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통영지청, 거제. 통영. 고성지역 근로자 5,666명 255억 여원 집계
피해 노동자들 반발, 농성에다 고소 고발까지
추석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선업 관련 업종 등 도내 체불임금 규모가 77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체불이 크게 늘어나자 대형 조선소가 있는 거제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회사와 사주를 고소 고발하는 등 반발도 거세다.

2일 고용노동부 부산고용노동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경남지역 체불임금 규모는 776억 여원에 체임노동자 수는 16,9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체불임금 597억 여원, 체임노동자 13,341명 보다 각각 30%와 27% 증가한 것이다.

체불임금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은 거제를 비롯한 통영, 고성, 창원지역의 조선산업 불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제,통영, 고성군 등 3개 시.군을 관할하는 노동부 통영지청에는 근로자 5,666명이 255억 여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의 경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성동조선소 등 대형조선소와 조선협력사들이 대거 몰려 있는 곳이다.

또, 창원시 일대에는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곳으로 이곳 역시 임금체불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창원지청의 경우 노동자 5,482명이 270여 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신고해 왔다.

이 밖에 진주시 등 서부경남 7개 시.군을 관할하는 진주지청은 노동자 1,530명이 59억 여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 이르자 거제 등 도내 곳곳에서 피해 근로자들이 집회를 열고 사측과 사주를 상대로 체불임금 지불을 요구하며 고소 고발 사태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SPP조선 사천조선소 노동자 20여 명은 지난달 23일 공정률에 따라 받는 기성금 2억원 지불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120여 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7~8월 선박블록을 조립하며 계약한 공정을 달성했지만 2억원이 모자란 기성금을 지급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들이 "지급한 기성금이 적더라도 알아서 나눠라"는 등의 막무가네식으로 나오자 노동자들이 지난달 29일 자포자기 심정으로 농성을 풀었다.

거제지역의 경우 임금체불로 인한 문제가 정치권과 사회문제로 까지 비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인 천일기업 노동자 260여 명도 지난달 17일부터 7월 임금 7억원, 퇴직금 20억 여원을 지불해 달라며 비상대책위원회 까지 구성하고 회사와 싸우고 있다.

천일기업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변광용)과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문주민)는 지난달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업과 임금체불 문제의 조속한 해결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정치권 등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 노동자들은 지난달 9일 노동청에 회사대표를 임금체불 혐의로 고소했으며, 8월 중순에는 대책위 명의로 회사대표와 아들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창원지법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