의 발표가 있자 “자구안이 한번도 상의없이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파업도 불사 할 정도“라고 즉각 반발했었다.

노협은 사측의 인력조정 계획에 반발, 지난달 임금 동결을 조건으로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회사측에 요구한 바 있다.

노협은 지난 15일 사측의 자구안 발표에 반발해 자신들의 사무실 앞에 붙어 있던 현판을 떼내 박대영 사장실에 반납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이 자리에서 변성중 위원장 등 노협 간부들은 “그동안 노사협의 창구로 원활한 대화를 해 왔으나 사측이 더 이상 인정하지 않으니 현판을 떼 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