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같은 미치광이가 있어서 유태인들을 인종말살한다며 반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하지 않는 한 세상은 어디까지나 평등해야 한다. 비록 현실적으로 다양한 다른 차이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명의 존귀함은 꼭 같아야 한다.

진정 인간의 가치란 무엇인가? 태어난 지역이나 인종, 종교, 경제, 교육 등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해서 인류가 추구하는 기본권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삶의 방식을 택하는 권리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지만 현실은 결코 평등하지 아니한 것 같아서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싶었던 한 청년이 현자를 찾아가 물었다. '사람의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되는 것입니까?' 그러자 현자는 보석 하나를 꺼내주며 '이 보석을 갖고 시장에 가서 값을 물어 보돼 절대 팔지는 말아라'고 당부했다.

청년이 과일가게에 들렀더니 5천원,채소가게에 갔더니 만원, 철물가게는 3만원 등 시장 곳곳을 돌며 물어 보니 물을 때마다 그 값이 달랐고, 마지막으로 보석가게에서는 감정하던 보석상이 "이 보석은 참으로 귀한 것이어서 금액으로 말하기조차 어렵소. 요구하는 금액을 모두 다 줄테니 네게 파시오"라고 했다.

대답을 들은 현자는 보석이 아무리 훌륭한 가치를 지녀도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치가 달라진다. 사람의 가치도 이와 다를게 없다는 교훈이었다. 정말 사람의 가치가 따로 있는 것일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적 차등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참으로 서글프다.

그런데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보면 과연 이 나라에도 모든 사람의 가치가 평등할까?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소수자들의 벗어난 가치관을 접할 때 마다 정신적 괴리까지 절감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다. 오늘 아침에도 모 조선소에서는 한 근로자가 목을 맨 사체로 발견됐단다. 과연 이런 사람들은 개.돼지 같아서 죽은 것일까?

'민중은 개.돼지와 같아서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망언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며 그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99%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고 자신은 1%가 되려는 정신 나간 고위공무원'이라는 야권의 논평에서부터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교육부의 책임과 교육부의 현 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라며 교육부의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하고도 있다.

또 신분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명백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임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 엘리트층들의 정제돼지 못한 사고가 그대로 드러나는 일이어서 그 충격은 가히 도를 넘었다.

이 사람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쳐 올해 3월 승진했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등 교육부의 핵심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이 나라 교육의 장래가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나는일이라 과연 이런 나라에 희망이란 것이 있을까..

▲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망언록

그리고 이웃집 동생 알바 시급 6천 3백원, 우리 보통사람들의 환형유치 기본 일당은 5~10만 원이다. 5~10만 원짜리 인생과 4백만 원짜리 인생의 근본 차이는 무엇인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야 백보양보해서 그래도 평생을 군인으로써 국가를 위한 공로가 있었고 국가원수로써의 공적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었다고 치더라도 그 아들과 처남은 과연 나라를 위해 어떤 공로가 있었나? 아버지와 매부를 잘 둔 공로, 아니면 부정하게 모은 아버지와 매부의 돈을 잘 은닉했던 공로일까?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네 개의 'C'로 결정된다. 곧 Carat(캐럿:크기)과 Cut(컷:모양)과 Color(컬러:색깔) 그리고 Clarity(클래리티:순결)라는 네 개의 'C'가 가치를 결정한다. 그런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으로 결정될까? 사람들은 제대로 기준다운 기준도 없이 저마다의 잣대로 상대를 재며 너무도 쉽고 편하게 판단하고 규정하고 판결까지 내리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은 1%의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으며 99%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첫 출발부터 평등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계급사회의 필연성을 주장해 가히 헌법 정신까지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던 교육부 고위관료만이 아니라 또 다른 1%는 없을까? 이나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단비가 필요한데 정부는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