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 바다에 폐유 몰래 버리고 달아 난 어선 실명제에 꼬리 밟혀
통영해경, 올 6월부터 관할 11개 수협에서 '윤할유 용기 실명제' 시행
통영해경이 폐유 수거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해 시행중인 '유류 판매 실명제'가 효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해상오염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영해경안전서(서장 박상춘)는 주로 어선에서 발생하는 폐유 수거로 해상오염을 방지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윤활유 용기 실명제'를 시행 중에 있다고 한다.

해경이 시행중인 '윤활유 용기 실명제'는 관할 11개 수협에서 판매되는 윤활유와 유압용 윤활유 용기에 고유번호를 부여한 스티커를 제작, 부착하는 방법이다.

어선에서 누군가가 바다에 폐유나 남아있는 윤활유 잔량을 버릴 경우 그 용기를 찾아 어떤 어선에서 누가 사 갔는지 판매 이력을 남겨 쉽게 원인자 추적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 방법이 도입 될 당시 해상오염 방지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폐윤활유 해상투기 적발은 통영해경이 실명제를 도입한 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 28분께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해안에 검은색 기름띠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 돼 지자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당시 기름띠로 인해 협재해수욕장 백사장 40m 정도가 폐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름띠 피해와 관련해 조사에 나선 제주해경은 원인물로 추정되는 윤활유의 용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용기에 부착된 고유번호를 추적한 제주해경은 X호가 통영의 한 수협에서 윤활유를 구입한 것을 확인하고 통영해경과 합동으로 통영항에 입항한 이 선박을 검거했다.

해경은 X호가 전남 소흑산도 인근에서 폐유가 든 용기를 바다에 투기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냈다. 바다에 버린 용기에서 흘러나온 기름띠가 바람과 조류를 타고 약 160km 떨어진 제주 해안까지 떠밀려 온 것이다.

해양오염 행위 사실을 자백 받은 해경은 오염방재관리인 기관장 정 모(57)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양벌 규정에 따라 선주도 함께 입건했다.

현행법상 해상오염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 돼 있다. 이와함께 오염방재에 따른 비용도 함께 부과되며, 고의성이 인정 될 경우 이보다 높은 처벌과 벌금형이 적용 될 수 있다.

통영해경안전서 관계자는 "실명제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며 "실명제가 뿌리를 내리면 어업인들과 선원들의 의식변화를 불러와 해상오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