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파업' 돌입하고 대우조선 '파업 찬반 재투표' 통해 '파업' 재차 가결
울산 현대중공업, 다음 주 파업 찬반투표...극한 상황 속 빅3 움직임 걱정
생사 기로에서 '신뢰없는 명분 내세우기' 지역민도 국민도 납득 어려울 듯
석유 값 하락 등으로 인한 수주 가뭄과 세계경제 장기 침체로 인해 생사 기로에 서 있는 국내 대형 조선소(빅3)들이 노조의 파업 돌입과 파업 찬반 재투표 실시 등을 통한 파업을 재차 가결하는 등 벼랑 끝에 내몰린 모습이다.

경영 악화에 따른 악재속에 자구책으로 진행되고 있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마저 노조를 중심으로 한 파업 등 투쟁회오리에 휩싸여 어려운 상황을 더욱 더 악화 시키고 있다.

이같이 구조조정을 거부하고 파업 깃발을 들어 올린 노조의 강경투쟁 움직임은 회사는 물론 협력사와 근로자, 지역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악재 중의 악재로 등장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고 자구안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고 차질을 빚을 경우 조선 빅3의 경영정상화 작업은 지연되거나 아예 물건너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한 때 세계 조선업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한국 조선산업이 영영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여기에다 더 큰 문제는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추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지역민들은 노조가 강경대응 방침을 접고 협상에 따른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한마디로 이 어려운 판국에 마땅한 대책도 없이 강경대응만으로 회사가 진행중인 자구안을 막아 설 경우 회사도, 근로자도, 지역도 모두 파멸하고 말것이다는 걱정과 우려섞인 여론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조의 명분은 "근로자의 희생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만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같은 노조 입장을 신뢰 할 국민들도, 지역민들도 많지 않아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위치해 있는 거제가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들을 제외하면 매출액의 60~70%가 조선소직원과 그 가족들에게서 나오고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상황이 심각해지면 소비는 더 위축되고 이에따라 지역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위원장 변성준)는 현재 진행중인 회사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하며 이미 '파업' 돌입을 결의한 상태다.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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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노조는 다음 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진 뒤 현대차노조와 연대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7일부터 4시간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이에앞서 협의회는 지난 23일 오후 6시 거제시 장평동 디큐브백화점 앞에서 '삼성노동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구조조정 저지와 자구안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87년 노조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은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강경의지가 담긴 장외집회로 분석되고 있어 현재 진행중인 회사의 구조조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 했었다.

대우조선노조(위원장 현시한)는 지난 달 13일과 14일 이틀간에 걸친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가결'을 결정했으나 이 부분에 대해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오는 바람에 이번에 파업찬반 재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지방노동위는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 시킨 후 제출한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노조측은 전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4일부터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을 묻는 재투표에 들어가 6일 오후 3시께 재차 ‘파업’을 가결했다.

이날 투표에는 노조원 총 6,977명 가운데 6,225명(89.2%)이 참여해 78.7%인 5,494명이 찬성했으며, 8.9%인 62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기권과 무효는 12.3%인 859명이었다.

이처럼 빅3 조선소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 되면 최근 몇 개월간 약 10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수주절벽 등 경영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해 있어 회사와 지역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한편,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 역대 최저 수준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위기감이 더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해당지역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서 영영 복구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음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거제상공회의소 모 회원은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와 노조, 협력사들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며 "지금의 상황에서 파업으로 나선다면 회사와 근로자, 협력사, 지역민들이 모두 공멸할 수 밖에 없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 반 모(72. 고현동)씨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란 명분만으로 조선소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파업을 결행 한다면 국민이나 시민들 가운데 누가 노조를 지지하고 신뢰하겠느냐"며 "80년대 노조를 국민들이 어느정도 지지했던 때 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