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문화원 향토사연구소, 2년 간에 걸쳐 두 예술인 연구 보고서 펴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 발굴 등 재조명...실질적 논문 부재속 큰 소득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 거제자랑 두 예술인 본격적 연구 위한 길잡이 역할 기대
거제가 자랑하는 국민가요 ‘눈물젖은 두만강(豆滿江)’의 작곡가 이시우(李時雨) 선생과 소박한 평화의 상징으로 ‘목동’의 화가로 불리는 양달석(梁達錫) 화백에 대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소장 김의부)가 발간한 이시우 작곡가와 양달석 화백은 거제가 낳은 대한민국의 유명 예술인이었지만 그동안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논문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는 거제시로 부터 두 예술인에 대한 생애로 부터 업적과 작품활동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조사와 발굴 의뢰를 받았다. 이후 2년 동안의 긴 시간에 걸쳐 언론보도 등 각종 자료를 찾아내 최근 보고서를 완료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 완성은 향후 두 예술인에 대한 연구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자료가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두 예술인의 자세한 생애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두 예술인의 작품목록 등이 A4용지 크기로 된 193페이지에 자세히 수록 돼 있다. 또 보고서에는 200여 페이지 분량의 부록이 첨부 돼 있다.

여기에는 양달석 화백과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등의 국내 유명화가들의 작품소개 및 그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비교적 자세히 소개했다.

이들 화가들의 공통점은 민족적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작품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며, 서구문화를 아무 검열없이 받아들인 문화 식민지에서 민족적 특수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미술계에서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 인물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보고서가 가지는 의미가 큰 것은 비단 이것만이 아니다.

방대한 두 예술인의 생애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세계 및 작품들을 언론보도와 수준높은 예술인들의 기고문 등 많은 자료를 찾아내 자세하게 수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시우 작곡집과 양달석 화백의 그림 등 두 예술가의 작품이 원래 천연색 칼라로 돼 있지만 이시우 작품 일부 외는 모두 흑백으로 소개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시우 작곡가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업을 맡았던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의 노력과 그 업적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1.양달석(1908~1984) 화가와 지역사 의미 2. 이시우(1914~1974.본명 이만두)와 한국 음악사의 위치 3.양달석의 신문기사 및 기고문 4.이시우 관련자료 5.여산 양달석 연보 및 작품 목록 6.이시우 연보 및 작품 목록 7.부록으로 꾸며져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30여권의 책으로 발행 돼 시청과 거제문화원에 비취해 놓고 있다.

특히 보고서 내용 가운데는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이 많아 눈길을 끈다.

북한의 월간 대중잡지 '천리마'에 2005년 5월 소개 돼 더 유명해진 이시우 선생이 작곡한 '눈물젖은 두만강'은 '눈물저즌 두만강(1938년)'이 원제였으며, 청진, 나진, 원산 등지의 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 온 그는 노래를 꼭 레코드로 출판하기 위해 가수 김정구와 상의해 박고송에게 부탁한 것으로 돼 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눈물저즌 두만강'은 박시춘(작고) 편곡, 김정구 노래로 녹음 돼 1938년 OK음반 SP로 발매 됐다고 한다.

이 외에 1971년 '리라꽃'을 작곡해 발표하기 까지 그가 발표한 10여개의 앨범에 무려 227곡이나 되는 노래가 전해지는 것으로 소개 돼 있다. 이는 현재까지 찾아낸 노래 숫자에 불과 할 뿐 더 많은 작품이 남아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961년 오메가에서 발매한 제목 '이시우 합십 작곡집 쌩긋 웃지 마세요'에는 '뱃사공 애가', '애닮은 청춘', '부두와 선원' 등 8곡이, 1965년 동남아 레코드에는 '완도 아가씨', '억울해요', '아라비아 점쟁이', '슬퍼도 울지 못하고' 등 12곡이 수록 돼 있다.

이 밖에 '독수공방', '주말의 청춘', '파리야곡', '사랑은 낙엽처럼', '해즈믄 산장', '항구의 부루스', '이별의 충무항', '저무는 해운대' 등의 곡이 소개 돼 있다.

1971년 발표한 앨범에는 이시우 선생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는 '잊어야 하나'라는 제목의 노래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본 이시우 선생은 거제가 낳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반열에 올라 있는 대단한 작곡가였음에 틀림없어 보인다.

양달석 화백에 대해 소개한 보고서 68페이지 경향신문 1975년 10월 2일자 기사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얘기도 소개 돼 있어 주목을 끈다.

양달석 화백

박정희 대통령은 2일 아침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24회 국전의 개막테이프를 끊은 후 영애. 근혜양과 함께 전시된 작품을 둘러 보았다고 한다.

이날 근혜양이 양달석씨가 그린 서양화 '목동'을 보고 "참 귀엽군요"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동심의 세계를 그린것이 호감이 간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 돼 있다.

이처럼 양달석 화백의 작품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현 박근혜 대통령으로 부터 까지 동심의 세계를 화폭에 담는 '목동'의 화가로 인정 받을 정도였다.

한편 '거제출신 근.현대 예술인 자료수집 및 연구' 일환으로 진행했던 이번 보고서 연구 및 자료 해제는 전갑생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위원이 맡았다.

이 보고서를 발간한 거제문화원향토사연구소측은 "이시우 선생의 전시체제기 주요 활동이 제한적인 자료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일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두 예술인이 살아온 생애와 흩어진 자료들을 압축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었다"며 "지금까지 두 인물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 논문이 부재한 상태는 물론, 더 나아가 인물 연구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가 작성 돼 앞으로의 연구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향토사연구소 김의부 소장은 "우리고장 출신의 자랑스런 유명 예술인었지만 정작 거제인들조차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며 "이번 조사의 목적은 보고서 완료를 계기로 두 예술인을 널리 알려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것도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 소장은 "190만원 밖에 안되는 예산으로 이같은 방대한 자료를 발굴하고 조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며 "2017년 부터는 그나마 지원되던 문예진흥기금 마저 십원도 지원 받을 수 없게 돼 향토사 발굴 등의 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하소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