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수족관 물이나 도마 등 위생상 문제 등에서 감염경로 찾아야

▲ 문경춘 편집국장

광주와 거제시민 각각 1명이 콜레라에 걸려 온 나라가 난리지만 정작 중요한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15년 만에 국내에서 발생한 1군 법정 전염병인 콜레라가 발병했으니 난리가 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보건당국의 대처방법은 미약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당국은 발병 일주일이 되도록 감염경로 조차 찾지 못한채 헤매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첨단시대에 감염경로를 찾지 못한다는 말은 콜레라균에 의한 또다른 감염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다보니 보건당국은 갈팡질팡이다. 콜레라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대책을 강구 할 것인데 감염경로가 오리무중(五里霧中) 이니 별 희안한 조사방법 까지 등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주에 걸쳐 거제도 동부해역 6곳에 대한 특별조사를 벌인다고 29일 일제히 발표했다.

관계당국이 별안간 거제 동부해안의 바닷물을 조사해 여기에서 콜레라균이 발생했는지 조사 한다는 것이니 어민들은 물론 거제시민들의 머리는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콜레라 환자는 모두 회를 먹은 후 발병한 것 같다는 당국의 발표가 있었지만, 생선 자체에서 콜레라균을 보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농어와 전복, 삼치 자체에 콜레라균이 있었다면 같이 농어회와 전복을 나눠먹은 가족과 교회에서 삼치를 나누어 먹었던 11명 모두가 동시에 콜레라에 감염 돼야만 옳다.

하지만 콜레라에 걸린 사람은 2명 뿐이다. 물론 사람마다 면역 체계가 다르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납득가지 않는다.

원래 콜레라균은 횟집의 오염된 도마나 칼, 수족관에 고인물 등 비위생적인 환경이 가장 큰 원인이며 개인의 위생과 각종 균에 취약 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 감염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관계당국과 해수부가 난데없이 거제 동부해안의 청정 남해안 바닷물을 조사해 콜레라균을 찾아내겠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아 헤매듯 당국이 왜 이런 행동으로 남해안 어민들을 더 어렵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바다를 책임진 해수부 까지 가세해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콜레균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하니 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청정 남해안에서 콜레라균이 검출 된다면 상대적으로 혼탁한 서해안 등 전국 연안 어민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국민건강을 생각하면 바닷물이 아니라 하늘도 조사해 문제점을 찾아낸 후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콜레라균을 찾아 헤매는 것은 아무래도 석연찮아 보인다.

바다를 지키고 어인들을 보호해야 할 해수부 까지 나서 대한민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거제 청정 남해안에서 후진국병 원인균인 콜레라를 찾아 헤맨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전복과 관련해 전남 완도 해안에서도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검사에 나섰지만 다행히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남해역의 해수와 전복, 수족관수에서도 콜레라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정 바다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니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어민들이 반발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이러다가는 바로 코앞에 다가온 추석 때에도 어.패류 판매에 지장을 을 수 밖에 없어 보건당국에 대한 원망과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다른 지역 연안에서는 비브리오균이 가끔씩 발견됐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잡아온 어.패류에서는 이같은 일이 잘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례에서도 보듯이 콜레라균도 마찬가지 일 가능성이 높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번 여름철 수온이 상승했다 하더라도 깨끗한 청정해역에서 서식하는 어.패류 먹이인 바닷속 플랑크톤에서 콜레라균이 발견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어민들은 보건당국과 해수부가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거제 등 남해안에서 이같이 콜레라균 검사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어민들이 처한 상황을 놓고 볼 때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록 조사 과정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보기 힘든 청정해역이라고 자랑하는 남해안에 콜레라균이 번성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조사에 나섰다는 자체가 어민들을 불안케 만들기 충분해 보인다.

한 때 미식품의약국(FDA) 지정 청정해역 1호 한산만에서 채취한 생굴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돼 대미 수출이 중단 된 사태가 벌이진 경우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콜레균 때문에 남해안 바닷물을 조사한다는 발표가 있다면 어민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남해안 굴 생산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다 고수온 피해를 입은 축양장과 통발, 정치망 어민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역량을 총동원해 시급히 감염경로를 찾아내 더 이상의 콜레라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완벽한 대책을 세워 주기 바란다. 그래야 폭염에 따른 고수온으로 인해 200여 만마리 이상의 양식 어류가 폐사해 빈사 상태에 빠져있는 어민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거제를 포함한 대한민국 남해안 청정해역이 영원한 수산물의 보고(寶庫)로 세계의 자랑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