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춘 편집국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나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 등 세계 최고 갑부 8명의 재산이 금융자산 기준 4천260억달러(약 503조원)나 된다고 한다. 이는 소득 하위층 기준, 세계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36억 명의 자산과 맞먹을 정도의 수치다.

이같은 문제와 관련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포럼이 열리고 있는 세계 관광명소 스위스 다보스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등 세계 정상급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 회장등 1천200여명의 다국적 최고경영자(CEO)와 영화배우 등 유명인사 2천500여 명도 방문했다.

이같이 세계의 리드들과 유명인들이 다보스에 모여들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포럼이 발표한 어젠다가 각국 정부의 정책과 기업 경영의 주요 지침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례총회 직전 다보스포럼이 발표한 '위험보고서'는 포럼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양극화', '환경위험 증대' 등 세가지 리스크가 향후 10년 동안 지구촌을 위협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인류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했던 다보스포럼이 이번에는 4차산업혁명에 가려진 그늘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갈수록 심화되는 부의 집중화는 여러 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다보스포럼에 맞춰 발표한 ‘99%를 위한 경제’란 보고서에 따르면 1988~2011년 세계 최하위 10%의 소득이 매년 1인당 3달러(3천500원) 증가하는 동안 최상위 10%의 소득은 매년 1만1천800달러(약 1천400만원)나 불어났다.

지금의 사회 시스템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 양극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갈수록 더 심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가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기술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불평등은 더욱 더 심화 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옥스팜은 한국의 경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6억달러(약 11조4천억원) 등 16명의 부자가 국가소득 하위 30%와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경제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는 이와같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의 심각함에도 다보스에서의 한국인 활동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 포럼에 초청받은 한국인은 고작 22명에 불과하지만 이웃나라 중국은 96명이나 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최하던 ‘한국인의 밤’ 행사도 올해는 취소됐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사건으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 돼 국가 리드십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현재 상황이 국제사회로 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산업 침체로 힘들어진 거제지역의 경제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도 생각해 보지 을 수 없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만도 1만3천명(정규직 2,200명, 비정규직 11,000명)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터를 떠났고, 협력업체 43개가 도산 또는 폐업 했다. 구조조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정규직 2,500명과 비정규직 9,000명을 추가로 줄인다고 한다.

임직원들은 가기싫은 무급휴가도 떠나야 한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유사하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간다면 거제지역의 경제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 지역보다 심화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한 때 대한민국 경제와 거제지역 경제를 이끌었던 조선 근로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소통을 통한 대안과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