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민

이렇게 중요한 부동산을 거래 당사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과자나 문구를 거래하듯이 무자격, 무등록중개행위를 신뢰해 쉽게 접근한다.

국가에서는 부동산거래의 복잡성과 안전성의 문제가 사회적파장이 우려되어 건전한 부동산 시장을 관리감독하기위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필요한 전문지식을 검증해 자격을 부여하고 중개업의 등록절차를 마친 사람만이 중개업을 영위 하도록 하고 있다.

현실은 전국적으로 10만여 중개업소가 난립하고 있으며 그 중에 자격증이나 등록증 대여 형식을 취한 업소도 있으며 떠돌이 무등록 중개행위도 있고 등록업체에 소속된 중개보조원의 활동 또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법률적 해석은 중개보조원은 중개 업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계약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 등을 작성, 서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경리 업무나 현장 안내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기업형 부동산 사무실에서 무자격 중개보조원을 수십 명에서 수백 명까지 고용해 불법광고에서 시작해 오히려 공인중개사인 중개업자보다 더욱 중개행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거제의 부동산업계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다양한 개발호재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거제지역에 부동산 중개업소의 '묻지마 개업'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에서 부동산중개업소의 개업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거가대교개통과 더불어 남북 내륙철도건설, 국가산업단지조성, 김해 신공항 확정 등이 주요 원인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발의 틈새시장을 노린 난립된 중개업소와 검증 되지도 않은 중개업자와 중개보조원들이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거제타임즈는 최근 거제에서 발생한 '원룸 전세보증금 100억대 고소사건'을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같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전국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로 자칫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와 어려운 거제경제를 더 파탄에 빠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몇 달 전 수도권에서는 주거용 전세물건이 귀한 것을 이용해 소유주가 월세로 의뢰한 물건을 중개보조원이 임의로 전세로 전환하여 전세금을 받아 도주한 사건이 있었다.

등록증 대여나 자격증대여 및 중개보조원의 중개행위를 방치할 경우 유사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리가 크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법행위가 합법행위보다 처벌이 가볍게 이루어진다면 사회질서가 문란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