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2003 지구의 날 기념행사로 열린 백일장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작품이다. 이날 백일장에는 관내 초중학생 100여 명이 참여하여 심사위원회를 거쳐 100편중 최종 26편을 선정했다. 아래의 작품은 저학년, 초등, 중등학생들의 으뜸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심사는 거제경실련이 맡고 심사위원은 김상출∙안선보(거제중앙고등학교 국어과 교사)∙김용운(거제경실련 집행위원, 연세학원장) 등 3명이다. 

                                    지구사랑

                                                          중앙초등학교 3학년 2반 김영훈

26일에 우리 엄마는 항상 새벽마다 바쁘시다. 뒷 베란다에서 종이와 빈병을 따로따로 나누어 아파트 경비실 앞에 들고가 분리수거를 하신다. 시끌벅적하지만 모든 것이 제자리로 가는 느낌이다.

작은 지구안에서 사람들은 지구를 지키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같다. 지구사람들은 우리 엄마 손에서 시작되고 또 우리의 작은 손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작은 실천에 힘써야겠다.

며칠전에 부모님과 지리산으로 여행을 하면서 우리의 산과 강들을 구경하였다. 아직도 곳곳에는 쓰레기들이 모여있고 강에는 물고기가 위험할 만큼 플라스틱병이 떠 다녔다. 더럽고 지저분한 이곳에 사람이 산다고 생각하면 과연 사람은 살 수 있을까?

평소에 생활습관은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지구의 사랑도 처음부터 소중히 여기며 보살펴야 사람들이 잘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편지글>

                            나의 소중한 친구인 지구에게

                                                          장평초등학교 4학년 4반 남다예

지구야 안녕?

난 다예라고 해. 난 요즘 너의 얼굴 빛이 변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돼. 점점 얼굴이 까매지고 있는 것 같아. 너 괜찮아? 네가 아파가는 것은 아마 우리 사람들의 편하게 살려고 하는 마음 때문인 것 같아. 지구에 세들어 사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 하는데...

이건 내가 직접 겪어 본 일이야. 지난 여름에 해변가에 갔었어. 그런데 쓰레기가 너무 많은거야. 그래서 수영도 못하고 냄새가 많이 나서 쓰레기를 조금 줍다 왔어. 조금 더 주웠어야 하는데, 미안해! 이제 쓰레기를 보면 바로 주워야겠어.

‘피터와 바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유조선이 침몰하여 바다가 까매지고 물고기도 많이 죽었어. 만일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넌 점점 더 아프겠지? 선장들이 조심했으면 좋겠어.

네가 열이 나서 지금 우리에게는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난극의 빙하가 녹아 해저도시가 되면 나무와 사랑하는 동물들과 헤어져야 할거야. 너무 슬플 것 같아.    

요즘 서울에서는 스모그 현상이 일어난데. 너도 나도 자동차를 타고 편하게 다니려고 하기 때문 일거야. 내가 대신 사과할게. 지구야, 미안해!

너에게 편지를 쓰다 보니 네가 더 소중함을 알겠어. 그동안 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아. 널 항상 생각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할게. 가까운 거리는 걷고 쓰레기도 줍고 나무도 많이 심을께.

내년에 또 만나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 해 보자. 그럼 안녕!

2003년 5월 10일 다예가.

<산문>

                                       할아버지의 변

                                                                     연초중학교 1의1 손혜지

나는 한달에 한번씩 할아버지와 함께 뒷산에 올라간다. 뒷산에 올라가면 우리마을이 한눈에 다보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산에 올라 가실 때마다 흰 연을 가지고 가신다. 그리곤 하얀 연을 파아란 하늘에 띄어보신다, 나는 한달 전만해도 연을 날리시는 할아버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연을 날리시는지...

며칠전 일이다. 여느때처럼 할아버지와 뒷산에 연을 날리러 갔다. 나는 할아버지께 왜 연을 날리시냐고 여쭈어보았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먼 산만 바라보시고 계셨다. 그리고는 말씀 하셨다.

“50년 전이 그립기만 하구나... 그때만 해도 언제나 맑은 공기, 맑은 물을 마실 수 있었는데... 정말 그때가 그립구나...”

이렇게 말씀하시곤 다시 연을 더 높이 더 멀리 날리셨다. 나는 다시 할아버지께 물어보았다.

“할아버지, 50년 전이라니요?”

“할아버지 고향은 저 휴전선 건너 북한 땅이란다. 6.25전쟁 때문에 이쪽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알이다. 아직도 어릴시절 놀던 기억이 생생하구나. 맑은 공기, 맑은 물을 마시며 너른 벌판을 하루종일 뛰어놀면 배고픈 줄 모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는데.... 그 추억들이 세월에 가려져 가기만 하니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사람들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나는 할아버지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봄에는 산으로 곱게 핀 꽃을 친구들과 손잡고 국ㅇ다니고 산속에 핀 연분홍 진달래를 따먹던 그 맛이 이제는 점점 잊혀져 간단다. 여름에는 옆 마음 냇가에 가서 멱을 감으며 물장구치고 그 물을 마시기도 했었는데... 가을에는 뒷산자락에 울굿불굿 물든 단풍을 볼 때면 마음이 넉넉해지곤 했단다. 지금까지 매년 단풍놀이를 갔었지만 아직까지 그곳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었단다. 또 겨울이면 새하얀 눈으로 덮힌 산을 활주하며 산토끼를 잡으러 다니기도 했었지.

하지만 그것들이 이제는 다시 해보지 못하는 돌이킬 수 없는 하나의 추억이 되버렸으니... 정말 아쉽기만 하구나. 너에게도 그런 좋은 추억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는 그제야 할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연에다가 그 그리움을 실어 하늘 높이 날리신 것이다. 할아버지는 말씀을 긑내시고 묵묵히 연을 날리시고 계셨다. 하얀연을 더 높이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