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시외버스 업계 사익 보다 교통 불편 겪고있는 거제시민 고통 먼저 생각해야...

▲ 문경춘 편집국장

시외 직행버스만 운행 됐던 이 노선에 거제시와 부산시가 시내 직행 좌석버스를 운행시켜 이 곳을 왕래하는 이용객들에게 값 싼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거제의 경우 도심지와 동떨어져 있어 상주 인구도 없는 허허벌판인 연초면 임전마을에 출발점과 종점지가 있는 등 그 동안 불합리한 노선 탓으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용객들 대부분이 돈을 아끼려는 학생들과 서민들이어서 경남도 등 관계 공무원들은 오히려 이 노선에 대한 교통 불편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함은 당연하다. 그래야만 시내 직행좌석버스를 운행하는 취지에 맞는 것이다.

거제시민들은 그 동안의 불편함을 민원으로 제기시켜 거제시와 세일교통, 삼화여객 등 지역 시내버스 업계측에도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민원을 접한 거제시는 "비현실적인 노선으로 인해 거제시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급기야 지난해 2월 경남도에 '운송사업 계획변경'을 신청했다.

시가 신청한 '운송사업 계획신청서'에는 26만 거제시 인구 약 80%가 집중 돼 있는 고현과 장승포 도심지 까지 노선을 연장해 달라는 것이 내용의 핵심이다.

끈질기게 제기 돼 왔던 거제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이같은 민원은 홍준표 지사도 알고 있는 내용이며, 이미 민원을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도 한 사실이 있다.

홍 지사는 지난해 1월 19일 거제시를 초도 순방한 자리에서 "시내 직행좌석버스의 고현 및 장승포 방면 노선 연장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교통 불편을 해소해 주겠다"며 거제시민들과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경남도는 시의 요청과 홍 지사의 약속을 저버린 채 변경신청안이 접수된지 무려 1년 8개월이 넘도록 뚜렷한 대안 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제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도는 최근 이해못 할 ‘조정안’을 내놓고 그대로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거제가 시끄럽다.

관련법을 놓고 시외버스측의 법적 대응이 우려된다는 설득력 없는 이유를 들어 거제시가 신청한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노선계획 변경안을 현재로서는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장승포와 고현주민 등 거제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무시한 채 마치 시외버스업계 편을 드는 것 처럼 느껴지는 듯한 경남도의 교통정책이 맘에 걸린다.

경남도는 도민들을 위한 도정이 무엇인지, 왜 도민을 위한 도정을 펴야 하는 이유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거제시가 신청한 변경신청안을 받아들일 경우 시외버스업계의 소송이 우려된다는 말은 경남도 교통정책과가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

이는 도민들의 공공복리가 영업이익과 관련 있는 시외버스업계측의 이익보다 분명히 앞선다고 봐야 하기에 차후 문제다.

법적대응 운운하며 거제시가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얘기는 변경신청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지금 거제 장승포지역과 고현지역 주민들은 거제시의 변경신청안이 접수돼 있는데다, 홍준표 지사의 철썩 같은 약속을 믿고 노선 연장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 학수고대(鶴首苦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경남도가 이상한 이유를 들어 거제시의 변경신청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엄청난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도민의 공공복리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함이 당연한 것이며, 그래서 도정의 최종 목표를 도민들의 공공복리 증진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거제~부산간 시내버스 노선이 개통되자 시외직행버스 업계는 거제시와 부산시를 상대로 "노선과의 경합으로 인한 수익성이 감소된다"는 사유를 들어 '운행정지 신청 및 여객자동차 사업계획 변경 인가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냈었다. 그러나 대법원 까지 가는 3년 여에 걸친 기나 긴 소송은 결국 시외버스측이 패소로 끝났다.

이같은 사례를 놓고 보더라도 경남도의 시외버스업계 소송 운운하는 말 자체가 어쩐지 이상하게만 들려 올 뿐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다.

울산광역시의 경우도 지금 거제~부산간 시내직행 좌석버스가 처해있는 상황과 유사한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울산광역시 종합터미널에서 부산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 까지 시내 직행 좌석버스를 잘 운행하고 있다.

이 노선 또한 경남도가 고민하는 거제~부산간 시내직행 좌석버스 노선과 다를 바 없기에 좋은 사례로 여겨진다. 법적인 문제가 성립 됐다면 이처럼 평온공연하게 운행 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이 건에 대한 인가권자는 명백하게 거제시와 부산광역시다. 경남도는 단지 협의권자일 뿐이다.

그런데 거제시가 경남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관련 법에 "반드시 경남도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 돼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관련법의 맹점이자 불합리한 규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경남도의 협의안은 빠른 시일내에 결정 날 것이라고 한다.

지나간 버스 손들기 이전에 거제시와 도의회, 시내버스업계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홍준표 지사도 거제시민들과 약속했던 노선연장안이 왜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뤄져 왔는지 관계부서에 반드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경남도의 채무 제로화를 이끌어 낼 정도로 경영과 뛰어안 행정력의 리드십을 보이고 있는 홍 지사가 거제시민들이 처해 있는 교통불편으로 인한 원성으로 인해 자칫 명성에 흠이 가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노선 변경신청안에 대한 결정은 이달 내에 내려질 것이라는 것이 경남도 관계자의 얘기다. 거제시는 시민을 위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