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거제지역 목욕탕 옷장 기구로 열고 지갑과 핸드폰 등 훔쳐 달아나 경찰 수사나서
지난해 도둑 6명 잡았던 CCTV, 과태료 450만원에 철거...이번엔 단서 없어 범인 오리무중
"이렇게 된 이유는 도둑의 간만 키울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이 아무 대책도 없이 인권 침해만을 내세워 CCTV를 철거 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도난품 방지와 도둑을 잡기위해 주로 남자 목욕탕의 옷장이 있는 탈의실에 설치해 두었던 CCTV(폐쇄회로 TV)가 인권침해를 이유로 철거 되자 도둑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한마디로 인권침해를 이유 때문에 이미 설치해 두었던 절도 감시용 CCTV 철거가 오히려 귀중품을 노린 도둑들을 도와 주고 있는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최근 거제에서는 목욕탕에서 지갑과 핸드폰, 현금, 현금카드 등 귀중품을 노린 절도범들로 인한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속출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경찰 등 관계당국은 "목욕탕내 탈의실과 화장실 등의 인권침해 소지가 높은 곳에 CCTV를 설치 할 경우 '개인정보호법'에 따른 벌칙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 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렇다 보니 CCTV만 설치해 놓아도 절도 등 범죄예방은 물론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목욕탕 탈의실의 옷장 등에 아예 이같은 시설을 할 수 없어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업주들과 피해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거제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께 거제 고현동 모 목욕탕에서 손님 2명이 탈의실 옷장 속에 넣어 두었던 지갑과 핸드폰, 현금, 현금카드, 자동차 스마트키 등 귀중품 다수를 도난 당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동안 소동이 벌어졌다.

▲ 최근 거제시 고현동 모 목욕탕 탈의실 옷 보관함을 기구를 이용해 열어 지갑과 핸드폰 등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기구를 이용해 문을 연 흔적.

절도범들은 도난 방지를 위해 2중으로 특수 시근장치가 돼 있는 옷장문을 특수 장비를 이용해 따낸 후 물건을 훔쳐간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는 이같이 증거가 될 수 있는 흔적2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이날 절도사건이 벌어진 이 목욕탕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위치에 있는 옷장을 골라 문을 열고 귀중품들을 훔쳐 갔으며, 확인 결과 절도당한 옷장 외 다른 곳도 털려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정도범을 찾아 내기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귀중품을 분실한 손님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귀중품의 경우 주인에게 맡기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절도범들은 현금은 물론이고 핸드폰과 가방 등은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주인에게 맡기지 않고 가지고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들의 좋은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과 명품 가방 등은 얼마든지 중고품으로 되 팔수 있어 CCTV가 없는 틈을 이용해 손쉽게 절도행각을 벌여일 수 있다.

이날에도 일정액의 현금과 핸드폰 2개 및 명품 지갑과 가방을 도난 당했다.

도난 사고가 발생한 목욕탕 업주 A 씨는 "이같은 도둑 사건은 CCTV만 설치 돼 있으면 거의 100% 범인을 검거 할 수 있다"며 "이같은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놓고 있는 관련법이 원망 스럽다"고 말했다.

이 목욕탕에서는 지난해 말 까지 약 1년 동안 도난방지와 절도범 검거를 위해 남탕에만 옷장이 설치 돼 있는 탈의실과 복도에 CCTV를 설치해 놓는 바람에 실제 절도범 6명을 붙잡은 사실이 있었다.

지난해 봄 목욕탕 손님이 3천만원의 현금을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된 업주는 CCTV에 찍힌 영상을 토대로 경찰에 신속히 신고하자 몇 시간 이후 범인이 모두 검거됐다.

절도범들은 현금을 훔친 후 자신들이 타고온 차량을 이용해 창원지역으로 도주했다가 탈의실과 복도에 설치 돼 있던 CCTV에 범인들의 인상착의와 차량이 찍히는 바람에 경찰이 신속히 검거 할 수 있었다.

당시 절도범들은 훔쳐간 현금 3천만원 가운데 다행히 18만원만 사용한 상태에서 붙잡혔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지 얼마되지 않아 CCTV는 철거되고 말았다. 관련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사생활 침범이 우려되는 목욕탕 탈의실과 화장실 등에는 CCTV를 설치 할 수 없다는게 그 이유 였다.

누군가 경찰을 통해 이 곳 목욕탕에 CCTV를 설치해 놓았다고 고발해 오는 바람에 절도방지와 도둑을 잡겠다는 마음만으로 시설을 했던 업주는 영문도 모른체 3천만원이란 거액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 업주는 관련법을 잘 몰랐다는 이유와 사생활 침범이 아닌 오로지 손님들을 위한 절도 방지와 도둑을 잡기위해 CCTV를 설치한 것이라며 관계기관에 호소해 결국 450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이후 업주는 화가 치밀어 탈의실에 설치 돼 있던 CCTV는 물론 사건 발생시 복도와 외부를 볼 수 있었던 CCTV 모두를 철거했다고 한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CCTV 설치 운영에 관한 관련 조항 및 벌칙은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

사생활 침해 장소인 목욕실과 화장실 등에 CCTV를 설치 했을 경우 관련법 제25조2항 규정에 의해 5천만원의 과태료 처분 벌칙을 받도록 규정 해 놓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대해 업주들과 피해자들은 "인권침해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는 충분한 대책만 세우면 미연에 얼마든지 방지 할 수 있다"며 "백주 대낮에 절도범들이 활개를 치고 다녀도 아예 손을 쓸수 없는 현실에 대해 관계 기관의 뚜렷한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거제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업주 B 씨는 "CCTV의 경우 일부분의 자유권이 손상 될 소지와 함께  사생활 침범이라는 문제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나 절도 등 범죄 예방을 위한다는 큰 장점도 있어 양면의 칼 같은 존재다"고 아쉬워 했다.

B 씨는 "개인의 자유 침해로 인한 손실 보다 범죄예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 될 경우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